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실제

 

 강 동 훈

속편한내과

Dong-Hoon Kang, M.D.& Ph.D

Sokpyeonhan Clinic, Incheon                      

 

서 론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과 위내용물이 역류되어 임상 증상과 식도의 형태학적 변화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역류로 생기는 임상 증상이 있으면 진단할 수 있지만 역류성식도염은 식도 점막의 조직학적 변화가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내시경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임상에서는 위식도역류질환과 역류성식도염을 혼돈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형적인 역류 증상으로는 신트림이나 가슴앓이 등이 있지만 속쓰림이나 상복부통으로 표현되어 소화성궤양이나 위염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유병율은 문화와 식습관 등 환경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 건강성인의 7%는 매일, 15%는 매주, 40%는 매달 일회 이상 역류 증상이 있을 정도로 높다. 국내에서는 드문 질환으로 간주하였으나 최근에는 건강인의 8.5%에서 매주 1회 이상 역류 증상이 있을 정도로 느는 추세이며 이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비만 인구의 증가와 무관치 않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임상적으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식도 병변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상부내시경검사와 식도산청소능검사, 식도내압검사, 24시간 보행성 식도산도검사와 같은 기능검사가 병태 생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내시경검사는 역류성식도염의 합병증으로 발생되는 전암병변인 바렛식도를 진단하고 조직학적 추적검사를 통하여 식도선암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에 전형적인 바렛식도와 달리 유병율이 높은 short segment Barrett esopahgus(SSBE)가 식도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계속되면서 식도내시경검사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

 

 

식도염

 

식도염은 위산의 과다 분비보다는 위내용물의 과다 역류가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식도의 편평상피는 위산의 반복적인 노출에도 불구하고 내성이 강하기  때문에 위식도역류질환에 비하여 식도염의 빈도는 비교적 낮다. 따라서 경도의 식도염은 내시경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보이지만 생검상 조직학적인 변화만 있는 경우가 많다. 미란성 식도염은 점막의 발적, 출혈, 궤양, 백태 등을 내시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 반복적이고 만성적인 식도염은 섬유화로 인한 식도 협착을 유발하여 연하곤란과 구토, 심한 흉통을 일으킬 수 있다. 역류성식도염은 재발과 치유 과정을 반복하면서 장상피화생을 동반한 바렛식도를 만들어 식도 선암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위산의 역류가 없더라도 위절제술후에는 담즙 및 췌장액의 역류로 인한 알카리성 식도염이 올 수 있다.

 

 

치료의 실제

 

1. 식이와 생활 습관의 개선

위식도역류질환은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아서 증상이 빠르게 호전된다. 그러나 심한 경우나 역류성식도염이 동반되면 완치율이 낮고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약물치료와 더불어 식이와 생활 습관의 개선 노력이 필수적이다.

식이와 생활 습관의 개선은 크게 생활인자, 식이 인자, 기타 인자로 구분할 수 있다. 생활인자로는 음주, 흡연, 육체 활동, 자세, 일반적인 생활 태도 등이 있고, 식이 인자로는 음식의 종류, 식사 습관, 식사량 등이 있으며, 기타 인자로는 다른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는 약제 등이 있을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 역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산분비를 억제하고 생리적으로 역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취침시에 침대의 머리 부분을 높이거나 왼쪽으로 누워서 자는 자세는 병태생리적 관점에서 효과가 있다. 식후에는 위가 팽만하고 복압이 높아서 산과 음식내용물이  쉽게 역류하기 때문에 식후에 눕는 습관을 금하는 것이 좋다. 또한 복압을 낮추기 위하여  체중을 감량하고 몸에 꽉 조이는 옷을 피하도록 한다. 술은 종류에 따른 역류가 명백하지 않고 음주시에 먹는 음식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지만 상식적으로 금주하는 것이 좋다. 흡연은 병태생리적으로 하부식도괄약근압을 저하시키고 원위부 식도암의 유발인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식생활에서 과식을 삼가고 하부식도괄약근을 저하시킨다고 알려진 지방식과 초콜릿, 커피, 탄산음료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식사와 함께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음식물의 첨가물인 양파, 마늘, 고추 등은 단독으로는 위산분비를 촉진시키지만 역류를 유발하는지 확실치 않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탄산 음료를 피하는 것은 병태생리적 관점에서 효과적이지만 초콜릿, 민트, 매운 음식, 오렌지주스, 지방식, 비카페인성 음료를 피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밝힌 연구도 있다. 최근에 복용하는 약제 중에 하부식도괄약근압을 낮출 수 있는 약제는 피하거나 전문의의 조언을 듣도록 한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식이와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수적이지만 문화, 식생활, 유전적 성향이 다른 여러 지역의 모든 환자에서 동일하게 권장될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 임상에서는 환자의 증상과 특성에 맞도록 식이 및 생활 습관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2. 제산제과 알지닌산(alginic acid)

제산제는 위산을 중화하기 때문에 경한 위식도역류질환에 한하여 처방할 수 있다. 알지닌산은 위산이 역류되기 전에 식도에 존재하고, 위산과 역류물에 거품 장벽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알지니산은 약리학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잡고 위에 오래 머무르며 제산제는 위산을 중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알지닌산 함유 제산제의 효과는 단독 성분 보다 증상 호전이 빠르고 지속 시간이 길다. 알지닌산은 단독 사용으로도 증상이 완화되고, H2길항제를 같이 사용해도 이들 약효를 방해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알지니산은 유소아나 임신중에 발생하는 심한 위식도역류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알카리성 식도염이 있는 경우는 담즙산을 중화 시킬 수 있는 콜레스티라민, 제산제, 수크랄페이트 등이 사용되지만 특히 수크랄페이트는 점막 보호 효과가 탁월하다. 

 

3. 소화관운동 촉진제

소화관 운동촉진제는 위식도역류질환에 동반되는 하부식도괄약근압 이상, 식도 청소장애, 위배출지연을 개선시킬 수 있다. 과거에 널리 사용되었던 멕소롱은 세로토닌 5-HT4 작용과 항도파민성 약제로서 위무력증에 효과적이지만 중추신경 부작용으로 사용이 제한적이다. 항도파민성 약제인 모틸리움은 신경부작용은 적지만 혈중 프로락틴 증가와 유즙분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할 경우에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세로토닌 5-HT4 작용제인 시사프라이드는 소화관에서 콜린성 신경을 자극하여 위장운동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키지만  최근에는 심장에서 심실성 부정맥 등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레보설피라이드는 도파민수용체를 방해하여 위장운동을 증가하고, 신경계에 작용하여 불안, 구토 등에서도 효과가 있다. 소화관운동촉진제는 단독 사용으로도 H2길항제와 효과가 동일하고 경도와 중등도의 위식도역류질환에 효과적이다. 소화관 운동촉진제는 H2길항제와 병합하여 사용하면 상승효과가 있지만 장기간 사용시에는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4. 위산 억제제

위산 분비억제제는 위식도역류질환의 가장 중요한 치료 약제이다.

H2길항제는 경도와 중등도의 위식도역류질환에서 널리 사용된다. 중등도인 경우에는 시메티딘 300 mg qid, 라니티딘 150 mg bid, 파모티딘 20 mg bid, 또는 니자티딘 150 mg bid를 6주에서 12 주간 투여한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거나 역류성식도염이 있는 환자에서는 H2길항제를 증량하거나 PPI 사용이 필요하다. 

PPI는 벽세포의 HK-ATPase를 비가역적으로 차단하여 위산분비를 강력히 억제하기 때문에 증상이 신속히 호전되고 역류성식도염에서도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 대표적인 약제로 오메프라졸, 란소프라졸, 판토프라졸 등이 있으며 cytochrome P450 (CYP) 효소 중 CYP2C19, CYP3A4 에 의하여 대사되어 활성화되기 때문에 약효는 개인의 CYP유전형에 따라 발현되는 표현형인 extensive metabolizer (EM), poor metabolizer (PM)에 따라 좌우된다. 또한 CYP효소에 의하여 대사되는 디아제팜, 와파린, 니페디핀 등과  같은 많은 약물과 상호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약제 선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에 개발된 라베프라졸은 CYP효소를 거치지 않고 대사되기 때문에 다른 약제와 상호 작용이 적어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다.

대단위 연구를 보면 위약군(placebo)의 27%, H2길항제군의 60%, PPI군의 83%에서 역류 증상이 소실되고, 식도염은 위약군의 24%, H2길항제군의 50%, PPI군의 78%에서 완치된다고 하여 PPI가 일차 치료제로 추천된다.

PPI의 부작용으로 고가스트린혈증, 위 유암종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10년 이상 사용된 미국과 유럽에서 유암종 발생은 보고된 바 없다. 따라서 재발이 많거나 심한 합병증 있는 위식도역류질환에서는 일차적으로 PPI 사용을 권하고 있다. 초기 치료약제를 H2길항제나  PPI 중 어느 약제를 사용할 수 있으나 역류 증상의 정도와 식도염의 동반 유무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의 의료보험 재정에 따라 선택이 달라 질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내시경검사 비용이 저렴하고 약제비 부담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위식도역류질환이 의심되어도 내시경으로 확진된 식도염이 아니면 PPI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약물경제학(pharmaco economics)을 근거로 고가의 약제 사용을 객관화하려는 노력이 국내에서도 시도되고 있기  때문에 약제 선택의 기준이 바뀔지는 두고 볼일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는 일반적으로 8주에서 12 주 동안 투약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추적 내시경검사를 시행하여 6개월 까지 치료를 계속한다. 미국에서는 환자에 따라서 지속적 사용이 허용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내시경으로 확진된 식도염과 식도 궤양에만 단기간 보험 급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PPI는 식전에 한번 복용으로 낮시간 위산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만 75% 이상의 환자에서는 야간위산증가(nocturnal gastric acid breakthrough)가 있다. 따라서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에서도 주간에 PPI를 투여하고 취침전에 H2길항제를 추가하면 이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유지 치료

 

위식도역류질환은 증상을 조절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식습관과 생활 양식을 꾸준히 개선해야 하고 H2길항제나 PPI의 용량을 줄여서 3개월이상 유지하는 방법이 주로 이용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서구에 비해 식도염과 합병증 발생이 적기 때문에 유지요법이 필요한 환자가 많지 않다.

 

 

맺 음 말

 

식생활의 서구화와 더불어 유병율이 증가하고 있는 위식도역류질환은 서구에 비해 미란성식도염이 있거나 심한 합병증이 있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다. 그러나 SSBE 빈도가 낮지 않고, 위염이나 소화성궤양으로 간주되는 환자 중에서 위식도역류질환이 많다는 점을 감안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유병률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임상 증상만으로 진단할 수 있으나 내시경검사와 식도의 기능검사를 실시하면 병태생리를 이해하고 추적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성적인 위식도역류는 바렛식도나 식도선암의 발생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이 필요하다. 식습관과 생활 태도의 개선이 약물요법에 선행되어야 하고 약제는 증상의 정도와 식도염의 동반 유무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약제의 선택은 환자의 상태보다는 의료보험 심사의 기준에 따라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식습관과 생활 태도의 개선은 필수적이다. 경한 경우는 제산제, 중등도에서는 소화관운동 촉진제와 H2길항제가 효과적이다. 심한 경우나 식도염이 동반된 경우는 PPI가 권장된다. 급성기는 약 8주에서 12주 동안 치료하며, 추적 내시경검사를 실시해서 완치가 안 된 경우는 증량하여 6개월간 유지할 수 있다. 내과적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하는 경우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출처: DiaTreat Vol.2 N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