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성형 분야의 인력난 타파 필요성과 필수의료로서의 역할이 강조됐다.
대한성형외과학회(이사장 장학)가 ‘PRS KOREA 2024’를 17~19일 개최한 가운데 마지막 날인 19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기자간담회에서 김태곤 홍보이사는 전국 성형외과 전공의 중 단 12명만 남고 모두 사직한 상황을 언급하며, 성형외과도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김 홍보이사는 전공의의 사직에 따라 교수들도 업무 과중으로 사직이 늘고 있다고 전하며, 향후 필수의료를 담당할 ‘재건’ 성형 분야에서의 의료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 홍보이사는 특히 전공의들의 내년도 복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수련 병원들이 내년 운영 계획과 예산 수립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김 홍보이사는 “올해 전문의 시험 대상자는 약 20명에 불과하며, 내년에는 신규 전문의 배출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의 부족으로 필수 의료 분야에서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또 김 홍보이사에 따르면 ▲두개안면 기형 ▲유방암 환자의 유방 재건 ▲외상 및 종양으로 인한 결손 재건 등의 재건성형은 필수의료로 분류되는데, 전임의 지원자와 교수 지원자가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장기적인 인력난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 홍보이사는 “필수의료 분야가 붕괴하지 않도록 학회 차원에서 윤리 기준 강화, 부작용 관리 체계 개선, 미용성형 분야의 체계적 관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형외과와 관련된 언론 보도의 정확성 문제도 제기됐다. 김 홍보이사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저지른 사건이 언론 보도에서 성형외과 의사로 잘못 명명된 사례가 있었다”며, “이로 인해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큰 충격과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학회는 이와 관련해 언론사에 협조 공문을 보내며 전문의와 비전문의 간 명칭 구분이 정확히 이뤄지도록 요청해왔다.
또한 향후 학회가 ‘액티브 멤버십’을 도입해 성형외과 전문의 회원의 질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이어 장학 이사장도 “성형외과는 필수의료의 백업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증 질환과 관련된 논의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안면외상의 경우 중증으로 간주되지 않는데, 이는 중증 분류 기준이 현재의 성형외과 역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암 수술, 큰 외상, 창상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달 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중증 체계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재건 분야의 지원자 부족은 학회에서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재건 전문의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군 복무 후 복귀 인력이나 전임의가 대학병원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환경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꼬집었다.
차기 이사장인 이원재 기획이사는 “중증 환자 비율이 70%를 넘으면 추가 보조가 들어가지만, 성형외과에서는 DRG 등급에 따라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중증 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기획이사는 “1cm의 상처도 안면 형태와 기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를 중증으로 보지 않는 현실은 개선이 필요하다. 대학병원에서 수행되는 골절 수술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중증 체계에서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관심을 갖고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AI 기술과 관련해 박은수 학술이사는 “AI는 성형외과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AI는 수술 계획을 세우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정확도를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를 축적해 결과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박지웅 학술이사는 “성형외과의 비침습적 분야에서 AI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제언했다. 예를 들어, 피부암 사진 판독 등의 분야에서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면서 이는 데이터 사이언스와의 결합을 통해 성형외과의 미래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Innovate, Integrate, Inspire’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1380명 이상이 등록한 가운데 외국 45개국에서도 400명 이상이 등록하는 등 많은 의료진들의 관심을 모았다.
신경조정 분야의 기초연구와 수술에 저명한 Paul Cederna 교수, 유방수술 분야의 저명한 의사이자 차기 미국성형외과 학회 회장인 Scott Hollenbeck 교수, 코성형 분야에서 세계적인 의사Teoman Dogan 교수, 미국미세재건학회 회장 Babak J. Mehrara 교수 등 각 성형수술 분야 권위자들의 강연도 진행됐다. 또 이번 학술대회에서 일본, 대만, 태국, 독일 등과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세계화된 학술대회를 위해 다양하고 새로운 세션들도 등장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의 재생의학, 조직공학, 의료기기, 디지털 치료제, 성형외과 영역에서의 중개의학에 대한 세션이 준비했으며, 미용성형분야의 세계적인 리더로서 눈성형, 가슴성형, 지방흡입, 최소침습성형 등의 세션이 준비됐다.
특히 저번 학술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젠더세션이 마련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성별확정수술과 관련된 안면부 수술 ▲복막 질성형술 ▲KITE 연구 결과가 조명됐다. 성형외과에서 다루는 타 수술 대비 성별확정수술은 많이 다뤄지는 분야가 아니지만, 재건 수술의 한 분야라는 점 그리고 니즈가 아시아와 국내로 넘어오고 있는 것을 고려해 국내 학술대회에서도 세션이 마련됐다. 대한성형외과학회는 추후 학술대회에서도 지속적으로 세션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