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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치매학회 “한방치료가 치매안심병원서 제대로 역할할지 의문”

복지부, 치매안심병원 지정 인력기준에 한방신경정신과의 포함
“입법예고안 매우 우려스러워…반드시 재고돼야”

정부가 치매안심병원 지정을 위한 인력기준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포함시키는 입법예고안을 낸 것과 관련해 대한한의사협회는 즉시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대한치매학회는 치매안심병원의 제 역할 달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보건복지부는 치매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를 16일부터 3월 29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치매정보시스템 및 치매실태조사 근거 신설, 중앙치매센터 법정위탁기관 명시 등 치매관리법에서 시행령·시행규칙에 위임한 내용과 치매 관련 사업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기 위한 것이다.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치매안심병원 지정을 위한 인력기준에 기존의 신경과·신경외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외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추가한다.

또한, 환자 치료 역량을 갖춘 준정부기관·보훈복지의료공단과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가 설립한 병원을 포함해 공립요양병원 운영·위탁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그동안 지역 여건에 따른 한계로 치매안심병원 운영 및 활성화에 필요한 인력 수급이 큰 문제가 됐고, 인력 수급 해결을 위해 기존 인력기준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추가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는 그동안 협회가 치매관리법 시행규칙의 합리적인 개정을 통해 치매국가책임제를 비롯한 관련 정책에서 한의사의 참여보장과 역할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비로소 그 결실을 맺게 된 것이라는 환영의 입장.

한의협은 “지금까지 치매 진단과 치료에 효과적인 한의약의 적극적인 활용을 정부에 계속해서 요구해 왔으며, 이번에 그 결실을 맺게 된 것”이라며 “치매로 고통 받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해당분야에서 한의사와 한의약의 역할이 십분 발휘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의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같은 논의는 지난해 12월 당시 권덕철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뤄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면질의에서도 나온 바 있다. 

이 자리서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치매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해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치매안심병원 지정 인력기준에 포함시킬 의향이 있는지 묻자 권 장관은 인력기준에 포함하기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포함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대한치매학회는 이번 입법예고안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치매학회 측은 본지와의 서면질의를 통해 “치매안심병원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치매안심병원의 설립이 왜 필요한지, 치매안심병원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회는 “치매 환자들에게 흔히 동반되는 여러 가지 이상심리행동 증상 때문에 그동안 복지시설과 요양병원에서 원활한 치료를 받기 쉽지 않았고, 이로 인해 치매환자와 보호자들이 더욱 고통을 받았고, 지역사회에서 관리가 가능한 환자들을 조기에 요양시설에서 관리함에 따라 전체적인 치매 관리비용도 커지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환자들의 이상심리행동 증상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다시 지역사회로 돌려보내 드리기 위해서 치매안심병원이 도입된 것”이라고 치매안심병원 설립배경을 다시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학회는 한방치료를 통해 이러한 치매안심병원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냈다.

치매학회는 “그동안 한의학계가 보여준 치매 관리에 대한 시각은 매우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대한치매학회는 그동안 일관되게 치매 환자의 안전과 올바른 관리를 위해서 한방과 의학이라는 영역 구분을 넘어서서 환자의 안전과 학문적인 근거가 뒷받침된 정책 진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입법예고안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는 중앙치매센터 운영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설치·운영 위탁기관을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지정함에 따라 3년의 위탁기간 규정이 삭제되고, 중앙치매센터 수탁 기관의 기준 미달이나 위법·부당한 사무 처리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시정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치매 환자의 후견인이 될 수 있는 법인의 지정 주체에 지방자치단체장을 추가해 지역 내 역량이 뛰어난 법인이 의사결정 능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치매노인이 민법상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인 ‘치매 공공 후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치매 공공 후견 법인이 수행할 수 있는 사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법인의 인정요건을 마련해 후견인으로서의 법인의 전문성을 확보하도록 한다.

끝으로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서 치매 등록 통계 사업, 치매환자 의료비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할 때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계기관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범위를 구체적으로 열거해 여러 기관에서의 자료 중복 조사 등 비효율을 방지하고, 개인정보를 요청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3월 29일까지) 중 국민 의견을 수렴한 후 개정안을 확정해 오는 6월 30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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