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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협, 의대 정원 확대에 ‘파업’ 카드 만지작

의협, 17일 긴급 의료계 대표자회의 개최…
“2020년 파업보다 더 불행한 사태 나올 수도” 경고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파업을 언급하며 배수진을 쳤다. 의협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방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할 경우 강력 투쟁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17일 오후 서울 용산 의협 회관에서 열린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서 “2020년 파업 때보다 더 큰 불행한 사태가 나올 수 있다”며 이 같이 경고했다.

이날 회의에는 의협 산하 전국 16개 시도 의사회장과 대한전공의협의회, 공중보건의사협의회,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단 등이 참석했다. 의협은 정부가 2006년부터 3058명으로 묶여있는 의대 정원을 2025년도 대학입시부터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반발하며 총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회장은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집행부가 전원 사퇴하는 등 강경 대응할 것”이라며 “14만 의사와 2만 의대생이 강력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인력 부족의 문제는 현재의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하는 분포의 문제”라며 “분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의대정원의 양적 확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의대정원이 아닌 의료 인력들이 기피분야에 자발적으로 진출하고 정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의료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것.

이 회장은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 제정 등을 통해 법적 분쟁 부담을 해소해 주고,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등 기피분야에 대한 적정 보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이러한 의료계의 주장에도 최근 의대 정원 확대 관련 보도들이 14만 회원들과 2만 의과대학생들을 분노하고 절망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나 명확한 원칙 없이, 일부 편향적인 학자들의 사견과 여론이나 정치적 효용성에 의해 일방적으로 의사인력 확충을 한다는 것을 당사자인 의료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2020년 파업 때보다 더 큰 불행한 사태가 나올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의대정원 증원 문제는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한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통해 풀어 나갈 것을 요구했다.

끝으로 이 회장은 “만약 정부가 의대 정원 문제라는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 의료계와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할 경우 저를 포함한 집행부는 전원 사퇴할 각오로 최선을 다해 강경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에서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사인력 전문위원회에서 “의사 수 증원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밝혀 향후 의협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