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검진학회가 5월부터 시작되는 4주기 검진기관평가에 대해 쓴소리를 날렸다.
일부 대형검진기관이나 병원급 의료기관에 유리한 평가항목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건강검진학회는 8일 롯데호텔서울에서 제3회 춘계학술대회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양한 건강검진제도의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신창록 회장은 “검진가관평가 시행계획을 들여다보면 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해 평가 기간을 연장하고 방문 조사를 생략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방침들은 환영할 만하다”면서 “하지만 평가 결과 우수한 검진기관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법으로 ‘최우수’ 기관을 선정하고 다양한 홍보 매체를 통해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대형검진기관이나 병원급 의료기관에 유리한 평가항목이 다수 포함돼 있고, 건강검진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인 검진 후 사후관리가 적절한지를 알 수 없는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을 선정하고 공개하는 것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공평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것.
신 회장은 “차라리 평가 결과 우수한 기관에 대해서는 차기 평가면제라는 인센티브로도 충분할 것”이라며 “검진기관평가의 항목을 현실에 맞게 설정해 미흡기관의 검진 수준을 높이고 검진 후 사후관리의 적절성을 강화하는 항목을 추가해 국가 전체 건강검진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반검진을 일차 의료기관에서만 가능하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이와 관련 신 회장은 “지난해 발표된 제3차 국가 건강검진 종합계획의 목표는 질환 의심자, 건강 위험군의 사후관리를 강화해 국가 건강검진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있다”며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중점으로 둬야하는 분야가 바로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만성질환 분야”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질환 의심자에 대한 조기발견과 위험군의 사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일반검진을 의료기관 종별에 차등없이 시행되고 있는 현 검진제도를 일차 의료기관에서만 가능하도록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수검자 최우선의 건강검진제도를 지향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 또한 이 정책이 자리를 잡고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검진결과 상담이나 검진 당일 일반진료에 대한 진찰료 수가를 꼭 보전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검진 수검률을 높이고 만성질환 관리에도 도움을 주는 방안으로 만성질환관리제에 있는 검사 바우처 제도처럼 일차 의료기관에서 일차검진을 받는 경우 바우처로 지원해 주는 것을 비롯해 행정비용 절감을 위한 검진관련 기록의 전자문서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끝으로 신 회장은 “건강검진은 더 이상 대형 검진센터나 종합병원에서 받아야 하는 검사가 아니다. 평소에 자주 다니고 내 몸을 잘 아는 단골 의사에게 불편한 증세를 상담하며 필요한 맞춤형 검진을 할 때 그 효율성이 배가 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고, 건강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학회는 앞으로도 일차의료기관의 검진이 국민건강 증진에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며, 그 질이 우수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연구와 교육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