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플루엔자(AI)가 아시아에서 중동과 유럽 등으로 확산,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정부 보건 당국이 추진해온 AI 치료제 확보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이 AI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생산을 위해 샘플과 생산 공정서를 식약청에 제출 했으나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는 스위스의 로슈사가 이에 대한 답변을 미룬채 진전이 없이 유명무실 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11월 식약청을 통해 16개 국내 제약사가 ‘타미플루’ 생산 권한을 주는 ‘서브 라이선스'(sub-license) 제안을 했으나 이후 업체 선정 작업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오리무중에 빠지고 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로슈측에 서브 라이선스 참여 신청 서류를 보냈으나 아직 구체적인 심사 등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로슈측은 중국과 인도에 대해서는 서브 라이선스를 부여했으나 한국에는 라이선스를 줄만한 시장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으며, 현재로서는 로슈로 부터 라이선스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식약청,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 당국에서도 로슈로 부터 타미플루를 공급받는 방법과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라이센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실상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다.
특히 씨티씨바이오가 로슈사의 서브 라이선스를 확보한 인도의 헤테로사로 부터 타미플루 원료 133만명분(1톤)을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 정부측에 구매 제안을 했지만, 예산이 확보되어 있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 정부가 비축해놓은 타미플루는 72만명분으로 연말까지 100만명 분으로 늘릴 예정이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내년도 타미플루 비축 물량 산출과 이를 구매하기 위한 예산확보 작업을 오는 5월부터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종 기자(hjkang@medifonews.com)
2006-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