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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초고령사회 노인의료의 핵심과제는?

윤종률 교수, 노년기 건강검진·노인주치의시스템 등 제시

초고령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하루빨리 ‘Healthy Aging(건강노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림의대 가정의학교실 윤종률 교수는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간한 2020년 공감 NECA 제10호에 실린 ‘초고령사회 대응, 헬시 에이징(Healthy Aging) 정책 시급’ 기고문을 통해 정부가 추진해야 할 건강노화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65세 이상 노인인구로 진입하는 원년으로, 2025년이면 노인인구수가 전체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서게 된다.


게다가 소위 2차 베이비부머 집단(1968~1974년생)도 곧이어 노인인구가 돼 향후 20년 동안의 고령화추세는 지금까지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급속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 8월 세계보건기구는 향후 10년간 건강노화(Decade of Healthy Ageing)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노년기 삶의 질 향상을 핵심과제로 천명한 바 있다.


건강노화란, ‘질병극복이라는 관점을 넘어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을 극대화해 나이가 들더라도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노년기 행복감을 높이는 국가와 사회와 개인의 모든 협동노력과 과정을 말한다.


기고문에서 윤 교수는 헬시 에이징을 위해 당장 실천해야 할 노인의료의 핵심과제로 ▲노년기 건강검진 신설 ▲노인주치의시스템 구축 ▲노인병전문센터 마련 ▲재택 장기요양체계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국가수준에서 제공되는 노년기 건강검진을 새롭게 만들어 적용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 노년기에 흔한 주요 질병을 확인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신체적, 정신적 기능의 쇠퇴여부를 더 중요하게 고려하고 정기적으로 평가해 줘야 한다. 즉, 일상생활 기능에 장애를 줄만한 항목들인 우울증, 기억력 저하, 요실금, 영양불량, 골다공증, 시력이나 청력, 근력과 낙상위험 등을 확인하는 검진항목이 최소한 70대부터는 적용되는 것이 적절하다. 그래야 사회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건강노인인지 허약노인인지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가까운 일차의료에서부터 노인주치의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 복합질병을 가진 노인들에게 생활환경을 충분히 고려한 적절한 통합진료와 약물관리, 정서적 상담을 제공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왕진이나 방문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주치의는 다양한 질병과 기능저하를 가지는 노인들에게 가장 필수적이고 효율적인 의료제공 방안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입원치료를 받는 노인을 위해 종합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는 노인병전문센터가 준비돼야 한다. 노년기 입원은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힘든 수술을 이겨낼 힘도 약하고, 치료를 받고나서도 기력이 회복되기 어렵다. 치료는 잘 됐으나 가정으로 복귀하기 어려워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으로 퇴원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노인병전문센터는 협진과 통합진료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신속하게 대응하여 해소해주고, 치료 후에 발생하는 허약증상을 적합한 재활치료를 통해 회복시킴으로써 가정으로의 복귀능력을 키워줄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노인의학에 정통한 전문의료인이 동시에 양성돼야 한다.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기능장애가 발생한 노인들의 가정생활을 유지시킬 수 있는 재택 장기요양체계가 활성화돼야 한다. 누구도 생애말기를 가족과 주변 사회로부터 단절돼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보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해나가지 못하는 상태가 되더라도 국가나 사회로부터 방문형 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내가 살던 집에서 계속 삶을 유지할 수 있고, 재택 호스피스 서비스를 통해 삶을 마무리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익숙한 환경에서 생을 마칠 수 있다면 삶의 질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윤 교수는 “개인의 측면에서는 노인들 스스로 건강관리와 노년기 삶의 의미를 높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몇 년 후 닥칠 초고령사회에서 무기력한 노인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밝고 활기찬 노년기를 살아가는 건강한 모습들이 넘쳐나는 헬시 에이징의 모범사례가 우리나라에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