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6 (목)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보건의료체계 공공성 강화, 이제는 실천할 때”

필수보건의료 보편적 보장 공공보건의료 개념 재구성해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드러난 감염병 진료체계 문제점 개선을 위해 취약 계층이나 지역에 초점을 맞추는 공공보건의료가 아닌, 필수보건의료의 보편적 보장이라는 관점으로 공공보건의료 개념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 임준 센터장은 최근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발간한 ‘환자안전과 의료질 제7권 1호’ 기고를 통해 코로나19 유행의 지속과 한국보건의료체계의 대응과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임 센터장은 ▲필수보건의료의 보편적 보장이라는 패러다임 개혁과 함께 ▲시설 중심성을 탈피하고 재가 돌봄 및 예방급여 등에 강조점을 두는 지역사회 패러다임에 기초한 변화 ▲보건의료전문가 중심성에서 탈피한 사람 중심성, 사회구성원 중심성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개혁 ▲잔여적 시각에서 비례적 보편주의 시각으로 보건의료 패러다임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 개편 과제


보건의료체계 전체가 공공적 역할을 하지 않으면 코로나19 대유행의 대응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각종 병리 현상들의 해소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보건의료체계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면서 민간병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스템 차원의 공공성을 구현할 수 있는 중심축이 우선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 지방의료원 등과 같은 공공병원의 확충이 필요한 이유다.


2020년을 기준으로 시도 경계를 유지하면서 인구 15만명 이상의 배후 인구를 갖고 있고 의료이용 양상이 유사한 지역을 진료권으로 묶어보면 총 70개의 진료권이 나오는데, 이렇게 정의된 70개 진료권에 살고 있는 주민이 충분한 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진료권마다 좋은 질의 공공병원을 확충해야 한다.


이 때 확충해야 할 공공병원은 400병상 이상이면서 전문의가 50~60명 이상 근무하는 좋은 종합병원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다른 민간병원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다.


또한 공공보건의료발전종합대책에 제안된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과 국립중앙의료원의 설치 법률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정부 예산 확대 및 지역의 공평한 의료이용이 보장될 수 있는 방향으로 건강보험 지불제도 및 수가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


아울러 보건의료체계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서 의료기관의 기능 정립에 기초해 의료전달체계의 개편도 같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중장기 개편 전략


보건의료체계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개편 과제를 구체화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 개혁 전략을 수립하고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위드 코로나 시대에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먼저 공중보건체계 전반에 대한 개혁 작업이 요구된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단일한 보건행정체계를 구축하고 시도 차원에서 시도 건강국이 신설될 필요가 있다. 시군구 차원에서 보건소 기능 개편과 함께 하부 기관으로 인구 5만명 또는 노인인구 1만명 당 주민건강센터 한 개소 이상을 설치 운영하고, 인적 자원을 대대적으로 확충해 커뮤니티케어를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춰야 한다.


이와 함께 국립중앙의료원-지방의료원 간 단일한 공공의료기관 전달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인력의 순환 배치 등을 포함해 국립중앙의료원의 위상과 역할 강화에 따른 실질적인 리더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주치의 역할을 맡은 일차의료기관과 주민건강센터가 결합해 일차보건의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등록제 기반의 일차 진료를 포함한 포괄적인 일차보건의료서비스와 돌봄 및 복지와 연계된 커뮤니티케어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해나가야 한다.


장기적으로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사회가 제공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필수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완전하고 단일한 공공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임 센터장은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중한 생명이 부질없이 쓰러져 가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보건의료체계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매순간 확인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도 과거의 담론 지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는 주장이 변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공공병원의 확충과 민간병원의 공공성 강화, 그리고 이를 기반을 둔 보건의료체계의 공공성 강화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슬기롭게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국가 아젠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변죽만 울리기엔 고통의 임계점을 이미 오래 전에 넘어버렸다. 이제 실천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