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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상급종합병원, 중증·희귀난치질환 진료 중심으로 전환해야”

진료량 과다, 불충분한 중증환자 진료 고착화
심평원 “상종 지정평가지표, 중증환자 진료 중점 개편 고려”


질병경중에 관계없이 상급종합병원, 수도권으로 환자 쏠림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상급종합병원 본래 목적과 역할에 부합되게 경증환자 진료는 대폭 줄이고 대신 중증·희귀난치질환 위주로 진료 및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병원협회가 27일 개최한 KHC2021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문제점과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김상일 병원장은 “지금의 상급종합병원은 경증질환을 포함한 진료량이 과도하게 많고, 중증·희귀난치성질환 진료와 치료에 특화돼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그런 환자들은 역차별을 받으며, 교육과 연구가 불충분한 상황이 고착화 됐다”라며 “외국 큰 병원들은 적은 환자수로도 운영이 잘 되고 있고 적은 진료량 대신 국가 지원 하에 많은 연구와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 꽤 오래전부터 중소병원에서 전공의 교육수련시스템을 잘 활용하고 있다”라며 “대부분의 교육수련 과정에서 중증·희귀난치성질환 교육보다는 일반적 경증질환 수련교육이 주 목적이고, 중증·희귀난치성질환 교육이 필요한 경우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받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상급종합병원 제도와 역할이 정비되는 것이 아닌 단순히 수를 늘리고 지정 기준이 강화되는 이야기만 오고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또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 유지를 위해 병원 수입의 유지를 전제로 상급종합병원 의사 진료량도 줄여나가야 함을 제시했다.

김 병원장은 “확실한 상급종합병원 체질 개선을 통해 상급종합병원의 경증진료를 대폭 낮추고, 중증·희귀난치병 환자들이 진료와 치료를 적절히 받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며, 연구 질을 평가해서 성과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에 경증환자가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을 의사나 해당 병원에 맡길 게 아니라 허들을 높여서 경증환자는 가기 힘든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의뢰회송 노력은 한계가 있고 다시 환자를 돌려보내고 설명하는 게 너무 힘들다. 이들 대신 중증·희귀난치병 환자를 충분히 진료하고 연구하는 병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대형병원 분원들이 곳곳에 설립되는 것과 관련해 “대형병원이 지역 내 들어서야지만 과연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의료이용체계가 구축되는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며 “병원 이익에 지자체 이익이 맞아떨어져서 대형병원이 난립하는 것이 과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맞는 것인지 정부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를 담당하는 심평원도 상급종합병원이 앞으로 보다 중증·희귀난치성질환 진료 중심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지표를 개선·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원평가실 문덕헌 실장은 “상급종합병원의 경증환자 이용, 수도권 집중 문제는 단순히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상급종합병원 지정 본래의 취지와 목적을 고려한다면 권역별로 중증·희귀난치질환을 중점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 일반환자 외래진료로 인해 중증·희귀난치병 환자가 적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돼야 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경증환자는 지역 내 병의원에서 신속하고 지속적인 치료가 이뤄지도록 하고, 중증·희귀난치병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적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확실한 의료기관 종별 구분을 통해 의뢰회송을 활성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 새롭게 추가된 지표를 소개했다. 여기에는 중증환자 진료를 위한 전문인력과 기반시설 확보·마련 여부,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대응 능력 등을 새로운 지표로 포함시켜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문 실장은 “중증환자 또는 감염병과 같은 국가위기상황에서 일반 병의원이 담당할 수 없는 업무를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지표에 도입해 앞으로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진료중심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표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복지부나 의료계 단체 협의를 통해 상급종합병원들이 중증질환에 대한 진료를 더 중점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개선해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