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정책

“간호사, 주4일제로 워라벨↑·이직 의향↓…주4일제 확대해야”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 주4일제 시범사업 연구결과 중간 발표

병원 간호사들에게 주4일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운영해 봤더니 간호사의 육체적·정신적 건강 및 스트레스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근로 의욕과 업무효율이 상승하고, 개개인마다 충분히 여가생활과 자기계발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면서 의료서비스 질이 개선되고 이직 의향이 감소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주4일제 도입·정착 및 근로시간 단축 과정에서 기존보다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비용이 발생하지만 이직률 감소에 따른 신규 간호사 채용·훈련에 필요한 비용·시간과 이직률 및 실업기금 규모 감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연세의료원 주4일제 시범사업 연구결과 중간보고회’가 10월 11일 오후 4시 연세대학교의료원 ABMRC 유일한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표된 ‘주4일제 시범사업’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4일제 시범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은 시행 전보다 워라벨 만족도가 높고 행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행복도는 주4일제 비시행 병동의 근로자의 경우 변화가 없었던 반면, 주4일제 참여자의 행복도는 2차 설문조사 기준 7.1점으로 1차 설문조사(5.3점) 대비 1.8점 상승했다.

일과 삶의 균형도 주4일제 비시행 병동의 근로자들은 변화가 없었던 것과 달리 주4일제 참여자의 일과 삶의 균형 점수는 6.2점으로 시행 전 대비 2.5점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더불어 주4일제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주4일제 참여자와 같은 병동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일과 삶의 균형 점수도 시행 전(3.9점)보다 소폭 상승한 4.4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일과 삶의 균형’ 주요 지표 5개 항목 모두 주4일제 참여자가 비참여자에 비해 최소 7.6점에서 최대 16.5점 격차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퇴근 후 피곤해서 자기개발·여가생활 여력이 부족함은 주4일제 참여자가 53.8점으로 비참여자 70.3점 대비 16.5점 낮았고, ▲업무로 개인 생활을 누릴 시간이 부족함은 주4일제 참여자가 비참여자의 67.1점 보다 12.1점 낮은 45점을 기록했다.

이어 ▲가족·친구·지인들로부터 “내가 너무 많은 일을 한다”는 말을 들음이 주4일제 참여자가 57.5점으로 비참여자 72.1점보다 14.6점 낮은 점수를 보였고, ▲가사 돌봄으로 심신이 피곤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움이 주4일제 참여자가 40점으로 비참여자 47.6점과 비교하면 7.6점 낮았다.

마지막으로 일과 사생활 중 무엇이 먼저인지에 대해 갈등함이 주4일제 참여자는 40점을 기록한 반면, 비참여자는 50.3점으로 참여자보다 10.3점 높았다.

또, 여가시간의 경우 주4일제 참여자가 여가시간이 충분하다고 인식하는 경우는 61.8점으로 시행 전(35.2점)보다 26.6점 증가했다. 

이는 주4일제 비시행 병동의 근로자들이 동기간 여가시간 충분 인식 점수가 13.3점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여가시간 충분 인식 점수가 2배 늘어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도 주4일제 참여자의 휴일 여가시간도 유의미하게 늘어났는데, 주4일제 참여자의 휴일 여가시간은 4시간33분으로 주4일제 시행 전(3시간25분)보다 1시간8분 늘어났으며, 주4일제 비참여자의 휴일 여가시간(3시간51분)보다도 40분 가량(42분) 많았다.

특히, 주4일제 비참여자의 여가활동은 90.5%가 휴식이나 TV시청이 많았던 것과 다르게 주4일제 참여자의 여가활동은 ▲스포츠 45% ▲여행 30% ▲자기계발 20% 순으로 주4일제 비참여자보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또, 휴일 자기계발시간은 주4일제 비참여자는 1시간34분으로 주4일제 시행 전(1시간25분) 보다 9분 증가하기는 했으나, 큰 변화를 보여주지 않은 반면, 주4일제 참여자의 경우 2시간15분으로 주4일제 시행 전(1시간31분)보다 44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적 관계 변화의 경우 주4일제 참여자는 직장 생활 중 ‘사회적 관계’와 관련해 각각 긍정변화 45%, 부정 변화 15%, 변화 없음 40% 등으로 응답했다. 반면에 주4일제 비참여자는 각각 긍정 변화 3.2%, 부정 변화 34%, 변화 없음 62.8% 등으로 나타났다.

주4일제는 ‘건강과 활동 및 대인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줬다.

지표별로 주4일제 시행 전과 살펴보면 ▲퇴근 후 체력 저하 문제는 주4일제 참여자는 17점 개선됐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비참여자는 오히려 3.9점 악화됐음을 응답했으며, ▲일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 문제의 경우 주4일제 참여자는 10.3점 개선된 반면, 비참여자는 2.6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의 피로도 문제는 주4일제 참여자는 12.8점 개선됐으나, 비참여자는 1.6점이 개선된 것에 그쳤고, 육체적 활동 강화 역시 주4일제 참여자는 10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비참여자(3.1점) 대비 3배 이상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 건강상태는 주4일제 참여자는 4점 개선된 반면, 비참여자는 고작 1.4점만 개선됐으며, 대인관계는 비참여자는 변화가 없는 것과 다르게 주4일제 참여자는 4.2점 개선됐다.

아울러 주4일제 참여자는 주4일제 시행 전보다 각각 ▲육체적 지침 18점 감소 ▲정신적 지침 17.5점 감소 ▲집중 어려움 9.5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4일제 비참여자는 ‘소진’ 관련 변화는 없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곧 직장생활 만족도 상승과 이직 의향 감소로 이어졌다.

우선 직장생활 만족도는 주4일제 참여자의 경우 비참여자의 직장생활 만족도가 시행 전보다 오히려 5.6점 떨어진 45.8점으로 조사된 것과 다르게 시행 전보다 14.8점 증가한 65점을 기록했다.

특히, 주4일제 시행 5개월 시점에서는 주4일제 참여자의 직장 만족도가 각각 만족 55%, 보통 40%, 불만 5% 등으로 비참여자의 만족도가 각각 만족 14.6%, 보통 56.3%, 불만 5%를 기록한 것보다 더 높은 만족도를 보여줬다.

이직 의향의 경우 주4일제 참여자는 주4일제 시행 전에는 이직 의향이 17.4%였으나 주4일제 시행 후에는 10%로 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4일제 참여자와 같은 병동에서 일하는 비참여자 또한 주4일제 시행 전에는 이직 의향이 31.8%였다면 주4일제 시행 이후에는 이직 의향이 22.9%를 기록하는 등 주4일제 전후로 이직 의향이 8.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4일제 참여자가 전혀 없는 미시행 병동에서는 이직 의향이 동 기간 8.3%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주4일제가 숙련된 간호사를 지키는 것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노동 현실 상황’ 주요 지표도 주4일제 참여자가 비참여자에 비해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표별로 주4일제 시행 전과 비교하면 ▲자주 일을 그만두고 싶음은 주4일제 참여자의 경우에는 25점 감소한 반면, 비참여자는 5.7점 증가했고, ▲출근하기 싫음이 주4일제 참여자는 20.6점 감소한 것과 다르게 비참여자는 1.5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돈을 받기 위해 일한다는 마인드가 주4일제 비참여자의 경우 4.2점이 증가했다면 참여자는 2.9점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으며, ▲현재 업무에 의미·열정을 느끼지 못함 지표도 주4일제 비참여자는 3.9점 증가한 것과 다르게 참여자는 오히려 14.7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주4일제 참여자는 비참여자에 비해 업무량과 노동강도 등이 미세하게 개선됐다. 주요 노동과정에서 시간 압박 및 재촉 경험이 줄어들었고, 업무 절차 및 배분 프로세스 간소화와 효율적 진행 등도 미약하지만 좋아졌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위와 같은 긍정적인 변화는 곧 의료서비스 업무 과정의 안전 및 서비스가 개선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주4일제 참여자가 비참여자에 비해 의료사고 위험성이 감소하고, 서비스 질 향상 인식이 높아진 것이다.

구체적으로 의료사고·안전사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주4일제 참여자는 시행 전보다 16.5점 감소한 반면, 비참여자는 고작 1점이 감소한 것에 그쳤다.

이용자들에 대한 친절도는 주4일제 참여자의 경우 주4일제 시행 전보다 6점 증가했는데, 이는 비참여자들이 주4일제 시행 전보다 1.3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라 할 수 있다.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의료·상담 및 서비스 질 또한 주4일제 참여자는 시행 전보다 10.9점 증가한 반면, 비참여자는 시행 전보다 2.1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4일제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왔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력 충원과 예산이다.

이날 중간보고회에 참석한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이사장은 “연세의료원 산하 부속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6000명에게 모두 주4일제를 적용할 경우 추가 예산이 최소 44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근무시간을 단축하거나 주4일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8시간씩 근무하며 교대하는 ‘3교대 근무체제’의 사업장 및 365일 24시간 운영돼야 하는 병원 등은 인력 충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다만, 인력 증원에 따른 증가하는 예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주4일제 적용 및 인력 확충을 통해 붙잡을 수 있는 숙련된 간호사와 이직에 따른 사회자본의 지출에 대한 부분도 포함해 주4일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이사장은 “벨기에와 아이슬란드 등의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근무시간 단축을 통해 이직률이 줄어들자 고용지원기금(고용보험)에서 제공하는 실업기금의 규모도 같이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더불어 직장에서 지출하는 퇴직금 등이 나가지 않는 것과 신규 간호사를 교육하고 현장에 적응하며 숙달된 인력으로 만드는 것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 등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음을 덧붙였다.

이외에도 병원에 대해서는 정부가 필요한 인력 충원에 필요한 비용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됐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