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월 사이 10~30% 환자 급증.
일반적으로 감기환자가 많은 내과와 소아과, 졸업 및 방학 시즌의 영향을 받는 성형외과에서나 12월에 성수기를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같은 현상은 이들 과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개원가에 따르면, 진료과목에 상관없이 12월부터 1, 2월까지는 대체적으로 평소에 비해 환자수가 10~30%정도 증가하는 것이 정설로 파악되고 있다.
이같이 개원가에서는 환자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진료과별로 환자가 증가하는 요인은 각양각색이다.
내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등 속칭 ‘감기과’는 감기환자 증가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본다.
실제 수온주가 뚝 떨어지는 12월이 되면 바로 병원을 찾게 되는 만큼 평균 20%이상 늘어나는 것을 체감한다.
또한 개원가에 따르면 독감이 확산되는 시점도 이 시기인 만큼 내과의 경우 환절기 영향을 많이 받는 감기환자만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이중근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부회장(이중근 내과)은 “12월이 되면 환자가 20~30% 늘어나게 되는데 그런 환자들은 모두 감기환자”라며 “환절기인 만큼 온도변화가 심해 감기환자가 많아지게 된다”고 전했다.
또한 “독감이 휩쓸게 되는 것도 이 시기”라며 “독감환자의 경우 주의를 하더라도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독감환자 역시 증가한다”고 말했다.
성형외과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환자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
특히 성형외과 개원의들은 수시합격자가 가려지는 12월 중순을 기점으로 조금씩 환자가 많아지고 12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해 1, 2월까지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고 말한다.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이두영 윤리이사(이두영의 미소성형외과)는 “12월 초는 시기가 조금 이른 편이고 환자가 많아지는 것은 12월 10일 경부터”라며 “아무래도 그 전까지는 입시와 상관이 없더라도 심리적으로 위축되는데다, 일단 학부모 입장에서도 자녀의 시험이 끝나야 수술을 시키게 되는 만큼 이러한 영향을 받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은 이같은 시기적 요인이 파괴되는 추세지만 정시 합격자까지 가려지는 12월말, 1월, 2월은 여전히 성형외과 환자가 많은 시기”라고 덧붙였다.
12월에 환자가 증가하는 진료과는 비단 이들 과만은 아니다.
정형외과의 경우, 겨울에 교통사고가 다른 계절에 비해 많아지고 낙상사고 등으로 인한 근골격근계통 환자가 증가한다.
또한 신경외과의 경우 보통 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자가 특히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해동기와 결빙기가 시작되는 시기에는 평소보다 환자가 증가하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이비인후과와 외과의 경우 지병치료를 위해 환자가 몰리는 시기가 바로 12월부터다.
즉, 축농증이나 치질의 경우 단지 평소 일상생활에서 다소 불편할 뿐 치료에 분초를 다투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에서 수술을 겨울로 미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
또한 국민들의 인식에 박혀있는 ‘여름에 수술을 받는 것은 염증 등으로 인해 잘못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수술을 겨울로 미루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안과의 경우 다른 과와는 달리 특히 여름이 성수기고 겨울에는 환자가 별로 없다는 것이 개원가의 통설이지만, 라식수술을 전문적으로 하는 안과는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겨울 특수를 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 특수를 보는 것은 치과도 마찬가지.
치과의 경우 12월에 환자가 증가하는 요인이 독특한데, 바로 ‘음력 정월이 지나가기 전에 묵은 일을 해야 한다’는 풍습 때문이라는 것.
즉, 정월인 2월 전까지는 치료를 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틀니를 하거나 이를 뽑는 환자 등이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한다는 설명이다.
진료과마다 환자가 늘게 되는 요인은 각기 다르지만 그 시기는 12월을 기점으로 맞아 떨어지는 셈이다.
이두영 이사는 “그동안 성형외과가 유난히 졸업, 방학시즌 등 시기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대표적인 과로 부각돼 왔지만 각 과마다 환자가 증가하는 시점이 비슷하다”며 “이에 따라 환자가 특정시기에 월등히 증가하는 의원에서는 성수기에는 간호사를 늘렸다가 비수기에는 줄여 맨파워를 조절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