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발전을 위해 과감한 선택이 필요할 때가 있다. 제약회사들은 최근 매각이나 합병, 액면분할을 통해 각 기업의 새로운 미래를 도모하고 있다. 대웅제약과 씨티씨바이오는 매각·처분을 했고,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을 합병했다. 유한양행은 5:1로 액면분할을 결단했다.
◆대웅제약·씨티씨바이오, 선택과 집중을 위해 ‘처분’
대웅제약(대표 전승호)는 지난달 23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처분을 결의했다. 지분율 약 3.9%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대웅에 처분해 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으며, 이는 R&D 투자나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 지분 취득 등 향후 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R&D 투자는 펙수프라잔(Fexuprazan), 항섬유화제(PRS 저해제)와 더불어 당뇨병치료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의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가 그동안 하버바이오메드와의 기술수출 계약에서 HL161과 HL036의 중국지역 개발 및 판권에 대해 총 8100만 달러 계약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바,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약 100억원의 주식을 추가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이번 자사주 처분으로 인한 현금 확보를 통해 미래성장동력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부채 조달 없이 재원을 확보함으로써 회사의 재무 구조 또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씨티씨바이오는 63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콜옵션을 만기 전 매입해 소각한다고 이달 5일 밝혔다.
이번 전환사채 콜옵션 취득을 통한 소각은 잠재 발행물량 해소와 주가 변동 위험을 최소화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전환사채 만기 전 취득으로 부채비율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비율 등의 여타 재무지표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 중이며 단순히 재무적 지표 개선 활동은 물론 경영 전방위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3사 합병 통해 글로벌 시장 선도
셀트리온그룹은 이달 7일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의 합병 계획을 밝혔다.
셀트리온그룹은 합병 첫 단계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인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현물출자해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이하 ‘헬스케어홀딩스’)를 7일 설립했다. 적격합병 요건이 갖춰지면 즉시 셀트리온홀딩스와 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을 추진해 2021년 말까지 셀트리온그룹의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하게 된다.
이와 함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이 충족되는 시점에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의 합병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번 헬스케어홀딩스 설립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함으로써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고히 할 수 있게 됨은 물론, 거래구조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 및 사업의 투명성이 제고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합병을 통해 의약품의 연구·개발부터 마케팅 및 직접판매 유통망까지 갖춘 대규모 제약회사가 탄생하게 돼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과 경쟁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또한, 매출 규모 확대 및 판매 채널 단일화에 따른 효율성 측면의 양적, 질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종합생명공학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며, 인류의 건강 증진과 환자의 의료 복지 확대를 이끈다는 기업의 사명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상장 이후 처음으로 ‘액면분할’ 시도
유한양행(대표이사 이정희)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액면가격을 5대 1로 분할(5천원→1천원)하는 안건을 다뤘다. 액면분할에 나선 것은 상장 이후 처음이다.
액면분할이 결정됨에 따라 보통주는 기존 1337만 1362주에서 6685만 6810주로, 우선주는 23만 6188주에서 118만 940주로 늘어났다. 분할 신주는 4월 상장됐다.
이번 액면분할의 목적은 주식거래의 유동성 증가로 거래량 및 거래금액 증가로 외국인, 기관 투자자의 매매에 대한 부담을 감소시키는 것에 있다.
이와 동시에 유한양행은 주당 가격이 낮아짐으로써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이 확대돼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유한양행 주식의 거래회전율은 2019년 기준 93%로 코스피 평균 209% 대비 반 정도에 그쳐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액면분할에 대해 “평소 거래량이 적어 거래 활성화에 제약이 많았지만, 이번 액면 분할로 인해 매수, 매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게 됐다. 이는 거래금액의 증가로 이어져 주가에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