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 맞춤의료본부 신경식 이사가 맞춤형 암 치료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국회에 요구했다.
그는 유전자 정보와 임상치료 결과를 결합한 통합 임상유전체데이터베이스(CGDB)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현재 정밀의료에서 진단, 치료 결정, 맞춤 항암제 제공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신 이사는 29일 국회도서관 2세미나실에서 열린 ‘맞춤형 암치료 활성화 관련 유전체 정보 연관 산업 규제현황과 개선과제’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그가 제시하는 미래 암 환자의 맞춤 치료 여정은 이렇다. 유전체 프로파일링을 통해 진단을 하고, MTB(분자종양보드)에서 유전체 정보와 임상치료 정보에 기반한 치료 결정을 내린다. 이를 통해 도출된 최적의 맞춤 항암제를 제공하고, 그 결과는 또 다른 암 환자의 맞춤형 치료를 위한 RWE로 창출되고 활용하게 된다.
신 이사는 “이런 프로세스가 모두 이뤄졌을 때 정밀의료가 실현된다고 볼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은 암 유전체 정보와 임상치료 현장에서의 RWE가 결합한 정보, CGDB(Clinical Genomic Database)”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각각의 RWD는 많이 창출하고 있지만 이를 활용한 RWE 도출은 잘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이사는 “현재 우리나라의 RWD 활용도는 첫 단계에 머물러 있고, 심지어 각 병원별 단위에 머물러있는 상황”이라며 “RWE가 왜 중요할까. RWE는 임상시험의 한계를 보완하고, 신약 개발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준다. 또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통해 신규 사업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맞춤형 암 치료 구현을 위한 기반은 마련돼 있다. 전세계 유일하게 NGS 검사가 급여화 돼 병원별로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또한 단일 건강보험 체계 운영으로 표준화된 통합 RWD 구축이 가능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EMR 보급률 및 IT 기술을 가지고 있다. 세계 임상시험 점유율 7위(도시로는 서울이 1위)라는 다국가 임상을 선도하는 의료 선진국가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이러한 맞춤의료 생태계 구축 구현에 있어 단계별 난관들이 존재한다.
먼저 ‘진단 단계’에서는 NGS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지만 각 의료기관마다 진단 데이터가 산재돼 있어 통합 축적 및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치료 결정’과 ‘맞춤 항암제 제공’ 단계에서도 바이오마커나 환자의 치료 성적 기반의 다학제적 의사결정과 치료제 제공이 이뤄지기보다는 현재의 허가 및 급여 상황에 국한된 제한적인 의사 결정 및 치료제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
신 이사는 “정밀의료 실현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데이터 수집이다. RWD 수집·활용에 있어 허들이 존재하고, 국가 차원의 표준화된 DB가 없다. 구체적으로는 환자 개인정보보호 문제나 체계적인 관리 방법 부재, 법적 규제 등이 있다”며 “정책적인 부분은 우리 권한을 벗어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것들을 국가가 해결해야 맞춤의료가 구현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