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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이종성 “건보공단 유도 질문형 여론조사 결과 홍보에 활용”

객관성 확보되지 않은 조사결과 정책수립 근거로 의미 없어 지적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대국민 상대로 유도 질문형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홍보에까지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이 20일 건보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여론조사 비용에 2019년~2020.8월 동안 7억 9530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올해 8월 건보공단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질문 내용에 대해 지적했다.


질문은 “정부는 MRI·CT·초음파 건강보험 적용, 2-3인실 건강보험 적용, 노인 임플란트·틀니 본인부담 경감, 선택진료비(특진비) 폐지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던 비급여 항목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들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케어)의 일환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이러한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였다.


이 문항에 응답자 94%는 ‘긍정적이다’로 평가 했다. 건보공단은 이를 바탕으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긍정” 94%’라는 내용의 보도자료까지 냈다. 문재인 케어로 건보 재정 부담이 커진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고, 혜택을 보고 있는 부분만 강조해 건보공단이 원하는 답을 얻은 것이다.


실제로 다른 질문 문항을 살펴보면 “평균 3.2%의 건강보험료율 인상 수준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80.9%가 ‘높다’로 평가했다. 응답자들은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상승한 건강보험료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건보공단은 지난 7월(2020년 6월 30일∼7월 3일)에도 코로나19이후 건강보험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2000명, 95% 신뢰수준 표집오차 ±2.2%p) 라는 주제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질문 문항을 살펴보면 “의료기관 방문조회 시스템을 활용한 감염대상자 정보 실시간 제공”,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중증환자 분류 등 치료지원”, “코로나 19 치료비 건강보험 80% 지원” 등 건보공단이 추진한 사업들을 알고 있는지 묻고 있다. 여론조사가 아니라, 건보공단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서 건보공단은 “건보공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는가?” “국가재난 상황에서 건보공단이 있어서 안심이 되었는데 동의하는가?” 등의 질문으로 홍보성 질문을 이어갔고 마지막에는 “적정수준의 보험료는 부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마무리 한다. 즉, 먼저 응답자에게 홍보내용을 전달하고 마지막 ‘적정수준의 보험료’ 답변을 유도하는 전형적인 유도형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건보공단이 적정 보험료율이 몇 프로인지 정확한 수치를 응답자에게 전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중 87%가 적정수준의 보험료를 부담할 가치가 있다고 답변”했다는 결과를 보도자료로 배포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 가입자마다 적정수준의 보험료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볼 때 사실상 무의미한 조사하는 것이다.


이종성 의원은 “2019년도에도 건보공단이 ‘건보 혜택은 넓히고 부담은 낮추는 문케어 정책의 찬반 여부’를 묻는 등 좋은 말만 늘어놓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더니 올해에도 여론조작형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홍보하고 있다”라며 “여론조사를 진행할 때에는 사실에 기초해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언급하고 정책을 평가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며, 이와 같이 상식에서 벗어난 질문을 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한 들 객관성이 확보되지 않은 조사결과는 정책수립의 근거로서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