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문턱을 넘어선 수술실 CCTV 의무화법이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술실 CCTV 의무화법은 2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여야 대치로 회의가 길어져 논의되지 못하다가, 결국 차수가 변경된 25일 자정을 넘겨 의결됐다.
민주당은 25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언론중재법, 수술실 CCTV 의무화법 등을 처리하려 했지만 국회법에 발목이 잡혔다.
국회법 93조의2는 위원회 심사를 마친 후 1일이 지나지 않으면 본회의에 상정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후 여야 원내대표는 25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오는 30일 오후 4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주요 법안들을 일괄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각 직역·지역 의사회 등 의료계는 24일에 이어 25일에도 반대 성명을 쏟아냈다.
대전시의사회는 “코로나 사태로 번아웃 의료계와의 협력이 중요한 가운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을 여야합의로 통과시킨 점에 개탄한다”며 “세계에 유례없는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만행은 대한민국의 외과 의사의 명맥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위험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CCTV 강제화법이 공표되면 수술결과와 무관하게 수술과정과 수술방법 선택은 물론이고 수술시간까지도 분쟁의 빌미가 될 것”이라며 “외과 의사는 물론 의료행위의 위축을 가져오고 국민건강이 훼손된다”고 우려했다.
대전시의사회는 “만약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에 CCTV 법안이 통과될 때는 대한민국의 의사들은 강력한 수술포기투쟁 및 코로나백신 포기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며 “국회의 신중한 판단으로 법안유보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와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CCTV는 매우 제한적이며, 수술의 실제적인 잘잘못을 알 수 없으며, 수술 중 보여지는 의료진들의 피드백만을 알 수 있어 소송의 쟁점을 흐려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료를 정치·경제의 일부로 바라보고 권력이 직접 의료를 통제하겠다는 그릇된 인식에 기인한 오판이 수술실내 CCTV 설치라는 악수를 가져왔다”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의사총연합은 “수술실 내 CCTV 강제 설치법은 정부가 의사들의 수술을 간섭하고, 환자와 의사의 불신을 강화하고, 의료소송을 폭증시키고, 의사의 마지막 자존심을 짓밟는 악법”이라며 “그 대가는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치러야할 몫이지 그동안 희생만 해온 의사들이 이런 악법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의총은 “본 회는 우리나라 의사들에게 경고하는 바이다. 본인이 완전무결한 의사가 아니라면 수술실 CCTV 법 제정 이후에 결코 수술할 생각을 하지 말라”며 “이필수 의협회장을 포함한 의협 집행부는 이런 악법 통과 시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을 정부와 국회에 천명하라”고 요구했다.
경기도의사회 역시 입장을 내고 “심각한 수술 의료진에 대한 인권유린, 형사처벌로 인한 위험한 시술 기피 및 소극적 수술로 인해 궁극적으로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의사회는 “이 지경이 돼 통과될 때까지 도대체 의협 국회 대관 파트는 무엇을 했는지 참담하다”며 “의협은 CCTV 강제화 법안 통과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인식하고 저지를 위해 총회원 궐기를 포함한 강력한 투쟁에 나서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