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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면역항암제 불확실성 어떻게 잡아야 할까

급여권 진입 방안 찾기 난제 “정답이 없다”


‘면역항암제 급여 확대’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펼쳤지만 서로의 입장만 재확인한 채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는 22일 중앙대병원 송봉홀에서 2019년도 후기 학술대회를 열고 ‘면역함암제의 등재 이슈와 쟁점’ 세션을 마련,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첫 토론자로 나선 이화여대 안정훈 교수는 면역항암제가 가지는 불확실성은 위험분담방식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며, 입증보다 검증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안 교수는 “면역항암제는 기존의 심평원 약평위 결정 시스템으로 봤을 때 예전보다 큰 불확실성에 당면하게 됐다. 약이 너무 비싸다보니 불확실성이 굉장히 중요해 졌다”며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보면 불확실성을 제약사가 입증하고 못하면 약가를 인하하는 검증과정으로 간다”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을 해결하려면 리스크쉐어링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이후 모이는 자료로 검증해야 한다”며 “좀더 신속하게 약 들여오는 쪽으로 가면 제약사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이 도입된 후 실제 검토하는 과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매커니즘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은영 이사는 환자 입장에서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가 발전하길 바랐다.


이은영 이사는 “면역항암제도 약 복용을 중단해도 효과가 유지되는 부분이 있다면 환자 입장에서 굉장히 고무적이다. 또한 평가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더 이상 쓸 수 있는 약이 없다고 무작정 면역항암제를 쓰는 것은 답이 아니다. 보험적용이 된다고 해도 함부로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면역항암제에 대한 이상반응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면역항암제에 반응이 있는 환자들에 대한 장기추적관찰이 필요하다”며 “여러가지 경제성 평가도 좋고, 사후 평가도 다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을까”라고 주문했다.


한국MSD 김은숙 상무는 우리나라 약가제도가 면역항암제를 비롯한 신약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급여기준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김은숙 상무는 “신약 등재시 약제가치를 약가에 반영하기 위해 임상적 유효성, 비용효과성, 재정영항, 여러 의학적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한다”며 “반면 급여기준 확대 시에는 재정영향이 다른 모든 가치를 압도하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 적응증 추가 등에 대한 적절한 가치 평가가 필요한데 한국의 현 시스템하에서 보험적용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제약사도 재정건전성이 중요하다는데 공감해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하는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벨기에, 덴마크, 네델란드는 마임이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장기 계약을 맺고 기간내 허가되는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급여 확대를 해주는 것”이라며 “이탈리아는 1조 3000억원 규모의 혁신신약 펀드를 조성해 재정관리 뿐만 아니라 환자접근성을 향상시켰고,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새로운 적응증이 도입됐을 때 가치에 기반해 약가를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급여기준 확대를 해결하지 않으면 환자접근성 개선이 어렵다. 기존 개발 항암제 중 유일하게 완치가 기대되는 것이 면역항암제”라며 “다행이 우리는 좋은 경험이 있다. 여러 항암제와 희귀난치성 치료제 접근성 제한이 있을 때 위험분담제, 경평 면제 등을 통해 개선을 이룬 바 있다. 급여기준 확대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요구했다.


끝으로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송영진 서기관은 결국 재정 문제로 귀결된다면서도 개선 방안을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영진 서기관은 “면역항암제뿐아니라 모든 약이 건보에 들어올 때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어떻게 컨트롤할거냐다. 결국 돈이 얼마나 나갈 것이냐는 것”이라며 “업계나 다른 곳에서 불편할지 모르지겠만 돈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면역항암제 최초 급여등재 당시에도 효과 불확실성 논란이 많았다. 여러 협의체를 운영하며 방안을 많이 고민했다”며 “다른 신약보다 등재하는 데 많은 진통이 있었다. 돈이 한번 나가면 회수를 못하기 때문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과부분에 대해서는 “이번에 두 가지 면역항암제에 대해 짧게 나마 RWE를 돌려봐서 어느정도 해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기간이나 인원 수 등 여러 제한이 있었지만 자체로 의미가 있다. RWE를 계속 활용하며 등재 후 관리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송 서기관은 “이런 저런 방안을 고민하고 기존 제도를 섞기도 하고, 다른 제도는 뭐가 있는지 살펴보기도 하고 있다. 당장 정부가 어떻게 하겠다 선언할 수는 없지만 경청해가며 고민하겠다”며 “업계에 바라는 부탁이 하나 있는데 업계는 정부가 키를 쥐고 있다는 듯이 항상 이야기한다. 키는 제약사가 쥐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약의 가격”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정부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만 하는 것은 일방적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도 제약사, 환자에 피해가 없게 노력하는 만큼 제약사도 가격이나 자료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면 협상과정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업계와 많이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