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의 수가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는 제시된 인상률을 받아들여 타결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의협은 협상 최우선 조건인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철회’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결렬 이유를 밝혔다. 양측의 결렬은 연속 3년째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는 “처음부터 우리가 계속 강력하게 철회를 요구했던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결국 공단이 하겠다는 뜻을 유지했다”며 “더 이상의 협상이 무의미해져 결렬됐다”고 말했다.
행위 유형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은 현재 행위별 수가에 곱해지는 ‘환산지수’를 필수 의료 등 저평가된 의료행위에 한해 더 올리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행위 유형과 상관없이 획일적으로 환산지수를 일괄적으로 인상해 왔다.
최성호 의협 수가협상단장은 “공단이 2차 협상에서 검체 영상·처치·수술 등 전체 인상률 1.9%에 플러스 0.2%p를 준다고 했는데 0.2%를 어떻게 분배하는지가 나오지 않았다"며 "그게 차등 적용이라고 판단했고, 그래서 2차 최종협상을 끝으로 더 이상 안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가장 마지막까지 협상에 임한 병원 유형도 끝내 결렬됐다.
송재찬 병협 상근부회장은 “최종 1.6% 인상률을 제시받아 결렬했다. 최소한의 비용증가를 감내할 수 있는 수가인상률을 제시했으나 인상률이 경영난과 의정갈등 속 병원의 어려움을 타개할 만한 정도에 미치지 못했다”며 “회원 병원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첫 타결 소식은 치과 유형이 전했다. 인상률은 지난해와 같은 3.2%다.
마경화 치협 보험부회장은 “제시받은 인상률이 아쉽긴 하지만, 지난해 순위와 밴드 총량을 비교했을 때 조금 더 주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공단 측에서 앞서 연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밴드 총량을 크게 잡을 계획이 없다고 했는데다가, 오늘 협상 과정에서 더 늘릴 가능성도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밝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의 유형은 인상률 3.6%에 도장을 찍었다.
정유옹 한의협 수석부회장은 수가 인상률에 만족하지는 못한다면서도 “유형 순위 1위로 한의계가 힘든 상황이란 것을 알린 만큼, 공단 측과 향후 보장성 강화 방안을 논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약국 유형은 가장 늦은 새벽 3시를 넘어서까지 협상을 벌였다.
대한약사회 박영달 부회장은 “지난해보단 인상됐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한정된 밴드 총량 내 협상하려니, 협상을 길게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약국 유형은 고정돼 있는 환산지수 외엔 수가를 올릴 방법이 없는 만큼 향후 신 상대가치항목 개발 등 총 상대가치 총 점수를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도 전체 수가 평균 인상률은 1.96%로 추가 소요재정은 1조 2708억원으로 추계된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결렬된 의원과 병원 유형은 6월 개최될 건정심에 보고된다. 건정심에선 해당 유형의 환산지수를 6월 30일까지 의결하고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5년도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의 내역을 고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