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개최된 대한임상노인학회(회장 이상화 이사장 김문종) 춘계학술대회가 4월 27일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노인 관련 전문가 800여명이 참석해 만성질환 관리부터, 건강노화, 노인증후군, 치매, 재태의료, 안전한 약물 복용, 그리고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통합돌봄)까지 지속적이면서도 포괄적인 진료에 도움이 되는 주제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응급의학과 이동훈 교수은 ‘노인 응급의학의 추세(Current trends in geriatric emergency medicine)’ 강의를 통해 ‘환자 중심 치료(Patient-Centered Care, PCC)’와 ‘진료지침 기반 치료(Guideline-Based Care, GBC)’의 조화로운 통합이 노인 응급 진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교수에 따르면, 환자 중심 치료(PCC)는 환자의 가치, 선호, 삶의 목표를 진료 전반에 반영함으로써 진정한 의료적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 기능 보존과 삶의 질 향상을 핵심 목표로 설정한다.
가령 노쇠가 동반된 고령 환자에게는 생존율 향상보다 기능적 자립 유지가 더 중요한 치료 목표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개별화된 접근은 임상의가 진료지침을 적용함에 있어 유연성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치료나 과잉 중재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반면 진료지침 기반 치료(GBC)는 근거 중심의 임상 지침을 바탕으로, 특정 질환이나 상태에 대해 최적의 치료 경로를 제시함으로써 진료의 일관성과 형평성을 높인다. 특히 노인환자에게서 흔한 임상 시나리오(예: 반복되는 낙상, 급성 섬망, 약물 부작용 등)에 대해 명확한 평가 도구와 중재 방안을 제공하며, 응급실 내 팀기반 접근(multi-disciplinary team approach)을 촉진한다.
예를 들어, 응급실 내 포괄적 노인평가(Comprehensive Geriatric Assessment, CGA)는 노인의 건강 상태를 다면적으로 평가하고, 맞춤형 진료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입원율 감소, 기능 유지, 재입원 방지 등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두 접근법은 상호보완적이며 통합적으로 적용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노인 응급환자에게 PCC와 GBC를 결합한 다중 중재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물리치료 및 작업치료 등 보조적 서비스로의 연계율 증가, 기능적 상태 개선, 환자 만족도 향상, 의료비 절감 등의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또한, 환자 및 보호자와의 의사결정 공유(shared decision-making)는 불필요한 입원을 줄이고, 환자의 치료 수용성과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접근 모두 현실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PCC는 의료진의 의사소통 기술, 시간 여유, 환자 선호도에 대한 이해 등 문화적·조직적 전환이 필요하며, GBC는 다양한 임상 상황에 대한 융통성 부족, 고령 환자의 이질성 미반영, 자원 및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한편, 대한임상노인학회는 1992년 결성된 대한노인병연구회를 모태로, 노인질환의 예방, 치료 및 관리를 위한 연구와 학문적 교류를 통해 노인의학의 발전에 기여하고, 노인의 복지를 증진시킬 목적으로 1999년 발족됐다.
매년 춘·추계 학술대회 및 노인의학 전문인정의 자격고시를 시행하면서, 노인 관련 임상적 문제들에 대한 증례를 공유하고 올바른 평가를 통한 최신 치료지침 개발에 앞장서고 왔으며, 2024년 1월부터는 다양한 분야의 노인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 등 초고령 사회의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의학적, 사회적 접근을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학회명을 임상노인의학회에서 임상노인학회로 변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