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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IT

의료기기산업, “소비촉진만이 살 길”

R&D 투자로 기술력 축적해도 시장 적어 한계

국내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R&D 투자나 법제도 정비보다 시장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허 영 전기연구원 의료기기정보지원센터장은 현재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R&D 투자와 법제도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국내 의료기기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소비를 촉진시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허 영 센터장은 “수년 간의 R&D 투자로 인해 국내 의료기기업체의 기술력은 선진국 수준에 근접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도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의 성장만으로 선진국과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게 허 영 센터장의 주장이다.
 
그는 “수출상품 중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휴대폰이나 자동차가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도 관련 제품의 국내 소비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시장을 키우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허 센터장은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우선구매제도’와 ‘리스금융제도’를 소개했다.
 
허센터장에 따르면 우선구매제도는 정부 또는 그에 준하는 기관에게서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인정받은 제품에 한해 국·공립병원 및 보건소 등 공공기관에서 우선 구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제도이다.
 
공공기관은 최신 성능을 갖춘 최첨단 제품보다 안정성과 사후처리가 확보된 보편적인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러한 성격 때문에 국내 중소의료기기업체들의 공공기관 시장 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때문에 우선구매제도가 도입되면 의료기기업체들의 공공시장에 대한 접근도를 높여 업체의 안정적인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게 허 센터장의 설명이다.
 
허 센터장은 “성능인증과 성능보험을 득한 제품에 한해서만 우선구매제도가 적용돼야 하며, 그러한 검증작업을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 센터장은 “우선구매제도와 유사한 제도로 기술표준원 NT마크가 있다며, NT마크를 획득하면 조달청에서 우선구매품목에 등록시킴으로써 공공기관에서 거래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고 설명했다.
 
허 영 센터장은 ‘리스금융제도’도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센터장은 “다수 국민들은 국내 병원들이 외국업체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가 제품의 기술력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외국업체에선 이미 활성화돼 있는 리스금융제도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리스금융제도가 도입되면 중소병원 등 2차의료기관의 최신의료기기 구입이 용이해져 환자들에게 한층 업그레이드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 프로젝트와 스타 컴패니를 아십니까?”
 
허 영 센터장은 국내의료기기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스타 프로젝트’와 ‘스타 컴패니’를 제시했다.
 
허 센터장은 “의료기기 시장처럼 제품의 기술력을 소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브랜드 인지도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센터장은 한 두 가지의 소량 품목에 대해 임상과 제조는 물론, 시장적용 후 하나의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모든 일련의 과정을 ‘스타 프로젝트’라 하며, 이러한 프로젝트 작업을 수행하는 업체를 ‘스타 컴패니’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스타 프로젝트와 스타 컴패니는 수 년 전 제가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입니다. IT업계의 예를 들자면 애니콜이 ‘스타 프로젝트’, 삼성이 ‘스타 컴패니’가 되는 셈이죠”
 
허 센터장은 한방의료기기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허 센터장은 “한방의료기기 분야는 국내 의료기기 기술력 중 가장 큰 경쟁력과 장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법제도 미비, 연구인력 및 비용 문제 때문에 활발한 연구활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허 영 센터장은 “현장에서 한방의료기기에 대한 의사들의 거부감을 피부로 느낄 때가 많다”면서, “일부 한방의료기기의 기술력은 선진국에서도 차츰 인정되고 있는 만큼 서둘러 사업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영식 기자(jys@medifonews.com)
200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