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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료계 각계 수장들, 새 집행부에 거는 기대

최대집 “의료계 화합과 단결 이끌어 내길”

퇴임을 앞둔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이필수 당선인과 새 집행부에게 한국의료 정상화를 향한 대장정을 힘차게 이어가길 당부했다.


대한의학회 정지태 회장은 의협이 깊이 있는 자체 연구를 수행할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고, 前시도의사회 백진현 회장은 의료정책연구소가 연구해 제안했던 최고위 회의를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최근 ‘제41대 의협회장 당선인에게 바라는 정책비전과 리더십’이 담긴 계간의료정책포럼 19권 1호를 발간했다.


학계와 직역·지역을 대표하는 이들은 이필수 당선인과 새 집행부가 추진해야 할 과제들과 성공적인 회무를 위한 다양한 조언을 건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우선 앞으로 진행될 의정협의체를 통해 그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정상화, 진찰료 30% 인상 및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등 이 반드시 이뤄져 의사회원들이 최선의 진료를 소신껏 시행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조성하는데 차기 집행부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의사면허관리제도의 개선을 위해 독립적이고 엄정한 전문기구로서 ‘면허관리원’을 설립하고자 그 기틀을 마련해 놓은 만큼 향후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를 지속적으로 도출해, 정부가 감당할 수 없는 면허관리를 의료계가 자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그 질을 높이는데 역량을 모아야한다.


지난해 우리의 동료의사가 부당하게 구속되는 사태를 안타까움과 분노로 지켜보면서, 의료분쟁특례법 제정의 필요성을 의료계 모든 구성원이 절박하게 느낀 바 있다. 빠른 시일 내에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차기 집행부에서도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대정부-대국회 활동을 펼쳐나가길 기대한다.


특히 지난해 건보공단 특사경법, 실손보험 청구대행법,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 의사면허관리 패키지법 등 의료계를 옥죄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다수 상정됐으나 의료계는 단호하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법안 자체의 법리적 문제점, 의료 현장에서 일어날 부작용 그리고 국민건강에 미치게 될 악영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알리며 능동적으로 대응해 왔다. 올해도 이미 여러 불합리한 제도와 법안이 쏟아지고 있으나 올바른 의료환경 조성과 국민건강 수호의 굳은 의지를 가지고 반드시 막아내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1년 3개월 이상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장기간 3차 유행을 이어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키는 데도 의협의 지혜와 역량이 모아져야 한다. 현재 감염병 종식의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백신의 수급이나 접종 우선순위에 관한 문제 및 안전성과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원활하고 효율적인 접종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 집단면역이 형성돼야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의협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의학과 의료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단체로서의 역할과 책무를 완수하는데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


집행부의 지혜와 역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계 각 영역 모든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단절되지 않도록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 내고,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는 일이다.


현안에 따라서는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이 필요할 때에는 집행부를 중심으로 한 마음 한 뜻이 될 수 있도록 회원들을 이끄는 것도 집행부의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


대한의학회 정지태 회장=이번 집행부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전문가로서 정부의 믿음을 얻는 것이고, 세 번째는 입법부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네 번째는 의료계의 타 직종과 동반자로써 협조하는 일이다.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의 관심과 믿음을 얻는 일이다.


논란이 많고, 이해 당사자가 많은 문제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한 가지 수단이 투쟁인데, 정부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일마다 투쟁을 부르짖으면서도 이룬 것이 없어 그동안 의사사회는 정부와 국민, 회원의 신뢰를 잃었다. 또한 의사협회는 개원의 단체냐는 비난을 받으면서, 대학 사회로부터 멀어져 갔다. 의사교육을 맡고 있는 의과대학의 교수들과 분리된 의사단체가 미래의 의사를 논하기는 힘들 것이다.


시대가 급격히 변하고 있음에도 끈질기고 깊이 있는 자체 연구를 수행할 시스템이 현저히 부족하다. 또한 거기에 관여하는 역량 있는 연구원도 부족하니, 정부의 정책을 압도할 우수한 정책을 협회가 생성하는 일이 요원하다. 물론 회비 납부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연구 역량 강화가 힘들기는 하지만, 반대로 회부 납부를 늘리기 위한 전향적인 연구도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간접 납부 방식은 첨단 정보시대인 이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정책이다. 다만 중앙회의 힘을 약화시키고 시도지부의 힘과 발언권을 높이는 방식이란 지적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또한 협회의 지배 구조를 보면 집행부의 상위기구로 대의원회가 존재한다. 이런 형태의 조직은 급변하는 사회에서 빠른 결정을 하거나, 정부 정책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없게 돼 있는 구조다. 우리가 흔히 옥상옥(屋上屋)이라고 말하는 구조가 바로 우리 의협의 거버넌스가 아닌가 싶다. 이런 구조의 개선이 집행부에서 이뤄질 수는 없겠지만 전반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윤리 문제가 생기면 중앙윤리위원회에 깊은 고민 없이 안건을 넘기는데,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는 그야말로 솜방망이이다. 정부에 자율징계권을 요구하려면 보다 엄정한 징계와 다양한 현실적인 처벌 조항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우리 의사 사회는 분열돼 있다. 정치권과도, 국민과도, 타 직종과도 단절돼 외로운 상태이다. 이들과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 우리 안에서 제각기 다른 소리를 내고 있는 여러 단체와 집행부의 소통 또한 필요한 시기라고 믿는다. 제발 탄핵이 난무하는 41대 집행부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前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백진현 회장=의협은 타 직능 단체에 비해 개원의, 봉직의, 의학회, 전공의, 병원협회, 과별 개원회, 공보의협의회 등 직역이 다양하며 각 직역마다 상당한 회원 수를 가진다. 여기에 얽히는 이해관계를 이용해 정부는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살수를 사용한다. 우리는 그 수법을 알면서도 번번이 적전 분열로 패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반면,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회는 회원의 절대 다수가 개원 또는 개업이어서 직역간에 이해관계가 거의 없고 이에 수반되는 갈등이 적어서 대정부 협상이 수월하다.


의료정책연구소에서는 협회의 거버넌스 개선 방안을 연구해 ‘최고위 회의’를 도입해 각 직역 대표자들이 해당 회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심도 있는 회의를 통해 협회 자체의 회무에 대한 추진력을 가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투쟁에 대해서도 강력한 추진력을 가질 것이다.


전문성이 필요한 해당 분야 이사의 경우에는 회무와 정책의 연속성을 갖기 위해 회장의 임기와 무관하게 현 회장과 차기회장의 임기에 걸치도록 조정하는 안을 제안했다.


특히 최고위 회의를 성공적으로 운용하는 데는 협회장의 포용력이 결정적으로 중요할 것이다. 리더의 포용력은 말하지 않고 듣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대척점에 있는 직역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할 것이다. 상향식의 여론 수렴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협회와 회원 간의 신뢰는 협회장의 자기희생적 회무 수행에서 비롯될 것이고, 기대한 만큼의 협상 결과 또한 있어야 한다.


정부는 협회를 무시하고 통제 일변도의 정책만을 하려하고, 의원들의 입법 발의 또한 형평성 등의 잣대로 보았을 때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들이었다. 의사들은 이전부터 의사단체의 정치세력화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으나 아직도 충분하지않다.


바람직하지 않지만 의협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으니 투쟁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의료정책에 대해 정기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분화하는 의-정 협의체를 상시로 운용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오래 전부터 근본적으로 의료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두 가지 사안이 있다. 하나는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이다. 이것이 개선되지 않으면 개원가는 무너지게 될 것이다. 상급종합병원에서 1일 1만 명 이상의 외래 환자를 보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인가.


다른 하나는 의료일원화이다. 일원화를 달성하지 않으면 의료의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추무진 회장 집행부에서 추진했으나 폭넓은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못해 실패했다.


새롭게 출범하는 제41대 집행부는 작은 이익에 몰두하지 않고 큰 체계를 완성하는데 힘써 주시길 충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