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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아과] 급성 바이러스 하기도 감염의 진단 및 역학

                       안강모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Kang-Mo Ahn, M.D.& Ph.D.

Dept. of Pediatrics,

Samsung Medical Center,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E-mail: kmaped@smc.samsung.co.kr

 

 

서 론

 

급성 감염성 호흡기 질환은 소아에서 나타나는 주요 질환으로서, 그 중에서도 하기도 감염은 호흡부전 및 패혈증 등을 초래할 수 있어서 특히 소아에서는 주의를 요한다. 하기도 감염은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크룹(croup), 기관기관지염(tracheobronchitis), 세기관지염(bronchiolitis) 및 폐렴(pneumonia)으로 분류한다. 원인 미생물로는 세균, 마이코박테리아, 결핵, 진균, 기생충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흔한 원인은 바이러스이다. 바이러스 감염의 정확한 진단은 불필요한 항생제의 투여를 막을 수 있고 환자의 경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적절한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할 수 있으므로 대단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호흡기 감염을 잘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에서는 Respiratory syncytial virus(RSV), Influenza virus type A & B, Parainfluenza virus type 1, 2 &3, Adenovirus 등이 하기도염을 일으키는 주요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검출법

 

호흡기 바이러스는 건강한 소아의 상기도에서는 거의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하기도염의 증상 및 진찰 소견이 있으면서 상기도에서 호흡기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이 바이러스는 하기도염의 원인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바이러스성 하기도염의 원인 바이러스를 밝히기 위한 가장 정확하면서 고전적인 방법은 환자의 비인두 흡인물을 채취하여 바이러스를 배양한 후 동정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신속하고 적절한 비인두 흡인물의 채취 및 처리가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5 French 경비관을 이용하여 비인두 흡인물을 채취하면 바이러스 운반 배지에 담아 신속히 검사실로 옮겨 배양 전까지 4℃에 보관하며 1분간 진탕(vortex) 후 원심분리하여 분리된 상층액을 미리 준비한 세포 계대군(cell line)에 배양한다.

 

바이러스 배양 및 동정은 기관마다 조금 다를 수 있다. 저자가 속해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세포 계대군으로서 Adenovirus와 RSV 배양에는 HEp-2세포를 이용하고, Influenza virus 배양에는 Madin-Darby canine kidney(MDCK) 세포를, Parainfluenza virus 배양에는 monkey kidney(LLC-MK2) 세포를 사용한다. 세포 계대군에 필요한 각 세포주는 ATCC(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로부터 구입하여 75mm2 플라스크에 10% 우형태내혈청(fetal bovine serum)이 포함된 최소 필요 배지(Eagles minimum essential medium:10% MEM)로 배양하여 세포들이 완전히 단층 배양되면 희석된 배지(2% MEM)로 교체한다. 이렇게 준비된 HEp-2 세포, MDCK 세포, LLC-MK2 세포 계대군에 전처리된 검체 0.2mL씩을 각 세포 계대군에 접종 후 35℃, 5% 이산화탄소 배양기에서 배양한다. 기본적으로 3일 배양한 다음 일부 세포 계대군으로부터 0.05% trypsin-EDTA (Ethylene diamine tetraacetic acid)를 이용하여 세포를 분리시킨 후, 원심분리 및 세척하고 아세톤을 사용하여 고정한 다음 간접면역형광검사를 하여 바이러스를 동정한다. 3일째에 바이러스가 배양되지 않은 경우에는 남은 세포 계대군을 7일 더 배양한 후 염색하여 바이러스를 확인한다. Adenovirus, Influenza virus, Parainfluenza virus 및 RSV를 동정하기 위해 각각의 바이러스에 대한 마우스 단일 클론 항체를 사용하여 위의 방법으로 배양된 세포를 염색한 후 phosphate buffered saline(PBS)으로 세척한다. FITC-conjugated goat anti-mouse IgG로 다시 염색한 후 PBS로 세척하여 말린 후 aqueous mounting fluid를 떨어뜨리고 형광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양성반응은 슬라이드를 관찰하여 400배율에서 형광 염색상 2개 이상의 세포가 있을 때로 정의한다.

 

이러한 바이러스 검출법은 현재까지 알려진 방법 중 가장 신뢰도가 높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나,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고 바이러스에 따라 특수한 배지 및 배양조건을 맞추어야 하는 등 간단하지가 않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들이 직접 항원을 출하는 방법(Direct Antigen Detection)과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법이다. Direct Antigen Detection법은 면역형광법(Immunofluorescence; IF), 방사면역측정법(Radioimmunoassay; RIA) 및 효소면역측정법(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EIA)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직접 바이러스의 항원을 검출하는 방법으로서 간단하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검출하는 방법이나 검증하고자 하는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진단적 예민도와 특이도가 다양하게 나타나며, 특히 음성 예측률이 낮아서 결과가 음성으로 나올 경우 배양법으로 다시 확인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PCR법은 바이러스의 DNA를 직접 증폭하거나 또는 RNA를 증폭한 후 이에 상보적인 complementary DNA (cDNA)를 얻어서 원인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PCR법을 응용하여 PCR 증폭산물의 생성과정을 모니터링해서 알고자 하는 바이러스 DNA의 양을 정량분석하는 Real Time PCR법5)이나 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primer를 이용하여 동시에 여러 바이러스를 확인하는 다중 역전사 중합연쇄반응 (multiplex PCR) 법 등도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도 빠르고 예민도나 특이도가 높기는 하지만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위양성이나 위음성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 아직까지는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급성 바이러스성 하기도염의 역학조사

 

그동안 국내에서는 윤 등이 1990년부터 1994년까지 서울대학병원 소아과의 외래 및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바이러스성 하기도염의 역학자료를 발표한 이래 간헐적인 자료들이 보고되어 왔다. 최근 권 등은 2006년도 제 56차 대한소아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1년간의  급성 바이러스성 하기도염의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대상은 삼성서울병원 소아과에 입원하여 치료받았던 급성 하기도 감염 환자 10245명이었고, 비흡인물을 채취하여 대표적인 호흡기 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RSV), Influenza virus type A & B, Parainfluenza virus type 1, 2 & 3, Adenovirus)를 배양, 동정하였다.

 

검사한 10245례중 1017례에서 바이러스가 동정되어 검출률은 9.85%였다. 연령분포는 생후 2주부터 16년 9개월까지 였으며, 평균 연령은 2년 1개월이었다. RSV가 251례(24.7%)로 가장 많았으며, Parainfluenza virus type 3가 233례(22.9%), Adenovirus 185례(18.2%), Influenza virus A가 175례(17.2%), Parainfluenza virus type 1가 83례(8.2%), Influenza virus B가 59례(5.8%), Parainfluenza virus type 2가 31례(3.1%)이었다. 임상양상으로는 폐렴이 588례(57.8%)로 가장 많았다. 임상양상별 원인 바이러스는 폐렴은 Parainfluenza virus type 3가 156례(26.5%), Adenovirus 146례(24.8%)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였고, 모세기관지염은 RSV 109례(48.7%)로 가장 많았다. 후두개염은 Parainfluenza virus type 1 31례(30.4%)로 가장 많았다. 기관기관지염은 Influenza type A가 26례 (25.2%)로 가장 많았다.

 

전체적으로 바이러스성 하기도염은 3월에서 6월 그리고 11월에서 12월 사이에 높은 빈도를 보였다. 계절별 바이러스의 빈도는 Parainfluenza virus type 3가 5월부터 7월에 뚜렷이 유행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RSV는 10월부터 1월까지 유행하였고, Adenovirus는 통년형으로 고루 분포하였다(Fig. 1).

 

각 호흡기 바이러스의 10년간 연도별 분포는<Fig. 2>와 같았다.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 있어서 가장 정확한 진단방법은 바이러스 배양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상 양상 및 유행시기를 통한 역학적 진단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역학조사는 비록 서울에 있는 단일기관에서 입원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제한점이 있기는 하지만 지난 10년간 각 호흡기 바이러스의 발생 분포를 볼 수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으며, 환자를 직접 다루게 되는 의사의 입장에서는 계절에 따라 임상 양상을 보고 원인 바이러스를 유추할 수 있으므로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최근 바이러스 배양법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개발된 다중 역전사 중합연쇄반응(multiplex RT-PCR)법은 국내에서도 이용되고 있음이 보고되었다. 같은 학술대회에서 이 등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654명의 환자 중  244명 (37.3%)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어 sensitivity가 높은 유용한 방법으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검출률은 삼성서울병원에서의 9.9%에 훨씬 높은 비율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배양법에 의한 검출률이 19~52%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예민한 검사로 보기에는 아직 미흡하다. 이 조사에서는 Adenovirus 89명(36.5%), RSV 80명(32.8%), Parainfluenza virus 61명(25%), Influenza virus type A 19명(7.8%), Influenza virus type B 5명(2%)의 순으로 검출되었고 계절적으로 Adenovirus는 여름, 가을 및 겨울에, RSV는 가을 및 겨울에 주로 검출되었다. 바이러스별 검출률은 삼성서울병원의 결과와 약간 차이를 보이고 있었는데, 아마도 지역적인 차이를 감안해야 하겠지만 바이러스별 진단률의 예민도와 특이도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검사방법 자체를 보면 빠르고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어서 앞으로 배양법과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한다면 임상적으로는 상당히 유용한 진단방법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맺음말

소아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급성 감염성 질환인 바이러스성 하기도염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고 예후를 예측하는데에 대단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 비인두 흡인물에서의 바이러스 배양 및 동정법이 가장 신뢰도가 높은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단점이 있어서 간편하고 시간적으로 빠른 direct antigen detection법이나 PCR법이 점차 많이 이용될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진단적 예민도나 특이도, 위양성률 및 위음성률 때문에 자료 분석에 주의를 요하며, 완전히 바이러스 배양법을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으나 적어도 상호보완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많다.

 

이와 더불어 이러한 바이러스 검출에 의한 역학자료들은 유행시기를 미리 예측함으로써 복잡한 검사를 거치지 않고도 어느 정도 환자의 진단을 가능하게 되므로 실제 임상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일선 의료인들에게는 지역마다 일정한 기간 이상 조사한 역학자료들이 유용하게 사용되리라 생각한다.

 

<출처 : Dia Treat VOL.6, NO.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