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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소아 변비? 장운동 안 되는 '허쉬스프룽씨병'일수도

복부팽만 · 구토 동반…방치 시 장폐색 등 합병증 위험

선천성거대결장으로 불리는 허쉬스프룽씨병은 장운동을 담당하는 장관신경절세포가 특정 부분에 존재하지 않아 항문 쪽으로 장 내용물이 원활히 이동하지 못 하는 질환을 말한다. 

허쉬스프룽씨병은 5천 명당 1명에게 발생하는 선천적 질환으로, 남아와 여아 비율은 4:1 정도다. 미숙아에서는 드물며, 대부분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1백 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구로병원 소아외과 나영현 교수의 도움말로 허쉬스프룽씨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장관신경절세포 발달 이상이 장운동에 문제 일으켜

장관신경절세포는 태아 때 입에서 시작해 항문 쪽으로 이동하면서 신체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발달이 멈추면, 뒷부분 장에는 신경절세포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장은 이완과 수축 운동을 통해 음식물을 항문 쪽으로 이동시킨다. 만일 신경절세포가 없으면 장 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음식물이 정체돼, 배가 불러오고 구토 · 장염 · 변비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 출생 후 48시간 이내 태변 여부로 진단

출생 직후 48시간 이내 태변이 배출되지 않으면 의심할 수 있다. 이 때 발견되지 않더라도 △대변을 잘 보지 못하고 △구토를 하거나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약 64%의 환아가 생후 3개월 전후로 허쉬스프룽씨병 진단을 받게 된다. 

간혹 병변 부위가 짧은 경우에는 2~3세가 돼서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횟수가 적기는 해도 대변을 보기 때문에 아이에게 변비가 조금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방치하게 되면 대변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정체되면서 대장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질 수 있고, 대변 돌 등이 생성될 수 있어 아이 변비가 심하다면 한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 변비, 복부팽만, 구토 지속되면 의심 

허쉬스프룽씨병을 방치할 경우 배가 부풀어 오르는 복부팽만 · 구토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점차 악화될 수 있다. 

만일 장이 막혀 음식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장폐색 · 장염으로 진행하면 패혈증으로 진행돼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허쉬스프룽씨병은 직장흡인생검을 통해 확진된다. 이 외 직장수지검사, 복부 X-ray, 대장 조영술 등의 방사선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과의 감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수적이다.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병변 위치와 길이 등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 방법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장부분을 잘라내고 정상적인 장을 항문의 끝쪽까지 연결해 치료하며, 상황에 따라 수술 단계에서 일시적으로 장루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나영현 교수는 "허쉬스프룽씨병은 선천적 질환이므로 특별한 예방법은 없으나 만성적인 복부팽만과 변비 등 대부분의 증상은 조금만 신경 쓰면 알아차릴 수 있다. "며, "수술 예후는 좋은 편이나 소아인 만큼 수술 후 성장 과정에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