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익 의협회장이 지난 임시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은 이후 오히려 일부 원로들을 비롯한 의료계 인사들의 정책주문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모 원로의 경우 회계 투명성 제고와 협회 직원들에 대한 경영분석을 위해 별도의 정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 등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같은 요구는 ‘안하면 또다시 불신임’이라는 협박성 전제까지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장 회장이 난감해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장동익 회장은 지난 임총에서 ‘회장 불신임’안이 부결된 직후 대의원들에게 “조속히 원로회의를 마련해 정책결정에 있어 원로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장 회장은 원로들에 대한 통로를 열어두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일부 강압적인 요구가 이어지면서 입장이 난처해 지고 있다는 것.
장 회장에 대해 그동안 제기됐던 비판 중 상당 부분이 독단성에 대한 부분이었던 만큼 재신임 이후에는 최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무리한 요구가 계속될 경우 장 회장으로서도 이를 모두 반영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전반적인 의료계 원로들의 지적이다.
특히 별도의 위원회를 다시 구성할 경우 두달여의 기간동안 5000~6000만원 정도의 예산이 소비된다는 점에서 장 회장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상임이사회를 통해 논의할 문제라는 것.
이에 따라 장 회장은 정책위원회 구성 요구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내부적으로 작성된 경영분석 자료와 이미 협회 산하에 마련돼 있는 의료정책연구소를 활용함으로써 수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한 의료계 원로는 “장 회장의 재신임 이후 원로들을 비롯한 회원들이 눈에 보이는 변화를 원하는 만큼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것 같다”며 “물론 장 회장이 그동안 회무결정에 독단적인 측면이 강하기는 했지만 좌지우지 하려는 것은 오히려 회무 집행에 혼란을 줄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그는 또 “예전에는 추진력이 있었던 반면 서둘다보니 그만큼 시행착오가 있을 수 밖에 없었지 않겠느냐”며 “여러 사람과 논의하다 보면 신속성과 추진력이 떨어지기는 할 테지만 보다 신중한 결정을 내릴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원로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여파가 컸던 만큼 회원들의 안심하고 믿을 수 있도록 의견 수렴과 반영이 필요하다”며 “한편 회원들은 답답하고 불만이 있더라도 지금은 지켜봐줘야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혼자 결정하게 되면 그 결과에 비난이 거세기 마련이지만 여러 사람들과 의논하면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고 다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비난의 화살은 어느 정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장 회장에게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