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에서 개원중인 A 원장은 최근 들어 간호조무사 때문에 난감한 경우를 당했다.
지금까지 일을 잘해오던 한 간호조무사가 느닷없이 월급의 가불을 요구한 것.
A 원장은 “정확한 이유도 말 안 해주고 가불을 요청했는데 해주자니 그렇고 안 해주자니 요즘같이 사람 구하기 힘든 때에 그만둘 까봐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A 원장은 결국 가불을 해주지 않았고 지금까지 별 문제없이 일해오던 그 간호조무사는 정말로 일을 그만뒀다.
이처럼 간호조무사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애를 쓰는 원장들이 늘고 있다. 특히 연말이 되면서 일탈을 일삼는 간호조무사들도 있어 전전긍긍하는 경우도 있다.
동작구의 한 개원의는 “전에 접수실에서 간호조무사들끼리 싸운 적이 있다”면서 “대기실에서 환자들이 다 보고 있는 데도 싸우는 모습을 보니 정말 할말이 없더라”고 전했다.
이 개원의는 “하지만 크게 혼내지도 못하고 그냥 대충 넘어가고 말았다”고 전하고 “안 그래도 사람 구하기 힘든 데 갑자기 나가버리면 곤란해서 눈치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평구의 한 개원의는 토요일을 번갈아 쉬게 해달라는 간호조무사들의 주장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 병원에는 모두 3명의 간호조무사들이 있는데 번갈아 가면서 쉬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
이 개원의는 “토요일에 환자가 몰리는 데 쉬자고 하니 당황스럽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주5일 근무가 추세인데 이들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악구의 한 개원의는 “예전에는 식대를 주는 대신 같이 시켜서 먹었는데 요즘은 식대를 주다 보니 다들 밥은 안 먹고 접수대에서 군것질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전에 같이 시켜먹을 때는 잘 먹지도 않으면서 비싼 것만 시키더니 식대를 주니 식비를 아끼기 위해 접수대에서 군것질만 한다는 것.
그는 “환자들 보기에도 안 좋아서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면서 “일주일에 한두번은 같이 점심을 먹는 쪽으로 생각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간호조무사들의 경우 월급도 적은 편이고 늦게 끝나는 데다가 주5일 근무제에 역행해 토요일에도 5시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때문에 그만큼 사람 구하기도 힘든 만큼 어느 정도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는 해야겠지만 병원운영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