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骨多孔症)은 뼈의 양이 적어지고 질이 나빠져 골절에 취약해진 질환을 말한다. 사람의 뼈는 낡은 뼈의 소멸과 새로운 뼈의 생성이 균형을 이루면서 골밀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새로운 뼈의 생성이 원활치 않아 그만큼 골밀도가 낮아지고 뼈가 엉성해진 상태가 되는데, 이를 골다공증이라고 한다.
문제는 골다공증의 경우 골절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는 한 쉽게 알아채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 오랫동안 증상 없이 진행돼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척추 압박골절로 키가 줄어든다거나, 허리가 점점 휘고,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전상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다공증이 무서운 이유는 쉽게 골절로 연결되기 때문”이라며 “심할 경우 기침 등 작은 충격에도 골절로 연결되기 쉽다”라고 밝혔다.
◆작년 112만 명 병원 찾아… 여성 16배 많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골다공증 환자는 2017년 90만6631명에서 지난해 112만6861명으로 4년간 24.3%, 22만230명 늘었다. 매일 3000명 넘는 환자가 골다공증으로 병원을 찾는 셈이다.
성별로는 여성에서 더 빨리, 많이 나타난다. 실제 지난해 진료 인원은 여성 106만1874명, 남성 6만4987명으로 여성이 16배 이상 많다. 여성은 폐경이 되는 50대 초반, 즉 폐경을 전후로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골다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남성은 여성처럼 급격하게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시기는 따로 없다. 다만 매년 0.5~1%씩 골밀도가 낮아져 여성보다 평균 10년 정도 늦게 골다공증이 나타난다.
일부에서는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뼈가 약해지고 허리가 굽는다고 생각한다. 골다공증을 노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강하다 보니 실제 치료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후 약해질 대로 약해진 뼈 때문에 골절 등이 발생하면 그제야 병원을 찾는다.
실제 대한골대사학회에서 발간한 자료[FACT Sheet (2019)]를 보면 여성 골다공증 환자 10명 중 7명, 남성 골다공증 환자 10명 중 8명이 치료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전상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다공증은 자칫 방심하다 골절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 심할 경우 간단한 움직임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라며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야 건강도 도모하고 골다공증 발생을 줄이거나 늦출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골다공증 예방하려면 운동, 칼슘·비타민 D 섭취 중요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특히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뼈에 무게가 실리는 체중 부하 운동과 근력운동이 좋다. 체중 부하 운동에는 걷기, 조깅, 계단 오르내리기, 댄스, 테니스 등이 있다.
관절 상태나 심폐 지구력 등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초기 운동량을 정하고 점진적으로 증가시켜야 한다. 실제 폐경 전 여성이 체중 부하 운동을 하면 골밀도가 높아지고, 폐경 후 여성이 체중 부하 운동을 하면 골밀도가 낮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운동 강도는 비교적 가벼운 강도와 보통강도 사이의 수준이 좋다. 최대 맥박의 40~70% 정도를 유지하면서, 운동 지속시간은 최소 20분 이상, 일주일에 3일 이상 실시한다.
근력운동은 초기 팔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 앉았다 일어서기, 요가, 필라테스 등이 좋고, 여기에 익숙해지면 기구를 이용하는 웨이트트레이닝도 가능하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게 하지 말고, 낮은 강도에서 시작해 차차 강도를 늘리면서 휴식 시간은 점차 줄여 가는 것이 좋다. 고령자라면 준비운동, 정리운동,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모두 합쳐 전체 시간이 1시간 정도 소요되도록 운동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전상현 교수는 “운동이 뼈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운동을 중단하면 빠르게 사라진다. 운동은 하루 이틀하고 중단하기보다는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시행해야만 그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칼슘과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한다. 칼슘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우유, 유제품(치즈, 요구르트, 우유 발효음료 등), 뼈째 먹는 생선(멸치 등) 등이 있다. 식품만으로 충분한 섭취가 어렵다면 칼슘 또는 비타민 D 보충제를 사용할 수 있다. 남녀 모두 칼슘은 1일 800~1000㎎, 비타민 D는 800IU 이상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골다공증으로 진단돼 약제를 복용하더라도 칼슘과 비타민 D 보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적절한 일조량도 뼈 건강에 도움을 준다. 매일 맥주 800cc, 증류주 3잔 이상(90cc), 중간 정도 크기 와인(360cc)은 골절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낙상처럼 골절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은 최대한 피한다.
◆수영, 골밀도 개선에 도움 안 되지만 골절 예방에는 긍정 효과
흔히 노년층에서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뼈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영을 선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최근까지의 연구결과를 보면 수영이 골다공증 환자의 골밀도(골량)를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증거는 불충분하다.
다만, 수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근력 강화, 성호르몬 활성화, 체내 혈액 순환의 개선을 통해 낙상을 방지하고 골밀도(골량)의 감소를 지연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골다공증에 따른 골절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자외선차단제 사용이 늘면서 일부에서 자외선차단제와 골다공증의 인과관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자외선차단제를 많이 사용하면 뼈 생성에 관여하는 비타민 D 합성이 저해돼 골다공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외선차단제를 자주 또는 많이 사용하더라도 골다공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전상현 교수는 “최근 일부에서 자외선차단제 사용이 골다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며 “피부가 햇볕을 쬐면 자외선에 의해 비타민 D 합성이 이뤄지는 건 맞지만, 비타민 D를 합성하는 데 필요한 햇빛의 양은 일상생활에서 햇빛에 노출되는 전체 시간에 비하면 아주 적은 양으로도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