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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노인의학회 “방문진료, 수가‧시스템 정비해야”

내부적으로도 의료진들의 ‘도전’과 ‘전문화’ 요구해
대한노인의학회 추계학술대회 기념 기자간담회 개최

노인 의료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들이 최근 시범사업 중인 ‘방문진료’에 대해서 시스템 정비 및 수가 확대를 요구했다. 

대한노인의학회가 26일 제39회 추계학술대회 개최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기자간담회에는 이창훈 회장, 김한수 이사장, 김봉식 학술부회장, 이은아 학술부회장, 이상범 공보 및 정보통신 부회장, 안지현 총무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이동이 힘든 노인 환자들의 재택의료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학회에 따르면 전화 등을 이용한 비대면진료가 거론되고 있지만 오히려 상대적으로 청력과 인지기능이 저하돼 디지털기기 이용에 서투른 노인 환자들이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

학회는 이를 대신할 수 있는 방법 중 ‘방문진료’를 가장 적절한 진료방법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낮은 수가와 정책 지원 부족, 홍보 부족 등으로 방문진료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상범 공보 및 정보통신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방문진료 건수가 늘어나고 있으나 방문진료를 하는 의사나 방문진료를 받는 환자들에게는 어려움이 있다. 환자들은 어디에 신청해야 방문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 모르고, 의사들은 마음먹고 방문진료를 하려 해도 수요 환자들을 어디서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 획득이 어렵다.”고 화두를 던졌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의 방문진료 관련 시범사업만 총 17개가 된다고 하지만 이들간 연계나 조정이 되고 있지 않고,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작동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의사 한 명이라도 더 빨리 방문진료 경험을 늘리고 참여해야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아갈 수 없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는 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상범 공보 및 정보통신부회장은 “의사 혼자 이동 시 수가가 12만원대,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 스텝들과 함께 이동할 시 수가는 16만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가의 행위별 수가제가 포함되는 경우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일본의 절반 정도 되는 수가로 낮은 편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번 시간을 비웠을 때 가능한 많은 환자들과 연결돼 많은 건수를 달성할 수 있다면 충분히 경영이 가능하다.”면서도 “건수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한 번 방문진료 나갔을 때 한분씩 차근차근 진료할 수 있도록 수가를 확실히 올려준다면 더 많은 의사들이 방문진료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상범 공보 및 정보통신부회장은 “병원이 아닌 환자의 집으로 방문하는 것이며, 환자 거주지 위치도 제각각인데다가 주차 가능 여부도 알 수 없고, 방문하는 날 날씨가 궂을 때도 있다. 또 방문하더라도 환자가 의료적 처치만 필요한 것이 아닌 여러가지 복지 연계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방문진료는 의사 입장에서 굉장히 마음을 크게 먹어야 나갈 수 있는 것”이라 강조했다. 

아울러 “동반인력 수가를 올려주는 것만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위한 절박함이 있어서 방문진료를 하는 것”이라며 “방문진료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을 펴려는 쪽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수 이사장은 “실제 방문진료만을 하고 있는 한 의료진에 따르면 방문진료만으로 운영하기에는 인원 수부터, 행정적 작업의 복잡성 등을 토대로 제약이 너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방문진료 시 주차비 등도 수가에 포함이 돼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봉식 학술부회장은 “봉사정신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닌 제도권 하에 들어오게 하려면, 간호조무사 동반 시 수가가 적절해야 한다. 그래야 많은 의원들에서 방문진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범 공보 및 정보통신부회장의 부연설명에 따르면, 올해부터 1차의료 방문진료 수가에 동반인력가산 항목이 생겼지만 정작 동반인력가산을 청구할 수 있는 직종은 간호사,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3개뿐. 따라서 간호조무사가 포함되면 1차 의료기관의 의료진들이 방문진료를 하는 데에 허들을 줄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아 학술부회장은 “방문진료는 난관이 있는 진료”라고 했다. 이은아 학술부회장은 “방문진료는 국가에서도 필요로 하는 분야고, 노인환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병원으로 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필연적 의료 행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저수가인데다가 최근 의사들 중 본인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 시범사업 때 수가가 가장 높았다가 점점 낮춰지고 있는데, 시범사업부터 제대로 평가된 수가로 지급해야 한다. 특히 방문진료 시 의사와 동행하는 의료진들의 안전에 대한 법적문제도 고려해야 하며, 방문진료팀의 주차 문제에 대해서도 장애인 차량 주차구역 우선 이용 등의 혜택이 필요하다. 즉, 시스템을 갖춘 후 방문진료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공적 서류를 작성할 시간도 부족하다. 의료수가가 낮아서 환자들을 많이 진료하지 않으면 운영을 할 수 없다. 때문에 진료 후 기록을 해야 하지만 진료시간 안에 할 수 없다. 결국 진료시간 끝난 후 21~22시까지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진료기록도 의료행위이지만 이에 대한 수가는 전혀 책정돼있지 않다. 방문진료에서는 의사들의 서류 업무에 대해서도 국가에서 비용을 정당하게 지급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외적인 수가 확대 및 시스템 확충에 대한 목소리가 쏟아진 가운데, 내부적으로도 역량을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ChatGPT 활용법에 대한 세션도 준비가 됐는데, 이 역시 의도됐다는 설명이다.

이창훈 회장은 “환자가 많아서 개인 시간이 없다는 선생님들이 많지만 언젠가는 반대로 환자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령화시대에 접어들어 재택의료 필요한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뒤늦게 시작해봤자 늦다. 먼저 시작하면서 정부의 정책적인 것들을 보완하고,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느껴야 정책 입안자들과의 말에서 실질적인 말이 오갈 수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방문진료는 일명 ‘바이탈 의사’들이 꼭 필요하다.”며 “중무장을 해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방문진료를 위해서는 일단 의사가 많이 알아야 한다. 신경과, 내과뿐만 아니라 외과적 처치도 할 줄 알아야 하고 ‘토탈케어’를 해야 한다. 특히 재택의료가 필요한 노인들은 복합 질병을 많이 갖고 있다. 복합적으로 돌볼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경험이 부족하면 안 된다.”고 조언을 더했다. 

한편 학회는 춘계와 추계 정기 학술대회 이외에도 회원들을 위해 매월 정기적으로 온라인 라이브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8월에 ‘불면증 치료의 최신 지견’, 9월에 ‘다양한 증례를 통한 노인 심장세동 환자의 심전도와 치료 접근법’, 10월에 ‘다양한 증례를 통한 두통의 진단 및 치료 접근법’, 11월에 ‘노인의 손발저림과 쥐 발생 원인과 치료’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