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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국립중앙의료원(의료)-중앙감염병병원(방역) 역할 모순”

방역에 의료가 종속…명확한 역할 정립 필요
권역감염병전문병원 역할 미비…재지정도 고려

감염병 대응의 주축 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감염병병원의 관리주체가 각각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으로 양분되어 있어 비효율적인 의사결정체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은 11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개최한 공중보건 위기대응체계 구축 연구 공개세미나에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양 정부부처 간의 명확한 역할 기능 정립을 통해 의료(보건복지부)와 방역(질병관리청)의 모순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원장은 “감염병 대응 주요기관에 대한 법령상 관리주체는 질병청이고, 실제 업무 수행 주체는 복지부로 되어 있어서 감염병 대응에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나중에 손봐야 하는 과제로 남았다. 질병청은 기능상 의료체계 운영능력이 부족하고, 의료자원 동원을 위한 의사결정 체계가 비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초기 코로나19 대응이 힘들었던 원인으로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던 것을 들며 “검사-추적-격리 등 행정 중심의 현 공중보건체계는 팬데믹 상황에서 환자의 적정 치료 및 중증화 예방을 통해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한 현 의료체계와 연계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방역에 의료가 종속돼서 사망자·중환자 중심의 대응정책이 잘 나오지 않고 있다.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방역 부분에 있어서는 ▲중앙과 지방의 가교역할을 하는 권역질병관리청(가칭) 설치 ▲시·도 질병관리조직 확대 ▲보건소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 ▲선별진료소 역할 재정립, 신종감염병 대응 표준방역지침 개발 등을 제시했다.

의료 부분에 있어서는 ▲국립중앙의료원-중앙감염병병원-권역감염병병원의 일원화된 의료체계 구축 ▲권역책임의료기관 협력체계 구축 ▲신종 감염병 임상연구 센터 지원 ▲전문 의료인력 양성 ▲신종 감염병 표준진료지침 개발 등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권역책임의료기관-권역감염병병원-지역책임의료기관-지역감염병센터-감염클리닉-호흡기전담클리닉을 하나로 묶는 ‘감염병 의료대응 네트워크’ 구축 방안도 꺼내들었다.

정 원장은 예산에 따라 중구난방식인 코로나19 대응 의료공급체계도 문제로 꼽았다.

현재 코로나19 대응 의료공급체계는 감염병 전문병원,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감염병 전담병원,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그 전에는 위중증 환자 치료를 위해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중증환자 긴급치료병상,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중증환자 입원진료병상까지 총 7개의 의료공급체계가 작동됐다.

정 원장은 “질병청이든 복지부든 누가 주체가 되어 돈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이름이 다 다르게 지정된 것”이라며 “예산이 투입됐다 하더라도 분명한 공급체계 틀을 만들어놓아야 했는데 그때그때마다 예산에 따라서 구별을 해놓다 보니까 지정기관들이 기능이나 역할들을 다 혼란스러워 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역단위 감염병 대응 의료기관의 진료권 재설정 필요성도 제기했다. 지정 취소 후 실제 작동 가능한 기관으로 재지정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하다는 것.

정 원장은 “권역감염병전문병원 4곳이 실질적으로 잘 작동되지 않고 있다. 예산 및 장비를 지원받았지만 진료수익 등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역할을 완전하게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위기상황 대응을 위해 응급 등 필수의료 정부지정센터가 있는 병원에 감염병 조정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권역감염병전문병원은 조선대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이 지정돼 운영 중이다.

아울러 그는 중앙감염병병원이 권역·지역 감염병 대응 의료체계 조정 역할을 할 수 있고, 중앙·권역감염병병원에 긴급상황실을 설치해 비상시 행정적 권한 시행이 가능토록 법적 권한 부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끝으로 정 원장은 현 코로나 상황에 대해 “지금은 요양병원·시설 중심의 집단감염 발생이 가장 큰 문제이고, 병상 확대도 고민해야 하지만 첫 번째로 할 일은 빨리 부스터샷을 입소자에게 맞추는 것이고, 종사자 PCR 검사도 철저히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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