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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30년 만에 등장한 우울증 치료제, ‘스프라바토’

증상 개선은 높이고, 재발가능성은 낮춰

최소 2가지 이상의 다른 항우울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의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한국얀센이 세계 최초로 혁신적 치료제인 ‘스프라바토 나잘스프레이’를 출시했다. 

한국얀센은 17일 ‘스트라바토 나잘스프레이’ 출시를 기념해 간담회를 개최하고, 나잘스프레이의 효능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상열 이사장이 ‘우울증의 초기 치료를 위한 전략’에 대해, 한국얀센 의학부 고민정 상무가 나잘스프레이에 대해 설명했다.

◆ 빠르고 효율적인 치료가 우울증 치료의 승패 좌우

정신장애가 질병부담과 손상을 일으키는 중요한 장애 중 ‘우울장애’는 가장 높은 질병부담을 안고 있으며, 직·간접적인 경제적 부담은 5조에 육박하는 만큼 사회경제적 부담률이 높은 질병이다.

게다가 27년 동안 전세계 우울장애 발생이 50%가 증가하고, 한국이 우울증 연간 증가율이 3위를 차지하는 등 우울증은 현대 사회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보다는 피로, 집중력 저하, 불면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결국 가이드라인과 질병에 대한 접근 방법이 올바르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상열 이사장은 “우울증은 전세계에서 삶의 기능을 저하시키며, 질병 부담감이 매우 높은 질병”이라며 “우울증의 치료 모든 단계에서 환자의 ‘자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경도에서는 정신치료를, 중등도와 고도에서는 정신치료와 항우울제를 병용하는 방법이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이 이사장은 “보다 더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를 위해서 임상가들은 치료를 빨리 실시하고, 효율적인 치료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를 빨리 실시하는 것은 치료 반응율과 관해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빨리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다.

특히 치료받지 않는 기간이 길수록 뇌에 변화가 오는데 이 경우, 연구를 통해 대조군 대비 뇌 해마 용적이 감소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한편 더 효율적인 치료를 추구하는 것은 초기 호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주 이내에 치료 반응을 보이면 오랫동안 치료 호전이 유지되고, 치료 초기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 비해 반응이 없는 환자는 자살 사고가 약 4배 가량 높았다.

신속한 치료가 관해율을 높이기 위함이었다면 효율적인 치료는 완전한 관해를 목적으로 한다. 완전한 관해란, 잔류증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잔류 증상이 남아있게 되면 우울증 재발률이 3배 높다.

더 나은 치료를 위해서는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정신치료 등 정신치료와 항우울제를 ‘병용’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의 우울증 치료 가이드라인이기도 하다.

이 이사장은 항우울제 작용 기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2008년부터 수많은 전문가들이 수 시간 혹은 수일 내에 치료 반응이나 관해를 보이는 빠른 작용 기전의 새로운 항우울제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우울증으로 인한 신경생물학적 변화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때 새로운 항우울제는 다양한 우울증상에 효과가 있고 잔류 증상이 적으며, 자살사고 예방에도 효과적이어야 한다.

이 이사장은 “정건강은 국가 경쟁력의 기본이며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의 균형적인 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임상가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스프라바토, 위약군 대비 재발가능성 50% 이상 감소

고민정 상무는 임상시험 방법과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나잘스프레이의 효능과 이상반응을 설명했다.

스프라바토 나잘스프레이는 일회용 비강 분무용 치료제로, 30년만에 등장한 항우울제의 새로운 작용 기전을 바탕으로 하는 비선택적 비경쟁적 NMDA 수용체 길항제이다. Glutamate 신호전달을 조절하기도 한다.

스프라바토의 주 성분인 에스케타민은 뇌에서 NMDA 수용체인 글루탐산염 수용체의 활동을 조절해 뇌의 시냅스 연결을 회복시키고 활발하게 활동하게 해 우울증을 개선하는 원리를 갖고 있다.

스프라바토의 65세 미만 성인의 권장 용량은 56mg 또는 84mg이다. 단, 만 65세 이상 환자 대상 첫 권장 투여 용량은 28mg으로 제한된다.

스프라바토 나잘스프레이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으로 진단된 22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단기 3상 임상시험(TRD 3002)을, 705명을 대상으로 장기 3상 임상시험(TRD 3003)을 진행했다.

치료 1일차에 56mg을 투여하고 유도기(투여 1-4주차)까지 56mg 또는 84mg을 주 2회 투여했으며, 유도기가 끝난 시점에서 치료적 유익성을 평가해 치료 지속 유무를 결정했다.

유지기 중 투여 5-8주차에는 주 1회씩 56mg 또는 84mg을 투여했고, 9주차 이후부터는 1주 또는 2주 간격으로 56mg 또는 84mg을 투여했다.

TRD 3002 연구는 최소 24시간~최대 28일 정도 진행됐으며, 스프라바토 경구용 항우울제 투여군은 114명, 위약 및 경구용 항우울제 투여군은 109명이었다. 

그 결과 두 투약군 모두 24시간 후부터 개선 증상이 나타났지만 스프라바토 치료군에서 더 우수한 증상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며, 치료 후 28일이 경과한 시점까지 우울증 평가 총점이 대조군보다 4점 더 유의하게 감소했다(p=0.02).

또, 스프라바토 투여 환자의 69.3%가 치료에 반응을 나타냈고 52.5%의 환자들이 관해된 상태를 보였다. 위약군은 반응 및 관해를 보일 확률이 각각 52%, 31%에 그쳤다.

TRD 3003 연구에서는 지속적으로 스프라바토와 경구용 항우울제를 함께 투약한 치료군은 위약 및 경구용 항우울제를 투약한 치료군 대비 우울증 재발가능성이 약 5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hazard ratio, 0.49, 95% confidence intenal, 0.29-0.84).

또한 공개 유도기 종료 시 환자의 52%가 관해를 나타냈고, 환자의 66%는 안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스프라바토를 경구용 항우울제와 사용했을 때 흔하게 나타났던 이상반응으로는 해리, 어지러움, 오심, 진정, 두통, 현훈, 미각이상, 감각 저하, 혈압 상승, 불안 및 구토 등이 있었다.

해리의 경우 투여 후 2시간 이내에 해소됐으며, 중증도 환자는 치료를 반복할수록 감소되는 경향이 있었다.

진정 현상은 투여 후 1시간 30분 이내에 해소됐다. 호흡곤란 증세는 관찰되지 않았고, 활력징후 및 산소포화도를 포함해 혈역학적 변수는 정상 범위였다.

혈압이 상승된 경우는 1시간 30분~2시간 이내에 회복됐으며, 장기 연구 중 치료를 중단할 정도로 혈압이 상승한 환자는 1% 미만이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 또는 중등도였으며, 대부분 2시간 내로 해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