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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환자경험평가, 단순 점수로 순위 매겨선 안 돼”

의정연, 환자경험평가 개선사항 제안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환자경험평가에 대해 평가 점수로 순위를 매겨 의료기관 간의 경쟁을 부추긴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의료진이 환자중심의료를 온전히 실천할 수 있도록 최상의 의료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을 우선시하라고 당부했다.


의정연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환자중심의료 평가 도구 개선 방안(오영인·안덕선)’ 보고서를 공개했다.


2016년 12월 환자경험평가 세부시행계획(안)이 심의・의결된 후 심평원은 2017년 제1차 환자경험평가 조사를 실시했고, 동일한 설문으로 2019년 2차 평가에서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급(상급종합병원 포함)으로 대상을 확대해 시행했다.


보고서는 환자중심의료 평가도구의 우려사항으로 ▲환자경험과 임상적 품질의 상관관계 ▲환자경험평가 도구의 모호성 ▲의료의 특성 간과 ▲의료기관 간 불필요한 경쟁 및 환자 선택의 영향 ▲임상적 진료 행위에 영향 등을 언급했다.


이어 현재 심평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환자경험평가와 관련해 개선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의료 경험은 연령, 성별, 건강상태, 교육 수준, 거주 지역, 성향, 소득, 이전 경험 등과 같은 다양한 특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례혼합조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보고서는 “환자들이 제시된 정보에 속아서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한 환자경험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 있어 추가적인 어려움은 서로 다른 모집단 그룹이 진료의 일부 측면을 다른 집단보다 더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환자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문항 개발을 요구했다.


보고서는 “현재 우리나라 의료체계 내에서 의료인이 환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충분히 설명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렇기에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환자 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문항의 개발 및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는 입원기간 동안 수술 및 시술 여부, 주관적인 건강상태가 아닌 과거 1년 동안의 질환 및 건강 상태, 환자 질환의 중증 상태 등의 보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아닌 환자, 응급치료를 받는 환자와 비응급치료를 받는 환자, 입원기간 동안 수술이나 시술을 받은 환자와 아닌 환자가 인지하는 의료서비스 경험은 다르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건강결과 측면, 즉 의학적 개입에 대한 효과를 평가하는 부분이 추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환자보고 경험을 평가하고 있으나, 포함 영역과 비교가능성은 낮은 상태이며, 특히 환자중심 건강결과 측정에서 이러한 한계는 더욱 두드러진다고 진단하고 있다.


연구자는 “앞으로의 의료시스템은 환자중심에서 고려돼야 한다. 따라서 환자의 의견은 보다 나은 서비스를 추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환자경험평가는 그 중요한 수단일 수 있다”며 “하지만 단순하게 환자경험평가 조사를 통한 점수를 공개함으로써 의료서비스 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1순위는 ‘수술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의사가 나를 완치시킬 수 있을까’인데 이것은 환자경험평가 조사 점수에 실제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끝으로 “단순히 의료기관 직원의 친절함, 안락함, 편의 시설, 편의성, 정서적 공감을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견고하고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간주돼 의료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훌륭한 의료기관으로 평가 하는 실수를 경계해야 한다”며 “환자경험평가는 단순히 가감지급사업 등을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되며, 의료기관의 서열화를 목적으로 이뤄져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의료서비스 질 및 환자 안전 향상을 위한 평가는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환자의 안전을 살필 수 있는 여유를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