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1 (수)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임상최신지견

[정형외과] 급성 슬관절 손상의 평가

 

 

김 진 구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슬관절은 불룩한 대퇴골과 평평한 경골로 이루어진 관절로 뼈의 모양만으로는 대단히 불안정하며 이를 지지하기 위해 반월상 연골, 전후방십자인대 및 측부인대 등 연부 조직을 통해 안정성이 유지되는 관절이다. 따라서 본 증례와 같이 일견하여 정상 방사선 소견을 보인다 하더라도 중대 부상을 배제할 수 없고, 방사선 검사로 확인할 수 없는 연부 조직의 손상 유무를 판단해야 하므로 환자의 병력을 면밀히 청취하고, 정확한 이학적 검사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기 손상이고 슬관절에 부종과 삼출액이 상당할 정도로 관찰되면 우선 관절 천자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관절액의 양상이 손상의 정도를 판단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며, 천자가 쉽고 간편하기 때문에 이를 먼저 시행하지 않고, 다른 처방을 하거나 고가의 검사를 의뢰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다.

 

만약 관절 천자 시 피가 나오는 혈관절증이라면 슬관절의 손상이 중대 손상임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관절에서 피가 나오는 경우라면 본 증례와 같은 골절이 있을 수 있고 골절의 경우라면 골수의 지방층에 섞여 나오므로 천자액을 용기에 받았을 때 지방층이 확인될 수 있다. 그 외 전방 또는 후방십자인대의 파열, 반월상 연골 파열 및 관절막 파열 등 손상의 경우에도 혈관절증이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인대 손상의 경우라면 지방층이 발견되지 않는다.

아직 생소하지만 우리나라 중년 여성에 흔히 발생하는 내측 반월상 연골 후방 골기시부 파열의 전형적인 증례이다. 이러한 손상이 있을 때 진단이 되지 않아 초기에 봉합술 등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할 경우 종국에 반월상 연골이 관절의 체중 부하 및 보호 기능을 하는 테두리 장력(circumferential hoop tension) 기능이 소실되어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해야 할 만큼 심각한 관절 내 연골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본 증례의 경우 초기에 심한 통증으로 장하지 석고 고정을 하고 관찰하는 기간과 조기 MRI를 시행한 점은 적절한 조치로 보여지나 이후 환자의 통증이 완화되었을 때 다시 세심한 이학적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겠다. 내측 반월상 연골 후방 방사형 파열의 경우 급성기에는 심한 맥머레이 검사 양성을 보이므로 간단한 이학적 검사를 통해서도 이러한 손상을 의심할 수 있으며 MRI의 경우 일정한 진단 기준을 염두에 둔다면 거의 95% 이상의 손상을 진단할 수 있다(시상면에서의 ghost sign, 관상면에서의 cleft sign ).

 

상기한 두 개의 증례를 통해 볼 때 슬관절의 급성 손상은 단순 방사선 검사를 통해 진단에 도달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숨겨진 연부 조직의 손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면밀한 병력 청취와 정확한 이학적 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본장에서는 일반 개원가에서 급성 슬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만났을 때 시행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진단적 접근법에 대해 대략적인 고찰을 하고자 한다.

 

 

병력 청취(History taking) 

 

1. 통증의 양상(Pain characteristics)

갑작스러운 것인지 서서히 진행하는 것인지, 통증의 부위가 전, , , 외측 중 어디인지, 지속시간은 얼마나 되며 아픈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둔한 통증인지 날카로운 통증인지, 체중 부하를 할 수 있는지의 여부 등을 물어보아야 한다.

 

2. 기계적인 증상(Mechanical symptoms)

잠김이나 탄발감(sense of popping) 혹은 무력감 등과 같은 기계적인 증상이 있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신전 혹은 굴곡 시 무릎이 결리면서 통증을 느끼는 잠김 증상은 반월상 연골 손상을, 손상 당시 탄발감은 인대 손상을 의심할 수 있으며 갑자기 다리 힘이 빠지는 무력감은 슬관절 불안정성과 관련이 있고, 이는 슬개골 아탈구나 인대 손상 등의 가능성이 있다.

 

3. 삼출(Effusion)

관절 삼출의 양과 발생 시간을 통해 진단에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2시간 이내에 빠르게 차오르는 크고 단단한 삼출액은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나 경골 고평부의 골절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다.

이에 반해 24시간에서 36시간 내에 생기는 중등도 이하 크기의 삼출은 반월상 연골 손상이나 인대 염좌 등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다. 또한 활동 후 발생하는 반복되는 삼출은 반월상 연골 손상의 가능성이 있다.

 

4. 손상기전(Mechanism of injury)

손상기전 또한 중요하다. 직접 가격(direct blow)을 받았는지, 손상 당시 발이 지면에 닿아 있었는지, 환자가 달리다가 갑자기 속도를 늦추던가 멈추려 하다가 손상당했는지, 점프 착지 시 통증을 느꼈는지, 슬관절이 과신전 되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교통사고 때 슬관절이 굴곡된 상태로 근위 경골의 앞부분이 범퍼 등 dashboard와 직접 부딪히는 경우(direct blow) 후방십자인대 파열을 일으킬 수 있다. 내측 측부 인대 손상은 슬관절 외측부위를 직접 가격당함으로써 생길 수 있고 외측 측부 인대 손상은 이와 반대의 경우에 생길 수 있다.

급정지 시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일으킬 수 있으며, 슬관절 과신전 시는 전방 혹은 후방십자인대 파열이 생길 수 있다. 갑작스런 방향 전환 또는 비틀림 등의 pivot-motion 시는 전단력이 발생하여 반월상 연골 파열을 일으킬 수 있다. 상기의 여러 기전이 동반된 경우 다발성 구조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5. 내과적 병력(Medical history)

약물 복용력이나 통풍, 류마티스 관절염, 혹은 다른 퇴행성 관절 질환이 있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이학적 검사(Physical examination) 

 

1. 시진과 촉진(Inspection and palpation)

증상이 없는 건측과 비교해서 부종, 반상 출혈, 정렬에 이상소견은 없는지 관찰한다. 또한 건측과 비교해서 근 위축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시진이 끝나면 촉진을 통해 압통 부위, 삼출액 여부, 열감 등을 확인하고 능동 및 수동적 관절운동 범위를 평가한다. 

 

각 검사들은 각각의 구조물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나누어져 있다.

 

·슬개 대퇴 관절-patellofemoral tracking, Q-angle, patel-la apprehension test

·전방십자인대-Lachman test, 전방전위 검사

·후방십자인대-후방전위 검사 등

·후외방 구조물-복와위 경골 외회전 검사, 후외측 전위 검사 등

·외측부 인대-내반 스트레스 검사

·내측부 인대-외반 스트레스 검사

·반월상 연골-McMurray, Apley 검사

 

 

방사선학적 검사(Radiographic examination) 

 

기본적인 x-ray 검사로 AP. Lateral, Merchant, Tunnel view를 촬영하여 골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보다 정확한 CT 촬영이 필요할 수 있다.

인대나 반월상 연골 파열과 같은 연부조직 손상이 의심될 때는 MRI 촬영이 필요하다.

 

 

혈액검사(Laboratory studies)

 

외상의 과거력 없이 열감, 삼출액이 있으며 압통이 심하고 미세한 관절운동에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세균성 관절염이나 급성 염증성 관절증 등을 의심해야 하며 CBC with  differential, ESR, CRP 등의 혈액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또한 관절을 반드시 천자하여 관절액의 양상을 확인하고 CBC, glucose, protein 수치를 측정해야 하며 균 배양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 통풍성 관절염 여부에 대해 편광현미경 검사를 시행한다.

 

외상의 과거력이 있으며 통증이 동반된 크고 단단한 삼출 소견이 보일 때는 혈관절증이나 골연골 골절을 생각해야 하며 단순 삼출과 감별하기 위해서는 관절 천자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관절 천자를 통해 관절 내 압력을 낮추므로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단순 삼출액은 슬관절 염좌나 만성 반월상 연골 파열에서 생길 수 있는데, 관절 천자를 해보면 맑은 담황색의 천자액을 관찰할 수 있다.반면 혈관절증은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나 관절 내 골절에서 흔히 생기며 간혹 반월상 연골 변연부 파열 시 생길 수 있다.

 

골연골 골절 시 천자액을 살펴보면 지방 입자(fat globules)가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x-ray에서 골절선이 명확히 보이지 않을 때 이런 소견이 보인다면 반드시 CT MRI를 촬영하여 골연골 병변을 확인해야 한다.

 

 

요약

 

급성 슬관절 손상은 활동력이 있는 환자들에게 흔히 발생한다. 적절한 평가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치료를 결정하며 더 나아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환자의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선 자세한 병력을 청취한 후에 이학적 검사와 기본적인 x-ray 촬영을 시행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혈액검사나 CT, MRI 등의 추가검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