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출범 6년여만에 새 수장을 선출한 가운데, 초대 및 2대 회장이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에 목소리를 높였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3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제13차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부인과 현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동석 초대회장은 “6년간 열심히 해왔고, 앞으로도 애정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며 “어떻게 버텨왔는지 만감이 교차한다. 개혁이 혁명보다 힘들다는 말에 공감한다. 결국 산부인과의사회의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게 돼 가장 아쉽고 회원들게 송구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재유 새 회장은 “산부인과계에 불세출의 인물이셨던 김동석 전 회장님의 다음을 이어받는 것에 부담이 크다”면서도 “전 집행부의 노선에 변함없이 따라갈 생각이다. 많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산부인과 현안에 대해서는 전·현 회장 모두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을 중요하게 꼽았다.
김동석 전 회장은 “의협과 함께 노력하고 있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분만을 하는 산부인과가 10년만에 절반이 됐다. 올해는 전국에 200여개 남짓할 것 같다.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병원을 문 닫아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계적으로도 분만 사망은 10만명 당 0.7명 정도로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다. 절대 0명이 될 수 없다”며 “일본이나 대만은 국가가 다 책임지고 있다. 우리도 이런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불가항력적 분만사고는 100%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아직 이뤄내지 못했지만 반드시 필요하다”며 “종합병원 인력 기준이 내외산소 과목 중 3개만 있어도 유지되는 것으로 개정됐는데 4개 모두 있어야 하는 것으로 재개정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재유 회장은 “저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이라며 “후배들이 산부인과에 지원안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 아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의사가 잘못했다고 하고, 형사처벌이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산 직전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도 이유를 알 수 없이 그냥 숨을 쉬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그러면 의사 잘못이라고 한다”며 “낳아봐야 알 수 있다. 내과적 검사나 진료료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인데 책임을 묻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