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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선의 진료환경 만드는 일 계속할 것”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인터뷰
퇴임 후 사회운동 및 정계 진출 의지 피력

문재인 케어, 코로나19, 의사 총파업.


대한의사협회 40대 집행부의 여정은 한마디로 다사다난했다. 수장인 최대집 회장은 오는 4월 30일부로 회장 임기가 종료된다. 3월에는 새 회장 선출 및 인수인계가 이뤄질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은 최대집 회장과의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3년의 임기를 되돌아 보는 한편 퇴임 후 계획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3년간의 임기를 돌아보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과 가장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2018년 문재인 케어의 내용은 비급여의 급여화, 정부의 일방적인 강행이었다. 집행부는 적극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정책적 대응이 아닌, 막아야 된다는 소극적 차원으로 대응했다.


가장 아쉬운 것은 필수의료 수가의 정상화를 이루지 못한 부분이다. 3년내내 길을 열어야 겠다는 목표를 갖고 특히 진찰료 30%인상 등을 요구해 왔다. 이는 수가 정상화가 아닌 하나의 단계일 뿐이다. 우리나라 경제규모와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100% 인상을 해야 진찰료가 정상화된다.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제안했지만 정부는 전혀 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지지부진했다. 의정협의체에서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 의제도 있다. 논의가 돼야 한다.


41대 집행부가 이어받을 3차 상대가치개편은 이미 많은 논의를 진행시켰다. 진찰료 인상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계속되는 의정협의를 통해 한꺼번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정상화하고, 진찰료와 필수의료 수가 인상도 반드시 해결되길 바란다.


잘했다는 표현이 적절치 않지만 이번 집행부가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는 지난해 의사 총파업이다. 잘못된 의료정책에 대해 회원들이 뜻을 함께 모으고 단결했다. 의협 도움없이는 그런 정책을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작은 정책은 의협 동의가 없더라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겠지만 큰 규모 의료정책들은 당분간은 의협 동의없이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다. 13만 회원들과 집행부가 합심해서 얻어낸 성과이다.


◇지난해 차기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지금도 재선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차기 의협회장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한 의사를 확실히 밝혀달라.


지난해 투쟁시작 직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때 이미 결정된 것이다. 원래 생각대로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 선관위가 있지만 제가 이번 선거와 관련돼 해야될 일은 회원들의 투표참여를 높이고, 공정한 선거 지원 이 두 가지이다.


저는 의협회장 선거에 나오기 전 2000년 초반부터 사회운동을 제 본업보다 아주 열심히 해 해왔던 사람이기 때문에 제도권 정치에 참여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확실하게 갖고 있다. 큰 규모의 사회운동, 소셜무브먼트를 병행할 생각이다.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할 계획이 있다.


◇임기 마지막 해이니만큼 무엇보다 ‘마무리’와 ‘연속성’에 있어서 고민이 많을 거라 생각된다. 그동안 진행해온 회무 및 사업의 마무리 방향과 차기 집행부와의 회무 연속성에 대해 설명해주길 바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집행부의 회무 정리, 완결되지 않은 과제는 다음 집행부가 이어줘야 한다. 물론 차기 집행부가 성격이 잘못됐다고 우리 집행부 회무를 정리할 수도 있다.


우선 의정협의체의 틀을 만들었기 때문에 계속 잘 이어나가야 한다. 한두달 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꺼번에 합의결과를 발표하는 식이 아니라 하나하나 추진하는 협상의 방식이 필요하다.


복지부는 최종협의안을 발표하자고 해서 그렇게 못하고 있는데 차기 집행부는 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성과를 낼 의무가 있다.


중점 추진 사업이 굉장히 많다. 필수의료 수가 인상, 3차 상대가치 개편, 많은 자료도 제공하고 주장도 해놨기 때문에 진찰료 인상 및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가 많이 반영되길 바라고 있다.


의료분쟁특례법은 의정협의체 의제로도 올라가 있다. 제정법의 초안을 가지고 있다. 정부입법으로 할지 의원입법으로 할지 이번 집행부는 완결을 못짓지만 차기 집행부는 계속 논의해 반드시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


이밖에도 의료감정원의 내실화 작업, 의학정보원 및 의사면허관리원의 계속적인 설립 추진 등이 있다.


◇지난 3일 의정협의체 7차 회의에서 의사증원 문제로 협상단이 회의를 마치기전 철수했다. 복지부의 의사증원 의제화에 대한 입장과 재투쟁 가능성은?


지금 시점에서 의사정원 확대는 논의할 수가 없다. 시간이 너무 없다. 의정합의를 통해 코로나19가 안정화된 이후에서 원점에서부터 재논의하기로 했다. 지금 현장의 의료진, 의사와 간호사가 너무나 힘들다.


진료 대응에만도 너무 힘들고 비코로나 일반진료도 얼마나 많나. 경영난도 겹쳐있고, 더군다나 올해는 백신접종을 해야 된다. 정부의지와 계획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백신접종은 내년 상반기까지만 완료해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올해에는 정부가 더 이상 자극적인 일을 추진하면 안된다. 의대정원, 공공의대 논할 시기가 아니다. 코로나도 안정화되지 않았고, 의사협회도 할 일이 너무나 과도하고 막중하다.


만약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저는 범투위 위원장으로 복귀하겠다. 정부와의 협력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두고 강력한 투쟁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9.4 의정합의에 대한 이견이 많은 상황이다. 파업 과정에서 정부와 합의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우선 투쟁의 목표가 관철이 됐기 때문이다. 물론 최초의 목표는 제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절대불가였다. 하지만 내부적 논의를 통해 무조건 안된다는 방식은 사회적으로 설득력이 너무 약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중단과 원점 재논의로 입장이 바뀐 것이다. 일방적으로 최대집이 합의를 강행했다는데 독단과는 거리가 멀다. 대전협의 입장도 최종입장에 충분히 반영했고 우리의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다.


두 번째는 국민들의 피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1차 2차 거듭된 전국적 총파업으로 상당한 환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가 왔기 때문이다. 핵심적 주장을 관철시켰는데 조금 더 남아있는 첩약 급여화, 비대면을 갖고 3차 투쟁으로 가게 되면 너무나 클 국민 피해에 비해 우리가 얻는 실익은 미미하다는 판단이었다.


조만간 4대악 의료정책에 관한 9.4 의정합의는 백서로 낼 예정이다.


◇16개 시도의사회 총의를 모으기 어려운 순간이 많았다. 일부에서는 집행부의 독단을 비판하기도 했고, 범투위는 친집행부 일색이라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의료계 내부분열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정관상으로는 집행부는 산하단체에 대해 지시를 내릴 수가 있다. 지도감독권이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 강제력을 동원하는 그런 내용은 없다. 16개 시도의사회는 다양한 구성원으로 돼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 단일한 의견을 모으기 굉장히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대화와 합의를 통해 내부에서 단일한 의지를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일부 시도의사회장단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수시로 전화도 하고 비공식적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의견을 수렴했다. 코로나 때문에 지난 1년은 거의 못했지만 의학회 교수들, 대개협 등과 3개월마다 연석회의를 규정으로 만들어 정례화했다.


◇끝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취임하면서 의사들을 존중하고 의학과 의술을 존중하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최선의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일부는 성과를 냈고, 특별히 성과를 내지 못하고 종료된 일도 있었다.


여러 의료정책을 추진하면서 전반적인 흐름은 지지를 해주셨다고 생각한다.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중요한 일들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회장으로서 감사를 드린다.


퇴임 이후에도 의사회원들의 지지와 성원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의사들이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기여를 하겠다. 이게 국민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와 지난해 의사 총파업을 거치며 협회가 왜 중요한지 새롭게 인식한 분들 많이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된다. 의사회에 가입하고 시군구의사회, 각종 병원조직 등 참여하고 활동해야 한다. 시간과 여력이 되시는 분들은 참여하고 많은 의견도 내고 해야 한다.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집행부가 결정했을 때 단결해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