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회장과 이계융 상근부회장이, 다국적의약산업협회 이상석 상근부회장과 김성호 전무가 출석했다.
다국적제약사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문은 당초 제시한 신문요지(다국적제약사의 사회적 기여)와 다르지 않았다. 반면 병원협회는 예고된 ‘상급종합병원 상황 점검’보다 폭 넓은 의료계 현안들이 언급됐다.
4·6차 투자대책활성화에 따른 의료기관 부대사업확대와 영리자법인에 대한 지적과 토요가산제,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 등 다양한 문제가 나왔다.
다국적제약사 사회공헌활동 늘려야
이날 증인신문에서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은 다국적제약사가 국내 사회 기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다국적 제약사가 한국에서 상당한 수익 올리고 있는 건 사실 아니냐”며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 공헌(기여)을 늘릴 계획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상석 상근부회장은 “아주 많은 수입을 얻는다고 말할 순 없다”며 “다국적사의 사회 기여 활동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다국적제약사들은 어느 정도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상근부회장은 “충분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여러 이윤을 한국 사회에 환원해야겠다는 의지는 가지고 있다”며 “이는 다국적 회원사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사회공헌을 좀더 늘려야 한다고 말하자 이 부회장은 “다국적제약사 사장들과 의견을 나누도록 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다국적제약사가 약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다국적제약사든 국내 제약사든 역할은 같다고 본다. 약에 대한 접근성 떨어지는 환자를 위해 약을 제공해야 한다”며 “그런면에서 다국적사의 경우 글로벌 임상 등을 통해 기회를 많이 주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사와 비교해서 사회적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근부회장은 “국내에서 다국적제약사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역할(요구)을 알고 있다”며 “이를 위해 다국적사도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6차 투자활성화 대책·토요가산제·대형병원 환자 쏠림 문제
다국적의약산헙협회 증인신문이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됐다면 병원협회 신문에서는 ▲6차투자활성화 대책 ▲토요가산제 ▲병원 경영난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 의료계 현안들이 거론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정부의 6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문제 삼았다.
안 의원은 “지난 4·6차 투자활성화 정책인 부대사업확대, 자법인설립 등이 6차에서 보면 결국 3개 법인에 특혜 주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안 의원은 “병원협회장으로서 정부 정책에 대해 점수를 매겨달라”고 요구했다.
박상근 회장은 “경영 어려움에 처해있는 병원의 물꼬를 터주길 바라는 것은 많은 병원들의 바람이다. 경쟁력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앞서가는 병원의 의료사업(자법인)이 큰 역할 하고 있다. 이를 기회 삼아서 다른 의료법인도 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말하며 직접적인 답변은 회피했다.
3개 법인만 특혜라는 지적에 대해 박 회장은 “그들만 위한 법이 아니다”라며 “앞서가다보니 법에 접촉되는 부분을 철회해달라는 요구”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주 5일제 근무로 토요일 진찰료 가산제가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 지적했지만 박상근 회장은 토요가산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의원 “일반적으로 환자 진찰료 4000원+500원인데 내년 10월부터는 500원 추가 인상된다”면서 “지난 연말 병원협회가 복지부에 건의한 내용이 1차 의료기관에 이어 2차 의료기관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원협회 입장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토, 일 관계없이 진료가 이뤄져야 한다. 의료인, 간호사에 대한 수당을 줘야하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의원급 뿐만 아니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진료비가 추가 인상되면 국민들에게 부담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영문을 모르는 환자들은 추가 요금에 불만이 있을 것 같다. 홍보 대책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환자에게 모든 것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게 기본이지만 그걸 못한 것 같다”며 “급여행위 표준화와 특별위원회를 마련했다. 환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문정림 의원은 “의원급 병원 경영이 악화되는 가운데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이는 상급병원만 책임질 문제가 아니다. 전반적인 의료체계 문제다. 의료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쏠림 현상 막을 수 있는 대안이 있느냐”고 박 회장에게 물었다.
박 회장은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인위적으로 막긴 어렵지만 병원인증평가 등을 통해서 서서히 완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