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부터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이 국가예방접종으로 신규 도입돼 만12세 여성·청소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홍보 · 안내 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송파병)이 '자궁경부암 백신 표기'에 대해 질의하자, 질병관리본부는 "6월부터 사업 홍보 · 안내 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질본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과학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가 여성에게만 책임이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은 "자궁경부암 백신 주사라는 개념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는데,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은 여성의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및 남성의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예방하기 때문"이며, "애초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과학적 용어도 아닌 명칭을 왜 사용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 제약사의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광고에서 '여자가 나중에 내 애를 낳을 수도 있다'고 표현하는 등 여성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의 광고가 비판받은 바 있었다."며, "늦었지만, 이 사업에 대한 홍보 · 안내 시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이라는 용어로 정정한 것은 다행"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 질병관리본부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2016년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는 '자궁경부암'이라고 사용해오다 2017년 하반기부터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로 바꾸어 사용했다.
남인순 의원은 "앞으로 홍보 · 안내 시 내용상으로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의 '사회가 책임지는 행복한 임신 · 출산' 홍보자료에는 임신 전 예방으로서 만12세 여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비 국가전액 지원을 담아 자궁경부암 예방 사업을 임신과 출산과 연계하고 있고, 질병관리본부의 홍보자료에는 '여성청소년 어머니'들에게 알린다거나,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개요 보건복지부 보도자료(2016.6.15), '여성청소년 대상 자궁경부암 무료접종, 건강상담서비스 6월20일부터 제공'에서는 '저출산 극복의 초석을 마련하고자 함'이라고 돼 있어 지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인유두종바이러스 관련 국내외 문헌조사 연구'의 '주요 국가별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도입현황'에 따르면, 호주와 미국은 남성도 국가예방접종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는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바이러스기 때문에 각 나라의 사회적 · 문화적 환경에 따라 국가예방접종 대상을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대한부인종양학회에서도 4가 백신(가다실) 접종 대상 연령을 만 9~26세 여성과 만 9~15세 남성으로, 2가 백신(서바릭스)은 10~25세 여성으로 권고한 바 있다.
남인순 의원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여성만의 문제로 축소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질병의 예방이 더욱 요원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예방접종사업 대상이 현재 '만 12세 여성·청소년'이기 때문에 특화해 홍보할 필요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대해서도 올바르게 알려 남성 혹은 만 12세 이상에 충분히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