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발병 경력이 있는 75세 노인이 최근 발병한 식도암을 자신의 대장을 이용한 대치수술을 받고 완쾌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4년 전 위암으로 위(胃)의 25%만 남아있던 이 노인은 목젖 뒤 하인두에 새로 생긴 암종이 식도까지 전이가 된 상태.
세브란스병원 김충배(사진)·최은창 교수팀은 10시간에 거쳐 환자 자신의 대장(大腸)을 이용한 대치수술을 실시, 환자에게 멋진 연말 선물을 선사했다.
행운의 주인공이 된 75세 박정해 할아버지(가명, 응암동 거주)는 지난 7일 수술을 받은 이후 현재 죽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상태다.
수술을 맡은 김충배·최은창 교수는 대장의 동맥들이 정상인지를 알아보는 혈관촬영을 통해 상태를 확인한 뒤 대장을 잘라내 하인두와 식도 대신 대장으로 재건하는 수술을 실시, 10시간만의 마라톤 수술 끝에 환자 생명을 보존하는데 성공했다.
수술은 환자의 대장을 4분의 3 정도 잘라내 암 종양 때문에 제거해 버린 하인두 자리부터 후두, 식도 자리를 거쳐 25%만 남은 위까지 이어주는 수술이 우선적으로 진행됐으며, 이후 원래 자리에 남아있는 대장들을 서로 이어주는 것으로 끝이 났다.
김 교수팀은 “이번 수술의 핵심은 하인두부터 위까지 이어준 대장이 식도나 위의 역할을 하는데 필요한 혈액 공급이 가능하도록 혈류를 만들어 주는 것이었으며, 김씨의 경우 다행히 좌측 동맥의 혈류가 좋아 이를 잘 떼어낸 뒤 목젓 뒤에서부터 연결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수술이 국내는 물론 해외학회에서도 보고된 바가 드물 정도로 희귀사례”라며 “위암을 비롯한 소화기암은 한국인에게서 발병률이 높아 소화기관 절제 후 대장으로 대치하는 수술례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