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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저출산-性 양성화 모두 놓친 ‘SEXPO’

기본 취지 무색…”성인용품 판매점에 불과” 지적

저출산 문제 해결과 건전한 성문화 양성화를 표방한 ‘2006 서울 섹스 에듀 엑스포’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채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
 
당초 주최측은 지난달 31일부터 4일까지 개최된 국내 첫 성 박람회에 대해 *성인 위한 성교육장 마련 *음지에 머물던 성 양성화를 행사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대형 현수막을 통해 '사회 문제로 부각되는 저출산, 이제 박람회를 통해 찾아보자'고 전하고 *에이즈(AIDS) 홍보 *부부 클리닉 *장애인의 성 *노인의 성 등의 세미나를 함께 개최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직접 관람해본 박람회는 건전한 성문화 양성화와도, 저출산 문제 해결과도 전혀 상관이 없는 그저 단순한 대형 성인용품 판매점에 불과했다.
 
당초에 예고한 것과 달리 출입구에서는 신분증 검사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행사장에 들어서자 색다른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왔다가 잔뜩 실망한 눈빛의 남성 관람객들만 어슬렁거렸다. 썰렁한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는 한 락 그룹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에로영화 촬영 체험장은 많은 사람을 불러 모았지만 정작 공연 내용은 15세 관람가 수준을 넘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돌렸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다면서 행사장에는 다양한 색깔과 기능을 갖춘 콘돔만이 즐비했고 성 문제 상담을 위한 의사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결국 많은 관람객들은 비싼 입장료를 내고 박람회란 이름의 성인용품점을 둘러본 셈이 됐다.
 
그나마 성과 전혀 상관 없는 의류, 건강식품, 가죽 소파 매장 등은 왜 있는 것인지 의아한 기분마저 들었다.
특히 여성단체 및 시민단체의 반대로 세미 스트립쇼, 트랜스젠더 선발대회, 즉석연인키스대회, 미스 섹스포 선발대회, 란제리 패션쇼, 누드 사진전 등의 이벤트는 전면 취소돼 많은 관람객이 항의하고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행사장을 막 빠져나가던 한 관람객은 “돈도 아깝고 시간도 아깝고 주최측이 사기를 친 것 같아 화가 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