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의료기기 업계 전문가들이 특성화 대학의 타 지역 진출과 대학원간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특성화대학원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개최한 성과 토론회에서는 KAIST 기술경영학부 정명진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 전문가 8명이 모여 바이오헬스산업 변화에 따른 융·복합 인력양성 및 특성화대학원의 발전 방향성에 대해 토론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엄승인 본부장은 지역 불균형 해소를 촉구하는 한편 각 특성화대학원별로 특화된 우수한 커리큘럼들에 대해서는 서로 교류할 것을 제안했다.
엄 본부장은 “수도권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최근에는 충북대마저 사업이 중단돼 지역 불균형이 있다”며 “지역사회 발전과 지방의 사업체, 근무자들의 전문지식 역량 강화 측면에서도 지방의 대학원에 추가적인 지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분야별 미스캐치 뿐만 아니라 지역 차원에서도 인력 양성에 대해 미스매치가 일어날 수 있다. 지방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의 역량 강화, 지방 유치 및 현장에서 찾고자 하는 인재 양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기업들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가진 것을 공유하듯, 대학원들끼리도 각각의 특화된 우수한 커리큘럼에 대해 교류해야 한다. 예를 들어 A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이 B대학원의 제조 분야, C대학원의 글로벌 마케팅에 대해 공부하고 싶을 경우 학점 교류나 서로의 강의를 오픈하는 것도 융복합적 사고를 지닌 인재 양성 육성에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의 원영준 실장은 학비 지원 및 특성화 대학원의 타지역으로 확대, 인턴십 프로그램의 확대를 주장했다.
원영준 실장은 “전일제 학생들에 비해 부분제 학생들에 대해 학비 지원이 부족하다. 우수한 인력들이 경제적 부담을 줄여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면 우수한 중견관리자 양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 근무 재직자들은 특성화 대학원 진학 기회가 부족하다. 우수한 지역인재들이 특성화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이 확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의료기기 특성화 대학원의 인턴십 프로그램은 글로벌 기업과 국내 몇몇 상위 기업에서만 국한돼 운영되고 있다. 우수한 중견기업이 많은데, 중견기업에서도 인턴십 프로그램을 적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이나 국내 단체의 해외 센터들에도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학생들의 해외 의료기기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특성화 대학원에서 실제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권경희 교수는 특성화 대학원의 소속 문제와, 교과과정, 교육목표 등 대해 언급했다.
권경희 교수는 “특성화 대학원이 일반 대학원과는 성격이 맞는지 의문이다. 재직자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특수·전문대학원이 좀 더 적합하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약사 면허 취득까지 8~10년 이상의 긴 기간이 소요된다. 대학원 과정도 중요하지만 학부 커리큘럼 개선으로 빠르게 제약바이오 산업계 전문 인력으로 투입될 수 있는 교육과정 마련이 필요하다”며 학부 차원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또한 “특성화 대학원의 목표는 비재직자 교육을 통해 사회전문인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재직자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지면서 재직자 교육과 비재직자 교육이 혼재됐다. 따라서 어떤 교육 목표를 갖고 인재를 양성해야 할지 궁금하다.”며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성균관대학교 의료기기산업학과 류규하 교수는 인재 양성을 양성하기 위한 학과 차원의 노력에 대해 소개하고,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류규하 교수는 먼저 전일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학·석사 과정 연계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류규하 교수는 “학부생 대상으로 학생들을 선발해, 학부 마지막 학기에 대학원 과정 6학점을 수강케 한다. 이때 들은 학점은 대학원 학점으로도 인정돼 석사과정을 한 학기 조기졸업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은 성균관대학교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 4년제로 확대함으로써 지방 인재를 유치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지역 불균형도 해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부분제 학생들에 대해서는 “특성화 대학원이 기업들과 대학원이 연계해 좀 더 우수한 현장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오송·대구의 첨복단지와 그 인프라를 연계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기업이 원하는 현장 중심형 중간관리자 양성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제안하며 보건산업진흥원에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연세대학교 의료기기산업학과 구성욱 교수는 새로운 교육과정 신설 현황 및 지역 불균형 해소 정책에 대해 밝혔다.
구성욱 교수는 “중간관리자 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2020년부터 박사과정을 신설해 직원뿐만 아니라 중간 관리자 교육을 연계해 이뤄질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최고위자 과정도 신설했다.”며 “해외를 포함해 35명이 인턴십 프로그램에도 참가했는데 학생과 기업 모두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이어 “’학점 인정 크레딧 제도’를 통해 대구 첨복단지, 오송 바이오클러스터 등의 재직자를 대상으로 미리 수업을 듣고, 추후 입학 시 학점을 인정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방의 교육 수요자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비학위 과정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외에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송영화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1년새 디지털화가 10배가 진전돼 급진전됐다. 실질적인 인력 양성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미스매칭의 정도가 늘어날 것이다.”고 밝히며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산업 특성화 대학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균관대학교 제약바이오산업 특성화 대학원 이상원 교수는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학비 등의 걱정으로 대학원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대학원이 아닌 기업에 교육비를 지원해 재직자들이 대학원에 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동국대학교 의료기기산업 특성화 대학원 김성민 교수는 “동국대학교는 중국, 베트남, 터키 등 향후 신흥시장이 될 수 있는 국가의 인재들을 특성화 대학원에 일부 수용해 향후 현지 진출하는 기업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향후 국제화를 확대해야 하나, 교수 및 학생간 인력 교류가 선행돼야 한다. 예산도 조금 더 책정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