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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한국형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발표

CPR 관련 학회-단체 참여…‘최소기간’·‘간소화’ 강조

한국형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이 관련 전문가들에 의해 최초로 개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세원주의대 응급의학교실과 공용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팀(이하 합동 개발 연구팀)은 국제 가이드라인을 국내 실정에 맞게 변경 및 적용하는 작업을 거쳐 대한순환기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한국형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한국형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은 *기본 소생술 *전문 소생술 *소아 소생술로 구성 돼 있다.
 
이 가운데 기본 소생술은  *반응 확인 및 구조 요청 *기도 열기 및 호흡 확인 *인공호흡 *맥박 확인 *흉부압박 등으로 이뤄져 있다.
 
반응의 확인 및 구조요청
구조자는 일단 현장이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환자에게 다가가 반응을 확인한다.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본 뒤, 움직임이나 자극에 반응이 없는 경우 우선 119에 신고한다.
 
자동 제세동기가 주변에 있다면 사용하고, 순서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한다.
 
기도 열기 및 호흡 확인
심폐소생술 실시 전 일단 심정지가 의심되는 사람을 딱딱하고 평평한 바닥에 눕혀야 한다.
 
엎드려 있는 사람은 가슴이 위를 향하도록 조심스럽게 자세를 돌린다. 일반인 구조자는 구조 대상의 외상 유무와 관계없이 머리 기울임-턱 들어올리기(head tilt-chin lift) 방법으로 기도를 확보한다.
 
심정지가 의심되는 사람의 머리 또는 목에 외상의 징후가 있는 경우에 응급의료종사자는 일단 턱 밀어 올리기 등의 방법으로 기도 확보를 시도하며, 이 방법으로 효과적인 기도 확보가 어렵다면 머리 기울임-턱 올리기 방법을 사용한다.
 
구조자는 환자의 기도를 열린 상태로 유지하면서, 환자의 입과 코 부위에 자신의 귀에 대고 10초 이내에 걸쳐 호흡을 확인한다.
 
호흡의 확인은 환자의 가슴이 오르내리는지를 보고, 환자의 호흡음을 듣고 공기의 흐름을 느끼는 방법으로 시행한다.
 
간혹 심정지 환자가 임종 호흡 등 비정상적인 호흡을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호흡이 적절하다는 확신이 없다면 두 차례의 인공호흡을 시작으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일반인 구조자의 경우, 심정지 때 나타날 수 있는 임종 호흡을 정상 호흡으로 오인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임종 호흡과 정상 호흡을 구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반응이 없으나 정상 호흡이 있는 성인 환자는 회복자세를 취해주는 것이 권장된다.
 
이 자세는 혀나 구토물로 인해 기도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고 흡인의 가능성을 줄여준다.
 
인공호흡
인공호흡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입-입 인공호흡이다.
 
환자의 기도가 열린 상태로 한 손으로 코를 막고 구조자의 입으로 환자의 입을 완전히 덮은 다음 1초 동안 가슴이 올라갈(가슴이 충분히 부풀어 오를) 정도로 숨을 불어 넣는다.
 
첫 번째 인공호흡으로 환자의 가슴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구조자는 두 번째 인공호흡을 시행하기 전에 기도를 다시 확보한다.
 
그러한 흉부압박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호흡을 2회 이상 초과해 시행하지는 않는다. 인공호흡 전에는 심호흡이 아닌 정상적인 호흡을 하도록 한다.  
 
심정지 상태에서는 흉부압박을 시행하더라도 심박출량이 정상의 15~27%로 낮게 유지되므로, 폐에서의 가스 교환량도 줄어든다.
 
따라서 호흡수와 일회 호흡량이 정상보다 낮게 유지돼도 혈액의 적절한 산호화를 유지할 수 있다.
 
호흡량을 정확히 조절하기는 어렵지만, 성인의 경우 약 500~600Ml(6~7Ml/kg)정도의 일회 호흡량이면 충분하다.
 
백-마스크를 이용해 인공호흡을 하는 경우에도 1초 동안 가슴이 올라올 정도로 하며, 2리터 환기백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환기백을 1/3 정도 압축하면 된다.
 
맥박 확인
일반인 구조자가 10초 이내에 맥박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일반인 구조자의 경우 최초 2회 인공호흡을 시행한 직후, 맥박이나 순환 징후를 확인하지 않고 바로 흉부압박을 시행한다.
 
응급의료종사자는 10초에 걸쳐 맥박을 확인하되, 그 이상을 소요하지 않도록 하며, 맥박이 확실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흉부압박을 시행하도록 한다.
 
맥박이 만져지는 성인 환자가 정상 호흡이 없다면, 분당 10~12회의 속도(또는 5~6초마다 1회)로 인공호흡을 한다.
 
흉부압박  
흉부압박으로 효과적인 혈류를 유발하려면, 가슴을 세게 그리고 빠르게 압박해야 한다.
 
성인의 경우 흉골 아래쪽 절반 부위를 분당 100회 속도로, 약 4~5cm 깊이로 압박하며, 압박과 이완의 시간을 같게 한다. 또한 압박 후에는 가슴이 완전히 올라오도록 해야 한다.
 
흉부압박의 중단으로 심폐소생술에 의한 혈류를 급격히 감소시키므로, 가능하면 흉부압박이 중단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의 비율은 30:2로 권장한다.
 
일반인 구조자는 응급의료종사자가 도착해서 환자를 인계 받거나, 제세동기가 도착해 심전도를 분석하거나, 순환이 회복돼 환자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까지는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을 계속해야 한다.
 
구조자가 인공호흡을 할 줄 모르거나 하기를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심폐소생술을 아예 시행하지 않는 것보다 흉부압박만이라도 시행하면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기관삽관 및 후두마스크, 콤비 튜브와 같은 전문기도 유지술이 시행된 상태에서는 인공호흡 도중 흉부압박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
 
흉부압박은 분당 100회의 속도로, 인공호흡은 분당 8~10회(6~8초 마다) 속도로 각각 독립적으로 시행한다.
 
제세동기의 사용
심폐소생술 시행 도중 자동 또는 수동 제세동기를 가진 사람이 도착하면 즉시 심전도 리듬을 분석해 심실세동이나 맥박이 없는 심실빈맥이면 제세동을 1회 실시한다.
 
제세동 후에는 맥박 확인이나 리듬 분석을 시행하지 않고 곧바로 흉부압박을 실시하며, 5주기(약 2분간)의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후 다시 한 번 심전도를 분석해 적응증이 되면 제세동을 반복한다.
 
제세동이 필요 없는 심전도 리듬인 경우,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을 계속한다. 제세동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가능하면 흉부압박의 중단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한다.    
 
제세동기가 도착할 때까지 환자에게 기본 심페소생술이 시행되지 않았다면, 심정지 후 경과시간을 추정해 언제 심정지가 발생됐는지 알 수 없거나 4~5분 이상 경과했다면 2분 정도의 심폐소생술을 먼저 한 다음 제세동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현장에서 자동 제세동기를 사용하는 경우, 5~6분 정도의 심폐소생술을 한 후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을 권장하며, 이송 중에도 가능하면 계속 심폐소생술을 한다.
  
한편 연구팀은 “올해 8월 대한심폐소생협회의 발표 이전에는 국내에서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이 제정된 적이 없었다”며 “2000년 이전까지는 심폐소생술에 대한 의학계의 낮은 관심, 심폐 소생술에 대한 국민의 낮은 인식, 가이드라인 제정을 주도할 단체의 부재 등으로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활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합동 개발 연구팀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전문소생술이 가능하지 않은 국내 현장응급 치료 수준을 감안해 ‘현장 응급치료의 최소 시간’을 권장함과 동시에 심페소생술을 실시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을 위해 심폐소생술의 ‘간소화’를 추구했다.
 
또한 개발과정에서 짧은 연구기간과 소수의 전문가라는 제한점을 극복하기 위해 심폐소생술과 연관된 거의 모든 단체의 전문가가 이번 가이드라인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각 연구 개발자가 국제 가이드라인의 해당 항목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충분히 검토한 후 지침을 작성했으며, 논란이 제기된 부분은 공개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