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임상최신지견

[소아과] 소아 복통의 감별진단

               

 

양혜란

서울의대 분당서울대병원 소아과

Hye-Ran Yang, M.D. & Ph.D.

Dept.of Pediatrics,

Seoul National University

Bundang Hospital,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E-mail:hryang@snubh.org

 

서 론

 

복통은 소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화기 증상으로서, 시간 경과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복통은 최근에 발생하여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를 필요로 하는 복통으로 정의되는데, 소아과 외래를 방문하는 환자들의 약 5%에서 호소하는 비교적 흔한 증상이다. 급성 복통의 원인은 연령에 따라 다양하며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제대로 증상을 표현하지 못하므로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급성 복통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호전되거나 대증요법 정도로 충분한 질환과 빠른 시간 내에 진단과 치료를 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는 질환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급성 복통의 상당수는 비특이적 복통으로서 원인으로 규명할 수는 없으나 자연 경과에 따라 저절로 호전되는 경과를 보이므로 별다른 검사나 치료를 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아 연령에서 발현하는 급성 복통의 원인에는 여러 질환들, 예를 들어 경미한 상기도 감염, 중이염, 인후염, 폐렴 등의 감염성 호흡기 질환에서부터 Henoch-Shonlein 자반증, 췌장염과 같이 입원 치료를 요하는 질환들과 급성 충수염, 장 회전이상 등의 수술을 필요로 하는 응급 상황까지 다양한 질환들이 포함되는데, 치료 여부에 따라 예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질환들이 있으므로 시기적절한 감별을 요한다.

 

급성 복통을 호소하는 소아 환자들 중에서 alarm sign (또는 red flag sign)을 보이는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내과적으로 입원을 요하거나 또는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하므로 진료실 수준에서 응급실이나 입원이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을 고려하여야 하므로 소아 급성 복통 환자의 임상적 접근은 급성 충수염, 장중첩증, 장 회전이상 등의 고위험군 질환들을, 진료실 수준에서 경과 관찰로 호전을 보일 수 있는 질환들로부터 얼마나 잘 감별해 내느냐가 중요하다.

 

만성 반복성 복통은 특히 4세에서 16세 사이 소아에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한 복통이 3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3회 이상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복통이다. 만성 복통은 기능성 질환인 만성 반복성 복통 증후군과 기질적 질환에 의한 복통으로 나눌 수 있다. 기능성 복통도 일상생활에 불편이나 지장이 초래될 수 있을 정도로 통증이 심할 수 있으나 성장과 발육 및 영양 상태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에 비해 기질적인 원인이 내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아이의 예후와 성장, 영양 상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만성 복통에서 기질적인 원인은 5~15% 정도로 추정되며 그 원인 질환도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고에서는 소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복통에의 임상적 접근 방법을 급성 복통과 만성 복통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소아에서 급성 및 만성 복통 원인의 감별진단을 살펴봄으로써 복통을 호소하는 소아 환아에서 적절한 진단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여 이해를 돕고자 한다.     

 

 

급성 복통을 호소하는 소아에 대한 임상적 접근

 

복통이 짧은 시간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우나, 아이가 복통과 함께 구토나 발열을 동반하는 경우, 복통으로 야간에 잠을 깨는 경우, 식욕부진이나 체중 감소가 동반되는 경우, 설사나 혈변 또는 황달이 동반되는 경우, 배꼽 주위 떨어진 부위에서 복통을 느끼는 경우, 만 4세 이하에서 복통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집에서 경과를 지켜보는 것보다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의 진찰을 받아 적극적으로 원인 질환을 찾아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어린이에게서 복통이 2시간 이상 지속되면 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하고, 6시간 이상 지속되면 병원에서의 주의 깊은 경과관찰과 적극적인 진단적 검사가 필요하며, 24시간 지속되는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수술적인 원인 감별이 필요하다.

 

복통을 호소하는 소아 환자가 내원하였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먼저 병력 청취를 상세하게 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도록 하고 아이에게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 후 이학적 검진을 철저하게 실시하는 것이다. 즉, 급성 복통에 접근함에 있어 병력청취시 복통의 위치, 복통의 강도와 특성, 복통의 시작 양상과 경과, 복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복통과 동반된 증상과 징후를 자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며, 신체 검진 시에는 전신 상태를 먼저 파악하고 나서 복부 검진을 시진, 청진, 촉진의 순서로 진행해 나아가며 이상 소견을 명확히 판별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 때 의사는 철저한 병력청취와 진찰소견에 근거하여 환자 개개인에 따라 필요한 검사들, 예를 들어 혈액검사, 소변검사, 대변검사, 복부 단순 x-ray 촬영, 복부 초음파검사, 상부위장관내시경검사 등을 적용하여 시행하도록 한다.     

 

 

만성 복통을 보이는 소아에 대한 임상적 접근

 

만성 반복성 복통을 호소하는 학동기, 청소년기 소아의 대부분은 기능성 복통에 해당되며, 기질적인 원인에 의한 만성 복통은 전체의 10~15% 정도만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능성 복통은 복통을 설명할 수 있는 감염, 비감염성 염증, 해부학적 또는 구조적 이상, 혹은 생화학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하며, 꾀병이나 정신병과는 다르므로 엄연히 구분 지어져야 한다.

 

병력과 이학적 소견에서 나타나는 복통의 임상 양상에 따라 만성 반복성 복통을 호소하는 각 개인마다 가능성 있는 진단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때 복통을 일으키는 모든 가능성 있는 기질적 질환들 - 감염, 염증, 구조적 이상, 생화학적 이상 등 - 을 감별해내려는 시도보다는, 병력과 이학적 소견에서 나타나는 위험신호 (alarm sign, red flag sign)에 근거하여 진단적 접근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 임상에서 기능성 복통의 진단은 기질적 질환의 배제 후에 내리는 진단이어서는 안 되며, 수많은 혈액검사와 방사선 검사 또는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도 기능성 복통에 대해 일차적으로 진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반복적으로 복통을 호소하는 소아에서는 상세한 병력청취와 진찰 소견을 바탕으로 한 만성 반복성 복통에의 진단적 접근이 언제나 기본이 된다.

 

 병력 상에서 확인해야 할 위험신호에는 체중 감소, 성장 지연, 의미 있는 구토나 설사, 토혈, 혈변 등의 위장관 출혈, 발열, 관절염, 피부 발진, 정신과 질환의 증상, 염증성 장질환, 궤양의 가족력이 포함된다. 그리고 환아의 나이가 5세 미만인 경우와 배꼽에서 멀리 떨어진 부위의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 등이나 어깨로 방사되는 통증, 복통으로 인해 아이가 새벽에 잠에서 깨는 경우도 기질적 복통을 시사하는 위험신호로 간주된다. 또한 기능성 복통이라는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학적 진단 소견이 정상이어야 하며 복부 압통을 제외하고는 기질적 질환을 의심할 만한 위험신호가 전혀 없어야 한다. 이학적 소견 상에서 확인해야 할 위험신호에는 신체 계측상 체중 감소 소견, 우상복부 또는 우하복부에 국한된 압통, 간비대, 비장비대, 복부 종괴, 늑척추각 압통, 항문주위 열상, 궤양, 치루, 직장 검사상 출혈 소견 등이 해당된다.

 

만성 반복성 복통을 호소하는 모든 환자에서 기본적으로 시행하도록 권장하는 검사항목에는 혈액검사로서 CBC(complete blood cell count with differential), ESR(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H. pylori IgG 항체, 간기능 검사와 췌장효소인 amylase, lipase의 측정 및 소변검사, 소변배양검사, 대변 잠혈반응 및 기생충검사가 포함되지만, 병력과 이학적 소견, 기본 검사를 통해 기능성 복통이 의심되고 기질적 원인의 복통일 가능성이 낮은 경우라면 대개 추가적인 정밀검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기본검사상 혈색소(hemoglobin)의 저하, ESR 상승, 대변의 잠혈반응 양성이나 대변 내 기생충 등은 기질적인 질환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만일 위험신호가 있는 만성 복통 환아라면, 복통의 임상양상에 따라 접근방향을 정하여 방사선 검사, 기능검사, 내시경 검사 등의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소아에서 급성 복통의 감별진단

 

소아에서 급성 복통을 호소할 때 감별진단으로 고려해야 하는 질환들에는 급성 충수염, 장간막 임파절염, 장중첩증, 장회전 이상, 장염, 변비, 폴립, 회충 감염증, 췌장염, 난소낭종, 난소염전, 생리통, 요로감염 등 다양한 질환이 포함된다. 환자의 연령에 따라 가능성 있는 질환들은 다음의 <Table 1>과 같다.

 

앞서 언급한 급성 복통의 원인질환들에는 내과적으로 급히 치료해야 하는 질환들이 있는가 하면 수술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환들도 포함되어 있다. 내과적 혹인 외과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질환에 대한 감별은 <Table 2>에서 언급한 바와 같다.  

 

 

 

소아에서 만성 복통의 감별진단

 

Red flag sign은 복통의 감별에 있어 중요한 단서가 된다. red flag sign이 동반된 만성 복통이라면 반드시 원인질환을 찾기 위한 검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여 진단과 치료를 결정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만성 복통을 호소하는 소아 환자에서 감별진단으로서 고려해 주어야 하는 기질적 질환들은  <Table 3>과 같다. 

 

 

 

결 론

 

 복통은 소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임상양상으로서 소화기 분야를 전공하는 의사가 아니더라도 의사라면 임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제이다. 임상에서 의사가 소아의 복통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갖게 되면, 병력청취와 환자에 대한 이학적 진찰을 통해 질환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위험신호를 찾아냄으로써 별다른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도 일차 진료에서도 쉽게 기능성 복통을 기질적 복통으로부터 구별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이러한 임상적 접근은 환자에게 오직 감별진단만을 목적으로 하는 불필요한 검사들의 남용을 피하도록 해주며, 환자의 임상양상에 따라 치료적인 접근을 하는 데 있어서도 유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출처 : Dia Treat VOL.6, N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