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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정부의 비대면진료 제도화, 의료계 대응은?

의정硏 보고서, 180석 여당의 정책추진 막을 방법 없어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거대여당의 비대면진료 제도화 추진 의지는 막을 수 없다며 향후 의료계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정부에 임상데이터 요청 및 분석을 통한 안전성 판단, 법적 책임소재에 대한 정비 주장, 제한 요건 규정 및 의료계와의 합의, 적정 수가 책정 요청 등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최근 ‘비대면진료, 의료계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김진숙)’가 실린 의료정책포럼 18권 4호를 발간했다.


의정연 김진숙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압승해 180석을 가진 거대여당이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려고 한다면 이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눈부시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 등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 이상 반대만으로는 정부의 추진 의지를 꺾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김 연구원은 “의료계는 정부가 비대면진료를 산업적 측면에서 성급하게 추진하려고 할 때 지금까지 주장했던 반대의 논리를 더 정교화하고, 비대면진료 제도화 이전에 제기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가 먼저 취해진 후에 다음의 과정들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계속해서 주장해야 한다”며 “또한 그런 선제적 조치를 취할 때 의료계와의 긴밀하고 지속적인 협의를 해야 한다는 점도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 의학적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정부에게 전화 상담 및 처방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요청해 다양한 분석을 통해 실제로 의학적으로 비대면진료가 안전했는지 의학적 판단을 해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제도화 이전에 의학적 안전성 평가를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시범사업을 먼저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해야 한다. 더불어 현재까지 검증이 되지 않은 기술적 안전성에 대한 검증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선전화, 문자, 이메일 등을 통한 비대면진료는 엄격하게 규제하고, 최소한 시진이 가능한 쌍방향 오디오-비디오 방식의 진료를 위한 비대면의료 전용 시스템을 갖춰야만 비대면진료를 할 수 있도록 제한 규정을 둘 것을 주장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부득이하게 전화 및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대면진료를 허용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이전에는 쌍방향 오디오-비디오 방식, 원거리 저장-전송 방식만 보험에서 원격의료로 인정해 줬다.


둘째, 의학적・기술적 안전성을 완벽하게 검증할 수 없다면, 법적 책임소재에 대한 정비를 주장해야 한다.


비대면진료 전용 시스템을 통해 비대면진료를 실시할 때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의한 오진 및 의료사고가 아니라, 정보통신기술의 결함과 해킹과 같은 침해사고, 환자의 잘못으로 인해 의사가 의학적 판단을 잘못 내렸다면 이에 대한 책임소재는 의사에게 있지 않고, 정보통신기술 관련자 및 환자에게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비대면진료는 국민의 편리성 제고를 위해 추진되는 것이라고 정부는 공식문서에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의사들은 원하지 않지만 환자가 원해서 비대면진료를 했는데 환자의 잘못과 정보통신기술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오진과 의료사고 등에 대해서도 의사에게 책임을 지운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기 이전에 법적 책임소재에 대한 정비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셋째, 비대면진료의 전면적 허용이 아니라 부득이한 상황(팬데믹, 의료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지역 등)에서 비대면진료를 제한해 허용하되, 엄격한 제한 요건 규정 및 의료계와의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주장해야 한다.


비대면진료 허용방식(쌍방향 오디오-비디오, 저장전송방식, 원거리환자 모니터링 등), 허용 정보통신기술 규정(원격의료 전용 시스템, PC, 모바일(스마트폰) 등), 허용 질환(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과 그 외 가능한 질환 등), 지역(도서산간벽지 한정 여부 등), 제공 의료기관(동네의원 한정 여부 등), 기타 제한조건(비대면진료만 하는 의료기관 금지, 비대면진료 횟수 제한 등) 등 구체적으로 비대면진료 제한 요건들을 규정화할 것을 요청하고, 그러한 요건들을 정할 때 반드시 의료계와 사전 협의를 통해야 한다는 점도 주장해야 한다.


넷째, 비대면진료에 대한 적정한 수가를 책정해 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에 비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난이도가 높고 진료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정한 수준의 수가를 책정해야 함을 주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대면진료는 의료서비스 전달 수단이며, 대면진료를 결코 대체할 수 없다는 의료의 본질을 분명히 하고, 경제・산업적 측면에서 하나의 수단으로 제도화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반드시 주지시켜야 한다.


구체적으로 비대면진료에 대해서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논의해야 하고, 경제・산업적 측면에서 추진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김 연구원은 “의료정책은 다른 국가정책과는 다르게 실패했을 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를 대체할 만큼 안전성과 유효성, 비용효과성이 있다는 증거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며 “타당하고 합리적인 비대면진료 도입목적과 제도적 준비를 한 후에 의료공급자와 정책을 설계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비대면의료 정책 추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공급자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 구조 마련”이라며 “의정협의체 회의에서 비대면진료에 대해 논의할 때 비대면진료가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데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인지하고 그러한 기본적 관점을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아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 도출될 수 있도록 심도 있게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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