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4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급성 충수염의 복통

    

민영일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센터 소장

Young-Il Min, M.D. &Ph.D.

Division of Gastroenterology,

Dept. of Internal Medicine,

Asan Medical Center,

Ulsan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흔히 일반인들이 그 의사는 맹장염도 모른다고 하면서 의사가 실력이 없다고 혹평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러나 필자는 급성충수돌기염의 올바른 진단이 복통진단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어려운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해부학적으로 상행결장의 맨 아랫부분의 불룩한 곳을 맹장 cecum 이라고 하며 흔히 맹장염이라고 하는 것은 이 맹장 자체의 염증이 아니라 맹장에 붙어 있는 새끼손가락 모양으로 생긴 9∼10 cm 길이를 가진 끝이 막혀 있는 관인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잘못 말하는 것이다. 사람에서는 이것이 퇴화되는 기관이므로 제거하여도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초식동물에서는 이것이 크게 발달되어서 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급성충수염은 급성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며 인구의 7∼12%가 걸린다. 어느 연령에서나 발병할 수 있지만 가장 건강한 시기인 20대와 30대에 흔하다. 남자에서 여자보다 1.3∼1.6배 많다.

 

급성충수돌기염은 충수돌기가 어떻게 위치하는가에 따라서 그 증상이 달라진다.

흔히 후맹장 retroceal, 후회장 retroileal, 전회장 preileal, 하맹장 subcecal, 골반충수돌기 pelvic appendix 등 여러 가지로 표현한다(그림 1).

    

 

급성충수염은 발병이 된 지 얼마나 시간이 경과되었는가에 따라서 예후가 달라진다. 일단 파열되고 나면 파열이 안된 환자에서는 수술 후에 사망률이 거의 없는데 비하여 100에 1명은 사망할 수 있고 노인에서는 천공이 되면 15%가 사망한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급성충수염의 의심이 강하면 확진이 없이 수술을 감행하여도 무방하다.

급성충수염은 일반적으로 24∼36시간에 터진다고 하지만 발병하여 터지기까지의 시간은 일정치 않으며 더 빠른 경우도 많다. 보통 24시간 이내에 수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급성충수염 환자들은 5명에 1명은 천공 후에 수술을 받게 되며, 어린이와 노인에서는 천공률이 훨씬 높아서 2세 이하에서는 93%에서 터지며 60세 이상에서는 40∼75%에서 터진다는 보고가 있다.

 

 

급성충수염의 4대 증상

급성충수염에서는 1)통증 2)식욕부진 3)국소압통 4)발열의 4대 증상이 있다.

 

1.통 

초기의 복통은 심와부에서 느껴지며 때로는 배꼽주위가 아프다. 밤에 아파서 깨어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처음의 통증은 심하지는 않고 참을 만하여 꼭 체한 것 같다고 말한 다. 가스가 많이 찬 것 같고 소화가 안 되는 것처럼 느껴져서 대변을 보고 가스가 나오 면 나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실제로 변을 보고 나도 증상이 지속되게 된다. 때로는 처음부터 배 전체가 아프거나 우하복부에 국한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상복 부의 통증은 4시간 정도에 최고조에 달하며 그후는 차차 가라앉게 된다. 이 통증은 내 장통으로서 그 국소화(localization)가 불명확하다.

 

먼저의 통증이 완화되면서 6시간쯤 되면 우하복부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심해지고 우하복부에 국한되며 몸을 움직이거나 기침을 하면 울려서 아프게 된다. 이것은 복막통이다. 복막통이 나타나는 것은 국소의 복막염 이며 이미 터졌거나 터지기 직전을 의미한다(그림 2).

    

 

그러므로 지금까지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체했다고 하면서 심와부통증으로 내원한 환자를 보면 반드시 4∼5시간 후에 다시 진찰을 해 보거나 전화를 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급성충수염 환자가 병원을 찾는 것은 흔히 발병하여 12시간 이후가 된다.

 

2.식욕부진

95% 이상에서 입맛이 떨어져서 음식을 섭취할 생각이 없게 되고 메스꺼우며 심하면 토하기도 한다. 식욕부진은 별로 중요한 증상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기 쉽지만 주의 하여야 한다. 평소에 건강하던 사람인데 갑자기 입맛이 없어지며 배가 아프면 급성 충수염이 아닌가 하고 한번은 의심을 해야겠다.

 

3.국소압통

아주 초기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진행되면 99%에서 국소압통이 나타나며 때로 는 한 손가락으로 짚어낼 수 있을 정도로 압통점이 범위가 좁고 명확하다. 경하게 타진 을 해서 압통점을 구별해 낼 수도 있다. 이 압통점이 발견이 안되면 충수돌기염이 아니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우하복부의 압통점으로 맥버니씨의 점(McBurneys point)이 있다. 이것은 상전회장골돌기(superior iliac process)와 배꼽을 연결하는 선의 외(外) 2/3의 점을 말한다. 이곳이 충수돌기의 부위와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 만 이런 압통점이 뚜렷하면 그곳의 국소 벽측복막에 염증이 파급된 것을 의미하므로 그 부위를 절개하면 바로 충수돌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전에는 로브싱점 Robsing point, 랜싱점 Lancing point 등 여러 압통점을 지적하였었으나 별 의미가 없고 대부분의 교과서에 맥버니점만 기재되고 있다.

압통점이 있는 자리에 반동압통을 동반하게 된다. 기침을 크게 하거나 몸을 움직이면 그 자리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골반충수돌기염은 천공되기전 복부에서는 압통점을 찾을 수 없고 직장 검사로 압통점을 알아낼 수 있다.

 

4.발 

아주 초기에는 열이 없을 수도 있지만 급성충수염은 근본적으로 화농성 질환이므로 24시간 이내에 반드시 열이 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38 ℃이상의 고열은 드물고 대체로 37°8 'C이 평균이라고 한다. 열이 전혀 없으면 급성충수염의 가능성이 적어진다. 처음에는 열이 없어도 시간이 경과하면서 열이 나게 되므로 2∼4시간 간격으로 열을 재어 보아 발열이 되면 진단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급성충수염의 증상은 순서대로 발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에 심와부 통증이 나타 나고 입맛이 떨어지며 열이 나기 시작하면서 오른쪽 아랫배의 통증이 발생된다. 통증이 시작되기 전에 고열이 있거나, 심한 설사를 하거나, 입맛이 먼저 떨어지거나 하면 충수염의 가능성은 적어진다.

 

5.기타 증상

급성충수염 환자에서는 설사는 드물며 대개 변비를 호소한다. 대변을 시원하게 보고 나면 나아질 것 같은 무지근한 감을 느껴서 스스로 관장을 하거나 하제를 사서 복용 하는 경우가 흔하다.

 

급성충수염에서 백혈구증다가 생기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국소성 복막염이 생겼을 때 뚜렷하므로 초기에는 정상일수도 있다.

요근증후(psoas sign)가 있다. 이것은 급성충수염에만 특징적인 것은 아니며 어떤 이유로든지 요근이 자극을 받으면 나타나는 현상이다. 왼쪽을 아래로 모로 누운 후에 우측다리를 편 채로 뒤로 젖히면 우측하복부에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그림 3).

    

 

급성충수염 환자에서 환자가 우측 넓적다리를 오므리고 있으면 편한 것도 같은 이치이다.

 

폐쇄근 증후도 있는데 이것은 폐쇄근(obturator) 이 자극을 받으면 통증이 유발되는 것을 말하며, 환자를 똑바로 천장을 보고 눕히고 오른쪽 다리의 무릎과 엉덩이를 구부린 후에 내측으로 구부릴 때 통증이 유발되는 것을 말한다(그림 4).

    

 

위의 두 가지 증상은 충수돌기의 위치를 표시하는 중요한 소견으로서 압통점과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

 

 

비특이적 충수돌기염(atypical appendicitis)

 

앞에 기술한 것은 모두 전형적인 충수돌기염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충수돌기염은 충수돌기가 놓여 있는 장소에 따라서 증상이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것들을 합쳐서 비특이적 충수돌기염이라고 한다.

 

 

후맹장충수돌기염(retrocecal appendicitis)

후맹장충수돌기염과 후회장충수돌기염(retroileal appendicitis)는 충수돌기와 벽측복막 사이에 맹장이나 회장이 놓여서 격리시키고 있으므로 다음과 같이 증상이 전형적인 것과 많은 차이가 있게 된다.

 

(1) 벽측복막을 직접 자극하지 않으므로 통증이 둔하며 덜 심    하다.

(2) 처음에 심와부가 아프다가 우하복부에 국소화하는 경향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국소화가 뚜렷하지 않고 등뒤나 허리 쪽이 아플 수가 있다. 특히 비만한 노인에서는 천공된 후맹장충수돌기염을 알아보기가 매우 어렵다.

(3) 정중부쪽으로 치우치면 요관을 자극하여 빈뇨, 배뇨통이 있을 수 있다.

(4) 근육의 자극이 덜 심하여 복부의 압통이 미약한 경우가 많다. 오히려 옆구리 아래쪽을 잘 만져보면 압통이 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다.

(5) 충수돌기가 회장 뒤에 위치하면 초기에는 회장이 자극되어서 설사 같은 변을 자주 보게 되지만 일단 파열되면 회장의 기능이 마비되므로 소장폐색과 같은 증상이 초래된다. 충수돌기가 회장의 앞에 위치하면 일으키기 쉽지만 국소화되면 앞에서 잘 만져지므로 진단이 용이하다.

 

 

골반충수돌기염(pelvic appendicitis)

 

확진이 매우 어려운 질환으로서 터져서 말썽이 되어야만 개복수술을 해 알아내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 심와부가 아프다가 곧 하복부의 통증 및 경직으로 이행되는 점은 동일하지만 오른쪽보다는 왼쪽 아랫배가 잘 아프다는 점이 중요하다. 처음에 심와부통이 있다가 터지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되므로 초기증상을 잘 기억하고 있지 못하여 3∼4일이 지나서 본격적인 골반염 증상이 나타나서야 비로소 관심을 갖게 된다.

 

방광, 골반벽, 직장을 자극하므로 소변이 계속적으로 마려워지고 대변이 차서 안 나오는 것 같은 증상이 심하다. 때로 소변볼 때 아프기도 하고 설사가 나기도 한다. 이 경우 복부촉진으로는 압통점이 발견되지 않고, 손가락을 넣어서 직장검사를 하면 불룩하게 된 압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기타 특이한 충수돌기염

진기한 종류로서 장의 회전이상(malrotation)이 있어서 충수돌기가 우상복부에 있는 경우에는 급성담낭염과 전연 구분이 어렵다. 또 충수돌기가 매우 긴 경우에는 복부 어디든지 예기치 않은 곳에 충수돌기염이 나타날 수 있다.

충수돌기가 대변석(fecalith)이나 꼬임(kinking), 유착으로 인해 막혀서 연동운동이 항진되는 경우에는 산통성 통증이 생기며 마치 소장폐색과 같은 증상을 초래할 수 있고, 곧바로 충수돌기가 썩어서 터지게 된다. 충수돌기염은 매우 이른 시기에 수술을 하면 조직학적으로는 거의 정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영아의 충수돌기염

 

어린이는 제대로 통증을 표현하지 못하므로 영아의 충수돌기염 진단은 매우 어렵다. 대개 천공이 되어서 수술로써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아기가 늘어지고(lethargic), 보채고, 잘 안 먹고 하는 것이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며 압통을 잘 알아보기가 어렵고 때로는 안정 (sedation)을 시킨 후에 만져 보아야 알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 및 청소년에서 충수돌기염과 증상이 매우 유사하여 조심스럽게 감별해야 할 병이 장간막림프절염(mesenteric lymphadenitis)이다. 이것은 우하복부의 통증이 오심과 구토가 나타나기 전에 발생되고 그 압통점이 덜 뚜렷하며 넓은 범위를 차지하게 된다. 림프절 종대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감염을 시사하는 증상으로서 고열, 두통, 인두통, 근육통, 결막염의 증상을 함께 가지게 된다. 설사가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질환으로서 바이러스감염이 가장 흔하지만 세균인 예르시니아 Yersinia의 감염증도 유사한 증상을 일으킨다.

 

 

노인의 충수돌기염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발생된 충수돌기염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처음부터 증상이 애매한 경우가 많고 환자 자신도 병원을 찾는 것을 미루다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통증, 압통, 발열 등의 증상 발현이 미약한 것이 큰 차이점이며 이로 말미암아 천공이 되기 쉽고, 수술후의 사망률도 높다.

 

 

임신중의 충수돌기염

 

임신중에도 충수돌기염에 걸리지만 9개월까지는 일반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 임신후반기가 되면 커진 자궁이 맹장을 밀어 올리므로 압통점이 변하여 배꼽 옆이나 오른쪽 갈비뼈 직하부로 달라질 수 있다. 흔히 임신중에 배가 아프면 산부인과를 찾아가게 되는데 산부인과의사들의 충수돌기염 가능성을 알아보는 눈이 중요하며 최근에는 초음파검사로써 급성충수염을 95%에서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으므로 의심이 되면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충수염의 감별진단

 

실제로 복통을 일으키는 모든 질병은 급성충수염과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우선 우하복부에 위치하는 장기의 질병들은 모두 유사한 증상을 일으킨다. 예를 들면, 대장게실염, 대장암, 림프종, 크론씨병, 요관결석, 요근농양 등이 있다.

보통 때에는 우하복부에 위치하지 않는 장기이지만 이런 장기가 천공되거나 염증이 생기면 장간벽의 구조와 대장구(colonic gutter) 의 형태로 인하여 우하복부로 농양이 모이는 등 염증이 집중되어서 급성충수염과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그 예로 위십이지장 천공, 급성췌장염 등이 있을 수 있다.

때로는 확장된 장기가 비정상적으로 우하복부에 놓일 수 있다. 담낭이 확장되면 우하복부에서 만져질 수도 있으며 급성담낭염이 급성충수염과 유사하게 보일 수 있다. S상결장게실염, 소장폐색도 구분이 어렵다.

 

여자에서는 여러 가지의 부인과 질환이 급성충수염과 감별이 어렵다. 젊은 여성에서 충수돌기염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는 배란통 (mittelschmerz)이 있다. 이것은 생리주기의 한가운데에 배란이 되어서 이것이 난소여포를 파열시키면서 난자가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생기는 통증이다. 예리한 하복부에 통증이 생기면서 국소의 압통점도 뚜렷하다. 약간의 미열과 백혈구증다도 동반될 수 있다. 조심스럽게 관찰을 하면 수 시간 내에 서서히 통증이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급성난관염(acute salpingitis)도 충수돌기염과 유사하지만 처음에 심와부통이 있다가 우하복부로 이행되는 증상이 없으며 처음부터 고열이 나고 양측으로 염증이 생기는 점에 차이가 있다.

급성충수염을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에는 복부초음파검사가 좋으며 경험이 많은 의사가 하는 경우에는 95%의 정확성을 가진다. 충수염이 천공된 것이 의심되면 복부 CT검사가 유용하다.

 

[출처 : DiaTreat Vol.2 N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