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생소한 분야인 노인의학. 기존 의료와는 다른 노인의학의 특징 및 노인에 대한 치료계획 수립법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의대 김철호 교수(내과학교실)는 노인의학의 가장 큰 특징으로 ‘질환치료라는 기존의료적 접근에서 인간의 기능을 유지시킨다는 목적이 동시에 추구된다’는 점을 들었다.
즉 질환 관리를 통해 인간의 기능을 유지 또는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같은 목표는 의사만의 힘으로는 성취될 수 없고 다양한 의료직종의 참여와 활동에 의해 가능하다는 것.
김 교수는 “의사는 이들로 구성된 팀의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이러한 팀에는 간호사를 비롯, 약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사회사업가, 영양사들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또한 환자에 대한 파악이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기존 의료와는 다른 노인의학의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인 분야에는 너무나 많은 질환이 공존하고 있지만 최근의 의료전문화, 세분화 등으로 이에 대한 대처를 할 경우 의료비 상승을 감당키 어렵다”며 “포괄적인 노인의학적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예방적인 개념이 적극 도입된다는 점도 노인의학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운동, 식사, 예방주사, 건강검진 등을 통해 질병의 조기진단 및 예방, 건강증진을 도모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많은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노인 문제에 대한 가장 커다란 적은 ‘노인에 대한 편견’”이라며 “이 같은 편견에 의해 특히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거나, 새로운 치료법을 도입하는 경우 노인이라는 이유로 거부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절대적인 연령이 판단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활동적이고 인지기능이 정상에 가까운 노인에서는 젊은 사람과 같은 기준을 이용해 의학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김 교수는 노인 평가와 관련, ‘포괄적 노인평가’라는 방법 및 치료계획을 공개했다.
‘포괄적 노인평가’란 노인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질병 및 투여약제, 노인증후군, 기능 이상, 가족 및 사회적 지지 등을 파악해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이는 아홉 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를 통해 정리될 수 있는데, 이는 *노인이 앓고 있는 질병을 기록 *노인이 사용하고 있는 모든 약제 기록 *요실금 등 노인의 배뇨 상황 파악 *변비 혹은 분변 매복, 설사 등 노인 배변에 대한 상황 파악 *치매, 섬망 등 노인의 인지 상태 파악 *우울증 등 노인의 정서상태 파악 등이다.
또한 *보행 장애 등 노인의 운동성 파악 *노인과 가족 및 care giver등과 의료진과의 협력이 잘 되고 있는지 여부 파악 등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노인이라도 현저한 개인차가 있으므로 이를 모든 노인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할 필요는 없다”며 “입원환자가 퇴원 시 장기적인 대책을 세울 때와 외래의 경우 쇠약한 노인으로 다양한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급성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에게 이 같은 평가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외래에서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굳이 평가를 실시할 필요는 없다는 것.
아울러 김 교수는 “이 같은 항목들을 주관적으로 평가할 경우 객관성이 부족하게 되므로 척도를 이용한 설문지를 이용해 평가해야 한다”며 “이들 척도를 이용한 포괄적 노인 평가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의료보험 수가가 적용되지 않고 있으므로 포괄평가의 필요성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가 동시에 수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