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안정적인 수익보장으로 개원아이콘으로 여겨졌던 아파트 단지 내 상가 개원이 과다 경쟁과 한정적인 수요로 주춤하고 있지만, 세대수와 주민의 생활패턴 등을 적절히 고려하면 여전히 전망있는 개원입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새로 조성되는 신도시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상권이 부각되면서 성공적인 개원입지로서의 가능성이 개원가의 주요 관심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아파트 단지내 상가 개원의 경우 ‘일단 하고보자’식의 무분별한 개원이 이뤄지면서 과다경쟁을 유발해 오히려 위험부담이 큰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원의들 사이에서는 “미용실보다 의원수가 더 많다”는 우스개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개원입지선정 컨설턴트들은 무엇보다 세대수 확보가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즉, 도심에 개원하는 것과 달리 아파트 단지내 상가 개원은 통상적으로 진료과목이 정해져 있고 수요도 한정적인 ‘나눠먹기’이기 때문에 의원당 적정 가구수가 확보되는지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
업계에 따르면 치과와 한의원의 경우 2000세대, 소아과, 내과, 가정의학과의 경우 3500세대를 확보하는 것이 적정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는 요건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테면 1만세대가 입주해 있는 아파트 단지의 경우 5개의 치과, 한의원, 2~3개의 소아과, 내과, 가정의학과 개원이 적정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소아과와 내과, 가정의학과는 진료영역이 중복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완전히 따로 취급할 수는 없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일단 과목별 적정 세대수를 고려한 이후 세대 구성원의 생활패턴, 연령 등을 고려해 진료아이템을 결정하는 것이 수순이라는 것.
의료경영컨설팅업체 플러스클리닉 김영상 이사는 “예전에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수요가 안정적인 만큼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개원입지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며 “하지만 개원경쟁이 치열해져 무분별한 개원이 이뤄지면서 의원경영이 어려워지는데 이는 확보 가능한 세대수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따라서 개원을 결정한 지역에 동일과목 의원수와 전체 세대수를 고려해 우선적으로 향후 개원성공 가능성을 타진해 봐야 한다”며 “단순히 의료의 질로 승부하겠다는 발상은 오히려 위험하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다음 고려사항은 비만, 피부 등 비급여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하고 “아이템 선정의 경우 사전에 지역 주민의 생활패턴, 연령 등에 대한 충분한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또 “아파트 지역에 개원하는 피부과의 경우 주부나 중년 이후의 연령대가 많을수록 좋고, 비만의 경우도 최근에는 특히 타겟이 주부에게 집중되고 있고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인식이 변해 좋은 아이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맞벌이 부부나 젊은 직장인이 많은 아파트는 낮에 환자가 없기 때문에 차라리 오전 진료를 포기하고 야간진료에 전력하거나 요일별로 야간진료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권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