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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개원가 생존경쟁…이제는 ‘첩보전 시대’

경쟁의원 시설·규모·환자 실태파악에 안간힘

개원가의 환자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의원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도 다각도로 변하고 있다.
 
특히 신도시를 비롯한 개원밀집지역의 경우 한 건물에 동일 진료과목 의원이 중복 개원하는 현상까지 빚어지면서 경쟁의원에 대한 정보수집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고 있다.
 
개원가에 따르면 인근 경쟁의원을 대상으로 시설, 환자수, 질환분포 등을 파악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정보수집에 나서는 수준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예전에는 진료환자로부터 듣게 되는 소위 ‘~하더라’라는 경쟁의원에 대한 정보를 참고하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동향파악을 위해 직접 사람을 보내는 일도 알게 모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
  
경기도 분당의 H내과 원장은 최근 인근 건물에 또 다른 내과가 들어선 이후 환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타 의원 정보수집을 필요로 하게 됐다고 말한다.
 
H원장은 “경쟁 의원이 들어설 당시에는 특별히 신경쓰지 않았지만 내원환자수에 영향이 미치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는 좀 달라졌다”며 “한번은 지인을 통해 우리 병원과 차별화된 점들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의 S의원 원장은 “예전에 한번은 한 환자가 의원 규모, 인테리어 비용, 의료기기 등에 대해 세세하게 묻길래 의아해 했던 적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인근 다른 의원에서 온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전에도 이 같은 얘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직접 경험하고 나니 의원간 경쟁이 이렇게 치열해 졌나 생각이 들어 좀 씁쓸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같은 지역에 의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환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진료의 질 뿐만 아니라 시설여건, 서비스 등이 의원을 선택하는 기준이 됨에 따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그만큼 필요하게 됐다는 것이 개원가의 분석이다.
 
즉, 무엇보다 환자 중심의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전과는 달리 경쟁에 따른 개원의들의 불안심리도 가중되면서 서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많은 경우는 아니더라도 경쟁의원에 대해 파악하려는 시도는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러한 현상은 무엇보다도 의원이 늘어나 경쟁이 불가피하고 낮은 수가로 환자 확보가 우선이 됨에 따라 진료여건이 각박해지면서 서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인해 빚어진 씁쓸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