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이 면마스크 사용과 마스크 재사용은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특수한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권고일 뿐이라며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득이하게 다시 사용해야 한다면 단순 건조해 볼 수 있다는 뜻일 뿐 마스크 재사용은 권고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본부는 15일 오후 대한의사협회 용산 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관련 주요 정보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행사에는 염호기 위원장을 비롯해 이우영 부위원장, 김상수 이상형 은병욱 강철인 도경현 김재석 김대현 전문위원이 참석했다.
대책본부는 “코로나19 감염의 상황이 변하고 있어 여러 가지 상황에 혼란이 있고, 국민에게 정확한 전문가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며, 보건의료안전, 개인위생, 향후대책 등 전문가 의견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현재 수준의 의학적 근거에 기반해 국민들에게 적절한 정보 제공을 위해 이번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염호기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전문가 의견은 근거를 중심으로 나오지만 근거가 없어도 전문가들이 합의하면 근거로 간주된다”며 “어떤 상황이 있고 상황에 맞는 사실이 있을 뿐이고, 의학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의협 전문위원회에서는 면마스크를 권고하지 않았고, 재사용도 권고하지 않았다.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상황은 녹녹치 않다. 면마스크나 재사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 취지는 권고되지 않는 전제를 달고, 더 이상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특수한 상황에서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마스크를 재사용하기 위해 적합한 방법은 지금까지 없지만 청결한 곳에서 건조해 사용하는 것이 마스크의 변형이나 필터 기능 손상을 어느정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렇게 의견을 내면 다음날 언론에 마스크 재사용법이라고 나와 마치 전문가가 마스크 재사용을 권고하는 것처럼 보도된다.
끝으로 염 위원장은 “이번 기자간담회가 전문가 의견이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되는 계기가 돼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해소하고 코로나19 사태 극복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하 이날 논의된 주요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감염의 임상양상
초기의 흔한 증상으로는 열, 피로감 마른기침, 전신통증, 목아픔, 두통, 설사 등이 특징이다. 가래가 동반되면 코로나 감염보다 부비동염, 기관지염 등일 가능성이 높다. 중기에는 5~6일 후 기관지와 폐에 침투해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 고열과 호흡곤란이 나타나면 폐렴 증상, 호흡곤란, 혈압저하 등이 나타나면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다.
비전형적인 임상양상으로는 설사, 발열없음, 두통, 흉통, 구역감, 전신쇠약, 전신통증, 신경증상 등이 있다. 약간 목이 칼칼한 정도 증상이 있는 경미한 초기에 바이러스 양이 높다. 환자가 자기가 환자인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시기에 오히려 감염력이 높다.
노인의 경우 위험도가 높아서 요양병원, 요양원 등 노인시설에 전파차단이 중요하다. 유행전파 예상은 노인들만 주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집단에서 전파차단을 해야 노인에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현재 완치 판정 기준은 증상이 모두 호전된 후 2회 연속 PCR 음성이 확인된 경우이다. 재활성화도 가능하다. 최근 환자수가 폭증해 경증환자는 병원이 아니고 격리 시설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입원 중인 환자에서 증상이 호전된 경우는 PCR 양성이 지속되더라도 퇴원 후 시설 격리 또는 자가 격리로 전환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지자체에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호전된 후에도 무증상으로 바이러스가 3~4주 가량 지속되는 경우가 있고 드물게 재활성된느 경우도 있으므로 치료가 종료됏더라도 최소 2주 가량은 자택에서 자가 격리를 유지하면서 안정 가료하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 검사법 자체의 민감도(95~99%)는 신뢰할만 하다. 과잉검사와 과소검사의 장단점은 비교해야 하겠지만 과잉진단으로 인한 중증환자 치료 지연만 보완하면 현재 검사는 장점이 될 수 있다.
증상만으로는 정확한 감별이 어려워 확진을 위해서는 PCR 검사가 필요한데 호흡기 감염, 위장관 감염 환자가 너무 흔하다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우선은 2~3일 자가 격리 및 경과 관찰해본 후 검사 시행여부를 결정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국민 생활 수칙
코로나바이러스는 열에 약하다. 개인위생을 위해 뜨거운 물에 샤워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손잡이나 오염될 수 있는 물건의 표면은 조심해야 한다. 오염이 의심되는 물체를 만졌을 경우 곧바로 비누나 흐르는 물로 깨끗이 손을 씻거나 알코올 손소독제를 사용해야 한다. 구강 청결을 자주 하는 것도 예방이 될 수 있다.
감염력은 환자 한명이 보통 2.2명 감염시키는 정도인데, 일반 독감이 1.2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 정도 높다. 현재 수도권에서 지역사회 전파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의 특성상 밀접법촉자를 통해 산발적으로 다수의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다수의 대중이 모이는 행사는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스크 지침
기자간담회를 하게 된 이유이다. 보건용 마스크는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필터 기능을 보존하면서 살균, 건조할 수 있는 확립된 방법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재사용 방법이 지침에 들어가면 오히려 이를 오해함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돼 지침에 넣을 수 없었다. 다만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참고할 수 있다. 하지만 권장하지는 않는다.
활발한 지역사회 감염이 있을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감염병의 전파 및 예방에 효과가 있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없거나 위험이 낮은 경우에는 일반인이 굳이 착요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65세 이상의 고령자,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분은 밀폐된 공간,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기관 치료시설
접촉자와 위험군에 있어서는 좀 더 의심을 해 조사한다. 다중 시설, 의료기관 등에 입소하거나 이용해야 되는 상황이 된다면 확진 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 고령이나 의식이 좋지 않은 환자는 증상을 호소하지 못하고 발열조차 없는 경우도 많으며, 이미 가지고 있는 호흡기 증상으로 의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입원 당시 잠복기인 환자는 추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의심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1인실로 보내고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하며 음성이 나올 때까지 격리해야 한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발생 병동의 환자의 이동을 제한하고 의료진 및 병동의 유증상자 여부를 조사하고 추후 2주간은 능동감시를 해야 한다. 불필요하게 모든 병동의 폐쇄나 이동 구간의 모든 기능을 마비시키는 폐쇄 조치는 의료기관의 이용이 절실한 현 상황에서는 자제해야 한다.
◇중환자 치료
13일 기준 서울·수도권 음압 격리 병상은 약 79개 정도 되고 산소치료 32명, 인공호흡 8명, 에크모 3명이 치료 받고 있다. 가용 음압병상은 21개 정도 되나 이 곳 모두 중환자 치료가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 병상만 갖췄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인공호흡기, 모니터 등 장비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이들을 치료할 의료진이 있어야 한다.
정상적으로 음압 중환자실은 설비하는 데 수개월이 걸린다. 환자수가 급증한다면 전담병원을 지정해 중환자실을 세팅해 운영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역시 의료진 수급이 문제이다. 중환자 전담인력 수급에 대한 안을 마련해 놓아야 할 것이고 더불어 PAPR 등 장비를 비축해 둬야 한다. 무엇보다 PAPR 부족이 큰 문제이다. 의료진 보호가 되지 않으면 진료가 지속될 수 없다.
의사는 있으나 인력의 효율적 운영이 필요하다.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의료진은 대부분 대학병원에 근무한다. 상급병원, 대학병원은 일반 진료를 줄이고 중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급하지 않은 수술은 뒤로 미루고 중증도가 낮은 수술은 일반 병원으로 보내 중환자 치료에 전문인력을 모아야 한다. 특히 대구 경북 지역은 정부나 병원에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백신 및 치료제
일단 기존에 다른 치료목적으로 개발돼 사용 중인 약제들 위주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바이러스가 분리돼 확보된 상태이므로 실험실적인 테스트부터 진행되고 있다.
현재 치료법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면역력으로 이겨내는 것이다. 주로 보존적 치료를 우선한다. ARDS에 대한 기계환기, ECMO, CRRT 등 항바이러스제제, 항생제, 스테로이드, 고용량 비타민C 까지 거론되나 임상적인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다.
일부 고위험 환자에서 감염 위험성이 높은 노출이 발생한 경우 노출 후 클로로퀸의 예방적 투여를 고려할 수 있겠다는 일부 전문가의 의견이 있어 고위험군에서 사용을 고려하고는 있지만 근거는 전혀 없는 상태이다. 일반인이 일상생활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태에서 예방적으로 이러한 약제를 복용하는 것은 전혀 추천되지 않으며 오히려 약제 부작용만 경험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