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관신축 자금 기부, 솔선 이어 은밀하게

의사선배들 개인자격으로 동료 후배들에게 모범

45년 노후된 이촌동 의협회관의 신축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4월23일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회관신축추진위원회 구성 등의 안건을 통과 시킨 이후 기금분과위원회가 구성도 되기 전에 기부금이 속속 모이고 있다. 6월1일 기준으로 2억9,450만원이 약정됐다. 지난 5월24일 신축추진위원회 1차 회의에서는 ▲기금분과위원회 ▲신축추진위원회 2개의 분과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오는 6월8일 2차 회의에서는 각 분과위원장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또한 신축추진위원장 추대에 관한 이야기도 거론될 전망이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회관신축과 관련된 ▲기부금 모금 현황 ▲위원장을 포함한 세부 기구 구성 등을 중간 점검했다. [편집자 주]

의협회관 신축 자금을 앞장서서 기부한 의사 선배에 이어 최근에는 아무도 모르게 은밀하게 기부한 선배도 있다.

4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기금분과위원회가 구성도 되기 전에 지난 5월10일 한광수 의협 고문이 1천만원을 기부하여 물꼬를 텄고, 지난 6월1일에는 김정묵 의협 고문이 아무 연락 없이 기부계좌에 1천만원을 입금했다.

​회관 신축 기금 1호 기부자로 나선 한광수 고문은 “낡고 초라해진 회관을 새로 짓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기부하게 됐다. 의사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살려줄 수 있는 새 회관을 하루 빨리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광수 고문이 1호 기부자라면, 김정묵 고문은 말 그대로 아무도 모르게 기부했다.

안양수 총무이사는 “지난 6월1일 1천만원이 기부계좌에 입금됐다. 사전 연락도 없어 집행부도 모르는 기부 입금이었다. 김정묵이라는 기부자 이름만으로 수소문 끝에 그가 의협 고문임을 확인했다. 오히려 사무국에서 기부자에게 전화해서 최종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예수의 산상수훈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를 실천한 것이다.

안양수 총무이사는 “아직 기금분과위원회 위원장이 선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자격의 의사회원들의 기부가 많다.”고 말했다.

◆ 6월1일 기준 약정, 의사개인 2억950만원 + 의사단체 8,500만원 = 2억9,450만원

지난 5월10일 한광수 고문이 1천만원을 기부하면서 시작된 의협회관 신축 자금 약정액은 2억9,450만원이다. 

이중 의사개인이 약정한 금액은 2억950만원으로 의사단체 8,500만원보다 많다.

이에 한 관계자는 “먼저 개인 의사회원을 주축으로 기부하고, 동시에 의사단체에서 기부하는 게 바람직하다. 바텀업 방식으로 개인회원들이 더 많이 기부한 이후 모자라는 자금은 의사단체가 한번 더 십시일반으로 모으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기부 방식이 타 보건의료직능단체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초 약사회는 회관신축 자금 일부를 제약사들에게 부담시키려다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의협회관 신축은 순수하게 의사회원이나 의사단쳉의 기부금과 의협회비 중 분담금, 그리고 의협 내 잉여자금으로 충당한다. 의사회원이나 의사단체 외의 기부를 받는 문제는 일부 이야기는 있으나 현재까지 검토된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로부터 기부를 받는 것은 기부자의 뜻이 순수하더라도 김영란법 문제와 갑질 논란이 있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신축 자금 기부는 개인 의사회원과 의사단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의사 개인회원 중에서 기부금을 제일 많이 낸 회원은 이용민 의료정책연구소장이다. 

그는 지난 5월24일 5천만원 기부를 분할 납부하는 방식으로 약정했다. 이에 그는 최근 1천만원을 납부했다. 완납은 오는 2020년 9월25일까지이다. 그는 약정 당시 의학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의협에 들어와서 일을 하다 보니 회관이 의사 위상에 비해 너무 누추하고 환경이 너무나 열악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쁜 마음으로 기부했다”고 말했다.

◆기금분과위원회 신축분과위원회 쌍두마차 그리고 위원장이 진두지휘

앞으로 의협회관 신축회무는 위원장이 정해지고, 기금분과와 신축분과 각 분과위원장이 정해지면 더욱 속도감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 5월24일 의협은 제1차 회관신축위원회를 열었다.

안양수 총무이사는 “1차 회의에서 체계적인 위원회 운영을 목적으로 우선 기금분과위원회와 신축분과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오는 6월8일 차기 회의 전까지 간사인 본인이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분과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송 부지 매입 회무는 신축분과에서 맡게 됐다. 부지매입은 1단지 매입, 2단지 매입 등 3가지 안을 신축분과에서 면밀히 검토하여 진행하게 된다. 토지 조성이 이미 완료된 1단지를 매입할 경우 회관신축이 추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1차 회의에서는 기부자 예우 방안도 논의됐다.

안 총무이사는 “기부금의 세금문제와 관련 법인세법 19조에 의거, 의협도 지정기부금 모금이 가능하다는 회계법인의 자문결과를 받았다. 이에 보다 더 명확한 근거를 확보하고자 국세청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시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된 한국의사100년기념재단의 의학박물관 건립사업을 통한 지정기부금 처리 방안도 저극 검토하기로 했다. 기금분과위에서 ▲기부자에 대한 감사서신 ▲기증증서 ▲기념사진 증정 ▲기부자 명단 동판 인쇄와 신축회관 게시 등 기부자 예우 방안을 추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위원장도 조만간 추대될 전망이다.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추대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위원장 자격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최소한 ▲중앙회 회무 경험이 있고, ▲동료와 선배, 후배 등 의료인들로부터 존경받고, ▲회관 신축에 재정적으로도 도움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