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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아과] 백신의 새로운 지평: 혼합백신 (Combination vaccines)

          홍영진

인하대학교병원 소아과

Young-Jin Hong, M.D. & Ph.D.

Dept. of Pediatrics,

Inha University Hospital.

E-mail: hongyin@inha.ac.kr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종두법이 처음 시행된 이후 예방접종은 의학의 3가지 중요한 업적의 하나로 중요성이 인정되고 있으며, 현재도 계속해서 인류를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기위해 새로운 백신들이 개발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흔히 접종하는 기본 및 임의접종의 주사 횟수는 6세까지 36~37회에 달하고 있고(Table 1) 새로 개발되는 백신까지 따로 접종해야한다면 한번에 8번의 주사를 맞아야만 된다(Table 2). 그러므로 한번에 여러 가지 백신을 같이 접종할 수 있는 혼합백신의 사용이 불가피하며 특히 기본접종이면서 같은 시기에 접종하게 되어 있는 백신 접종을 혼합백신으로 접종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요구되고 있으며 특히 DTaP와 결합된 혼합백신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병의원을 찾는 아이의 보호자들도 주사로 인한 통증에 대한 두려움과 입증되지 않은 안전성에 대한 걱정 때문에 한번 방문했을 때 2~3회 이상의 주사를 맞는 것을 꺼리고, 접종하는 의사의 입장에서는 백신의 안전성, 보관의 용이성과 순응도가 증가하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예방접종은 혼합백신을 기본으로 접종하게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혼합백신으로 접종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접종 스케줄을 사용하고 있다(Fig. 1). 

 

혼합백신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의학상식  

 

혼합백신 접종에 대해 상당수의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내용들이 있다. 그 중 가장 흔한 것은 다음 2가지인데 첫째는 너무 많은 항원을 아이한테 주사한다는 것과 한번에 많은 백신들을 같이 접종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Table 3>에서 보는 것과 같이 과거 100년 동안 백신에 포함된 항원수를 보면, 종두 한 가지만 접종하던 1900년에는 200개였던 것이 1960년에는 3,217개였고, 이상반응의 발생 때문에 전세포 백일해 백신에서 개량 백일해 백신으로 바꾼 2000년에는 그 이전 보다 6개의 백신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124개로 줄었다. 예전에 비해 항원수가 많이 줄어 많은 백신이 더 추가되어도 이전에 전세포 백일해 백신 하나 접종하는 양보다 1/20 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에 항원수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또한 영아는 이론적으로 10,000개의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는 경우에도 우리가 원하는 면역반응을 보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현재 개발되어 사용하고 있는 DTaP/HB/IPV/Hib 혼합백신에 PnC 백신을 같이 접종하여도 따로 접종한 것과 차이가 없는 면역반응을 보이고 있고, 아직 개발되고 있는 더 많은 백신을 혼합백신으로, 혹은 동시 접종으로 같이 접종하더라도 백신 자체나 혼합백신으로 접종할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다른 요소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백신의 숫자 자체는 질병에 대한 방어면역 획득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혼합백신 접종을 할 때 알아야 될 점들  

 

혼합백신은 2개 이상의 백신을 물리적으로 혼합하여 같은 해부학적인 부위에 같은 시간에 접종하는 백신을 말하며 DTaP나 MMR 백신과 같이 다른 질환의 항원을 섞은 혼합 백신과 인플루엔자, 폴리오, 폐구균 백신과 같이 한가지 질환의 여러 다른 아형에 대한 항원으로 구성된 혼합백신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혼합백신의 생물학적 특성

일부 연구 결과는 여러 가지 백신을 다른 백신과 같이 접종했을 때 면역반응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같은 연령에 접종하는 기본 백신을 같이 접종하였을 때에 면역 효과의 변화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 이상반응도 일반적으로 약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같은 시기에 접종하는 백신들을 혼합하여 한 주사기로 접종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백신은 단순히 항원을 섞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다른 제품으로 나와 있는 백신들을 그냥 임의로 한 주사기에 섞어 접종해서는 안된다. 허가받지 않은 혼합 주사의 안전성, 면역효과, 효능은 각각 조사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으며, 백신을 함께 섞을 경우 다음과 같이 백신의 화학적 상호작용이나 면역학적 간섭에 의해 백신의 효능이 감소하고 이상반응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백신의 화학적 상호 작용 

주로 항원과 안정제(stabilizer), 면역보강제나 보존제 간의 문제이다. DTaP 백신의 보존제로 사용되는 thimerosal은 주사용 폴리오 백신의 효능을 감소시킨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보존제로 neomycin을 사용하였다. 수두백신의 경우에도 MMR 백신과 혼합할 경우 MMR의 안정제나 보존제 때문에 수두백신의 면역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보고하고 있다. 

 

2) 면역학적 간섭 

상호작용이 개별적인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강시키기도 하는데, 이 예로서 전세포 백일해 백신은 디프테리아 톡소이드와 함께 접종하면 면역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여러 항원을 함께 접종하면 별 효과가 없거나 면역반응을 억제한다. 아래와 같이 3가지 면역학적인 간섭 기전이 제시되고 있다. 

 

Antigen competition 

면역학적으로 우세한 항원이 이보다 약한 항원의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Carrier-induced epitope suppression 

파상풍 톡소이드, 디프테리아 톡소이드이나 CRM197과 같은 carrier protein 위에 존재하는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폐구균, 수막구균과 같은 hapten polysaccharide antigen epitope에 대한 항체반응은 이전에 특정한 운반체(carrier)가 부착된 백신을 접종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에 면역 반응이 억제된다. 운반체의 양이 많거나 운반체에 대한 항체가가 높을수록 억제되는 정도는 더 크다. 

 

Induction of interferon 

혼합 생바이러스 백신은 한 바이러스가 인터페론 생성에 의해 다른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함으로써 서로 방해할 수 있다. 경구용 폴리오 생백신의 초기 임상시험 단계에서 장에서 폴리오백신 바이러스의 복제에 의해 서로 경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형이 1형과 3형보다 빨리 복제되기 때문에 다른 두 바이러스를 억제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1형과 3형의 양을 증가시켰다. MMR 백신의 경우에도 더 면역력이 뛰어나고 바이러스 양을 증가시켜서 그 간섭을 극복하였다. 

 

그러므로 기존에 나와 있는 백신을 혼합하더라도 새로운 백신 개발과 같은 방법으로 평가를 하여야 하고, 백신에 포함되어 있는 구성요소와 각각 전향적이고 무작위 맹검으로 비교하여 안전성, 면역성과 효능이 평가되어야 한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은 예를 들어 4가지 백신(A, B, C, D)의 혼합백신(A/B/C/D)에 대해 조사를 한다고 하면 우선 A/B와 A+B를 비교해 보고 억제나 증가된 이상반응이 관찰되지 않으면 A/B/C와 A/B+C를 비교해보고 성공적이면 A/B/C/D와 A/B/C+D를 비교해 보는 방법이다.            

 

 

2. 백신의 교체접종

 

모든 소아에게 같은 백신으로 접종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모든 종류의 백신을 구입하여 비치해 놓고 접종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교체접종을 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교체접종 가능 여부는 임상 연구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데, 질병에 대한 면역효과가 혈청학적으로 알려져 있는 경우에 그렇지 않는 경우보다 더 쉽게 교체접종 여부를 알 수가 있다.

 

1)질병에 대한 면역효과가 혈청학적으로 밝혀져 있는 경우 

 

A형간염, B형간염, Hib는 예방가능한 항체가가 밝혀져 있으며, 각 백신들을 다른 회사의 제품들과 교체접종을 하여도 접종 후 예방 가능한 항체를 효과적으로 형성하는 것이 증명되어 있으므로 서로 교체 접종이 가능하다. 그러나 Hib 백신의 경우는 PRP-OMP의 경우 기초접종이 2회만 해도 되며, 다른 접종은 3회를 해야 되므로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2)질병에 대한 면역효과가 혈청학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은 경우 

 

예를 들어 백일해의 경우에는 광범위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면역의 여부를 혈청학적으로 입증하기가 곤란하다. 이러한 경우에는 교체접종을 하여 항체가만 조사해 볼 수가 없으며 교체접종이 가능한지 각각에 대한 면역효과를 실제로 조사해보아야 한다.  

 

DTaP는 2, 4, 6개월에 서로 다른 회사의 백신과 교체접종에 대한 연구가 없기 때문에 적어도 기초접종 3회는 같은 회사의 백신으로 접종하여야 한다.             

 

 

3. 혼합백신의 초과 항원(extra dose) 문제

 

혼합백신에는 여러 가지 항원이 들어 있고 혼합백신을 사용할 경우에는 일부 항원이 중복되어 추가로 더 접종이 될 수가 있다. 이 경우에 혼합백신으로 접종하는 하는 이점과 초과 항원에 의한 이상반응의 위험성을 검토하여 혼합백신을 접종할 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혼합백신은 혼합백신 중 일부가 접종 대상이 되고 다른 성분이 금기가 아니면 접종할 수 있다. 

 

1) 생백신 

이미 자연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면역을 획득한 정상적인 소아의 경우에는 생백신을 추가로 더 투여하였을 때 이상반응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는 없다. MMR, 수두, 경구용 폴리오 백신이 이에 속한다. 

 

2) 사백신 

Aluminum salt와 같은 면역보강제에 흡착시킨 사백신을 주사할 경우에는 추가로 항원을 더 투여할 때의 이점과 위험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임상적인 연구 결과가 이상반응이 심하지 않은 Hib나 B형 간염의 경우에는 혼합백신의 일부로서 다른 성분의 접종이 필요한 경우에는 초과 항원을 투여 할 수도 있다.  

 

파상풍 톡소이드의 경우에는 추가 접종을 정해진 기간보다 일찍 접종할 경우에는 과민반응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이에 해당하는 백신들에는 DTaP, DTaP/Hib, DT, Td, 파상풍 톡소이드가 있다.  

 

파상풍 톡소이드의 초과 항원 투여는 이전에 DT 접종을 하였고 백일해 예방이 필요한 경우 DTaP로 접종할 수 있다.   

 

DTaP 포함 혼합백신

 

DTaP 백신 포함 혼합백신은 pertussis toxin(PT), filamentous hemagglutinin (FHA), pertactin, agglutinogens(fimbriae 2, 3) 중 1가부터 5가까지 포함된 DTaP1, DTaP2, DTaP3, DTaP4와 DTaP5 중 하나를 기본으로 해서 다른 백신들과 결합한 혼합백신으로 개발되었다.  

 

우선 같은 시기에 접종을 하는 Hib와의 혼합백신이 개발되었으나 두 백신을 조합으로 혼합백신을 만들었을 때 Hib에 대한 항체 반응이 각각 접종했을 때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나자 DTaP/Hib을 기본으로 하는 다른 백신과의 혼합백신 개발은 더디어지고 DTaP/IPV, DTaP/HB와 DTaP/IPV/HB 혼합백신의 개발이 촉진되었다. 그러고 한편으로는 Hib의 감소된 면역반응이 질병을 방어하기에 적절한지 알기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면서 유럽에서는 Hib가 포함된 DTaP/IPV/Hib/HB 혼합백신의 사용이 허가되어 현재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Hib의 감소된 면역반응에 주목하여 아직 DTaP/Hib가 포함된 혼합백신의 사용 허가를 하고 있지 않다. 

 

현재 DTaP를 기본으로 하는 DTaP/Hib, DTaP/IPV, DTaP/HB, DTaP/IPV/HB와 DTaP/IPV/Hib/HB 의 혼합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DTaP/HB 혼합 백신의 경우 DTaP/HB 혼합백신은 2, 4, 6개월에 접종하고 DTaP는 2, 4, 6개월에, HB는 0, 1, 6개월에 따로 접종한 그룹과 비교하여 보면 DTaP는 혼합백신 그룹에서 항체가가 높았으며 HB는 따로 접종한 그룹에서 항체가가 더 높았으나 혼합백신 그룹에서도 평균 항체가는 높았으며 98%에서 방어가능한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 HB 항체가의 차이는 혼합백신인지 아닌지의 차이보다는 접종 일정의 차이(2, 4, 6개월과 0, 1, 6개월) 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DTaP/IPV/HB 백신을 2, 4, 6개월 접종하였을 때 혼합백신과 각각 따로 개별 접종한 그룹간의 차이가 없었으며 PRP-OMP, PRP-hbOC, PRP-T의 Hib 백신을 별개로 같이 접종하였을 때에 Hib 백신에 대한 억제 효과를 보이지 않았고 이상 반응의 차이도 없었다. 

 

DTaP/IPV/hib/HB 혼합백신의 경우 Hib 외에는 개별접종과 유사한 면역반응을 나타내고 추가접종으로 사용할 때에는 모두 높은 면역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Hib의 경우에는 개별접종보다 낮은 면역반응을 보였다.

 

DTaP/HIb 포함 혼합백신의 실제적인 사용결과는 독일에서는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영국에서는 Hib 발생의 증가를 보고하고 있으나 접종 횟수와 접종 스케줄의 차이가 있어 일반적일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Hib 포함 혼합백신을 접종한 후 Hib에 대한 면역반응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보고하고 있고, HIb 백신에 대한 면역반응이 민족 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DTaP/Hib 포함 혼합백신의 사용은 나라마다 접종 횟수와 접종 스케줄에 따른 면역반응의 연구 결과를 확인해야 될 필요가 있다. 

 

최근 효과적이고 안전한 혼합백신이 계속 개발되고 있고, 많은 나라에서 사용되면서 그 효과와 편이성을 보여주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멀지 않은 시기에 개별백신 접종에서 혼합백신 접종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아직 DTaP/IPV/Hib/HB 백신의 도입과 사용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보다 적은 조합의 DTaP 포함 혼합백신은 사용 시기가 멀지 않았으므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출처 : Dia Treat VOL.6, N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