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적자를 이어오던 국립대병원들이 경영 악화로 적자규모가 더 커지는 등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국립대병원 경영성적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개된 11개 국립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포함)의 지난해 손익계산서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분당서울대병원과 전남대병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9년 흑자로 돌아서거나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오던 병원들이 이번에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18년부터 적자를 이어온 강원대병원은 지난해 1633억 6800만원의 총수익을 기록했다. 2019년(1656억 8600만원)과 비교해 1.4% 감소했다. 총비용은 4.7%(1704억 3600만원→1784억 5200만원) 증가했다.
총수익 중 1489억 4300만원이 의료수익(입원수익 962억 8000만원, 외래수익 525억 2200만원, 기타의료수익 27억 5700만원)으로, 2019년(1534억 1800만원)과 비교해 2.9%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강원대병원은 150억 84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47억 50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손실액이 약 218% 증가한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환자 수 감소가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강원대병원의 2020년 4분기 노사협의회 회의록 문건에 따르면 환자 수는 11월 기준 전년 대비 11.2% 감소했고, 외래기타는 7.3% 감소했다. 2019년 11월까지의 환자 수가 73만 11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만 3600명이 넘는 환자가 빠져나간 것이다.
지난 3분기 회의록에서 강원대병원 측이 “7월에 코로나 상황이 주춤해 수익이 회복세를 보였으나 8월 이후부터는 다시 적자가 크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계속해서 경영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 것처럼 역시 코로나19가 경영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전기(2019년)에 흑자를 기록한 부산대병원, 전북대병원, 충북대병원은 적자로 돌아섰다.
부산대병원은 지난해 9223억 1800만원의 총수익을 기록했다. 2019년(9140억 8600만원)과 비교해 0.9%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총비용 역시 3.9%(8891억 600만원→9237억 2600만원) 증가해 결과적으로 14억 800만원의 손실을 봤다.
다만 부산대병원 총수익에서 의료수익은 8598억 9300만원으로 2019년(8590억 1000만원)과 비교하면 0.1% 소폭 증가했다.
전북대병원 역시 2019년 11억 1000만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적자의 고리를 끊고 의미 있는 성적표를 거머쥐었지만, 지난해 195억 9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마찬가지로 전북대병원 총수익에서 의료수익은 3671억 9600만원으로 2019년(3670억 8500만원)과 비교하면 0.03% 소폭 증가했다.
충북대병원의 경우 꾸준히 흑자를 이어왔지만 지난해에는 58억 11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단번에 적자로 돌아섰다.
경북대병원과 경상국립대병원은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똑같이 적자를 기록했다.
경북대병원은 6691억 8100만원의 총수익을 기록해 2019년(6484억 2300만원)에 비해 3.2% 증가했고, 총비용 역시 4.6%(6499억 9200만원→6800억 5300만원) 증가해 결과적으로 108억 7200만원의 손실을 기록, 적자규모가 커졌다.
특히 지난해 3월 대구·경북지역 신천지發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가장 많은 타격을 입은 경북대병원은 국립대병원들 중에서 유일하게 입원수익(3696억 100만원→3592억 7600만원)과 외래수익(2263억 3000만원→2250억 5600만원) 모두 감소해 전체의료수익은 5930억 4300만원을 기록했다.
경상국립대병원은 298억 7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손실폭은 전체 통틀어서 가장 적었다.
반면 서울대병원과 충남대병원은 적자폭이 대폭 증가했다.
서울대병원은 1조 3178억 3200만원의 총수익을 기록해 2019년(1조 3210억 8400만원)에 비해 0.2% 감소했고, 대신 총비용은 2.9%(1조 3213억 9400만원→1조 3590억 7000만원) 증가해 결과적으로 412억 38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3억원의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편차가 크다.
충남대병원은 총수익이 8.8%(4633억 2700만원→5043억 1800만원) 증가했지만, 총비용은 전체 통틀어서 20.4%(4637억 3900만원→5584억 1700만원)라는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여 540억 99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입원수익(2958억 100만원)과 외래수익(1566억 6700만원), 기타의료수익이 각각 4.8%, 6.6%, 1.3% 증가하며 전체의료수익은 5.4%(4325억원→4557억원) 증가해 병원들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충남대병원의 이번 성적표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이 한창이던 7월 정식 개원한 세종충남대병원의 역할도 점쳐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손실액이 130배 증가하는 등 기대에는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나와 이사회 회의에서 참석자들도 부채 상환 및 세종충남대병원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분당서울대병원과 전남대병원은 흑자를 이어나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총비용(8894억 8200만원)보다 총수익(9200억 9400만원)이 더 많이 증가해 결과적으로 306억 1200만원의 이득을 봤다. 2019년에 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44% 증가한 셈이다.
전남대병원도 총비용(7761억 8900만원) 대비 총수익(7928억 4600만원)이 더 많이 증가해 전기 17억 2600만원 보다 129% 증가한 39억 4600만원의 이득을 취했다.
그러나 입원수익과 기타의료수익이 각각 2.5%, 6.3% 감소해 지난해 전체의료수익은 7250억 5900만원을 기록하며 2019년(7361억 8700만원) 대비 1.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