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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순환기내과] 좌심실 비대에 대한 임상적 고찰

  

        

 

 

정해억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심장내과

Hae -Ok Jung, M.D. & Ph.D.

Faculty of Cardiology,

Kangnam St. Mary's Hospital,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College of Medicine.

E-mail: hojheart@catholic.ac.kr

 

 

좌심실 비대(증)는 고혈압성 심질환(hyper-tensive heart disease)중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질환이며 고혈압 환자에서 표적장기손상을 여부를 볼 때 제일 먼저 따져봐야 하는 중요한 질환이기도 하다. 이런 좌심실 비대는 고혈압뿐 아니라 여러 가지 판막질환과 빈혈, 만성 신부전, 당뇨병 등 전신질환에 의해서도 야기될 수 있다. 임상에서 간혹 혼동키 쉬운 비후성 심근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혹은 유전적 소인을 지닌 원발성 즉 심근자체의 질환으로, 원인을 알 수 있는 좌심실 비대와는 반드시 구분되어야 한다.

본고에서는 좌심실 비대의 발생기전, 진단, 예후, 치료 등에 대해서 고찰코자 하며 비후성 심근증에 대해서 향후 따로 고찰코자 한다.   

 정 의

 

좌심실 비대(left ventricular hypertrophy)는 고혈압, 대동맥판 협착증, 승모판 폐쇄부전 등 여러 원인 질환에 의해 심근에 가해지는 혈류역동학적 과부하(hemodynamic overload)에 대해 최종 분화된 심근세포의 크기가 증가되고 그 결과 좌심실의 벽 두께(wall thickness)와 무게(weight)가 증가되는 일종의 보상 작용(현상)이다.    

 

 양 상

 

1. 압력 과부하

 

고혈압이나 대동맥판 협착과 같은 압력 과부하 상태에서는 LaPlace의 법칙 즉 벽 긴장 (wall tension) = (압력 x 직경) / (2 x 벽두께) 에 따라 좌심실 내강 내 증가된 압력 즉 후부하를 상쇄하기 위해 벽 두께가 증가하게 된다. 그 결과 동심성 비대(concentric hypertrophy)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2. 용적 과부하

승모판막 폐쇄부전, 대동맥판 폐쇄부전, 만성빈혈과 같은 용적 과부하상태에서는 근육원섬유 마디(sarcomere)의 길이방향으로의 증식에 의해 심근세포의 길이를 늘어나 심실의 용적이 증가하게 된다. 그 결과 편심성 비대(eccentric hypertrophy)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Fig. 1).  

 

 

병 인

 

아직 좌심실 비대의 정확한 병인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기전은 심근에 대한 기계적(mechanical) 신호(부하)가 생물학적(biological)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그 결과 조화로운 심근의 성장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용적 과부하와 압력 과부하의 신호는 서로 다르므로 그 결과로 나타나는 성장의 양상과 기전은 상당히 다르다. 그 예로 실험적 상황에서 압력 과부하가 심장에 부과된 지 수시간 내에 myosin heavy chain의 합성이 약 35% 증가하며 이런 증가는 주로 유전자의 번역 (translation) 효율이 증가함에 의해 야기된다. 그에 반해 승모판 폐쇄부전과 같은 용적 과부하에서의 좌심실 질량의 과도한 증가는 myosin heavy chain의 분해속도가 감소함으로써 야기된다.   

 

 

1. 유전자의 re-programming

 

용적 혹은 압력 과부하 상태에서는 심근세포 유전자의 재 프로그래밍이 일어난다. 주로 미성숙한 태아적 심근 유전자들 예를 들어 심근조직의 motor unit을 조절하는 유전자,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 그리고 ANP 혹은 ACE와 같은 호르몬 유전자 등이 재 출현(re-expression) 된다. 그 외 세포 내 이온의 항상성에 관여하는 sarcoplasmic reticulum ATPase(SERCA-2)의 감소, Na/Ca exchanger의 증가와 자율신경계 수용체들의 변화 즉 β1-adrenergic 수용체와 M2 muscarinic 수용체의 감소, 안지오텐신 II의 AT2 / AT1 수용체 간 비율의 증가 등이 발생한다.   

 

2. 어떻게 기계적 정보가 심근의 성장으로 변환되는가?

 

심근 비대의 기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심근세포 내 힘 발생의 기본 단위인 근육원섬유마디(sarcomere)의 수적 증가이다. 심근세포에 가해진 기계적 신호가 세포핵내의 유전자 전사의 증가를 통해 생화학적 신호로 전환되는 기전은 아직은 잘 모르지만 심근세포 내 세포 내 골격(cytoskeleton)과 세포 외 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연결하는 integrin이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세포와 세포 사이 혹은 세포와 세포 외 기질간의 접촉이 붕괴됨은 세포의 성장 및 자가괴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세포 외 기질에 존재하는 tyrosine phosphorylated kinase와 serine threonine kinase와 같은 성장 신호를 지닌 효소가 integrin을 통해 세포 내로 전달된다.

 

만성적인 좌심실 비대에서는 세포 내 integrin 표출의 변화, integrin의 ECM으로의 탈락이 관찰되는데 이는 심근성장을 위한 신호 전달의 이상을 야기하고 심근세포와 세포 외 기질간의 연결의 장애가 생겨 힘의 발생이 감소한다.  

 

3. Neurohormonal signaling

 

여러 실험적 모델을 통해 G 단백질 신경호르몬들(G-protein coupled neurohormone)이 기계적 자극에 의해 촉발된 성장신호를 증폭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안지오텐신 II 로써 AT1 수용체를 통해 심근의 성장에 관여하는 분자생물학적 반응을 유도, 증폭한다. Calmodulin 의존성 phosphatase의 일종인 칼시뉴린(calcineurin) 또한 심실 비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진 단

 

병적인 좌심실비대도 심부전증이나 급사 등이 나타나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 있다. 그러므로 근래 임상 현장이나 임상 연구에서 좌심실 비대의 진단은 주로 심장초음파 검사를 이용한다. 즉 심장초음파를 이용하여 좌심실의 질량(LV mass)을 측정하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인 진단방법이다.

 

반면 심전도를 이용한 좌심실 비대의 진단은 간단하기는 하지만 그 만큼 위 양성 및 위 음성이 많은 정확성이 떨어지는 검사방법이다. 한 연구에서는 심장초음파와 심전도로 진단한 좌심실 비대의 비율이 17.4%와 2.4%로 심장초음파를 이용할 때 좌심실비대의 빈도가 많았다.   

 

1. 심장 초음파 측정 방법

 

환자를 좌측 앙와위로 눕힌 후 2차원 심장초음파상 흉골연 장축도 혹은 단축도 (parasternal long axis view or short axis view) 상에서 좌심실의 기저부 1/3 지점 혹은 심실유두근과 승모판 첨의 중간부에서 M형 심초음파를 실시하여 이완기말 심실격막, 좌심실 내강, 그리고 심실후벽의 두께를 측정한다. 미국 심초음파학회가 권장하는 좌심실 질량의 측정공식은 와 같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심장초음파기계는 상기한 공식이 내장되어 있어 따로 계산할 필요 없이 자동적으로 계산되어 나온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한 좌심실 질량의 계산을 위해서는 2차원 흉골연 단축도상에서 이완기말 좌심실의 심외막 면적에서 심내막 면적(내강 면적)을 뺀 순수 심근 면적에다가 좌심실 내강의 장축의 길이를 곱한 면적단축방법(area-length method)이 권장된다(Fig. 3).

심장초음파로 측정한 좌심실 질량(LV mass) 값은 환자의 성별, 체중, 키, 체표면적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좌심실 질량을 체표면적(body surface area, BSA)이나 키로 보정한 좌심실 질량지수(LV mass index)가 좀 더 정확하게 환자의 상태를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는 정상 서구인에서 체표면적으로 보정한 좌심실 질량지수의 정상 상한 값이 남자 113g/, 여자 95 g/라고 보고한 바 있다.

 

2. 진단기준

 

좌심실 비대를 진단하는 좌심실 질량지수 값은 얼마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아직 통일된 기준이 없다.

는 여러 연구에서 사용한 좌심실 비대의 진단에 쓰인 좌심실 질량지수의 방법과 기준을 모은 것이다.   

 

 

Watchtell 등은 상기한 여러 방법간에 환자의 체형 차 외에 임상적 진단 및 예후에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보고를 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임상에서는 LV mass /BSA를 기준으로 남자 130, 여자 100 gram/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것과 LV mass/height를 사용하여 남자 143, 여자 102 gram/m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De Simone 등의 연구에서는 LV mass/height 방법에 의한 좌심실비대의 진단이 BSA를 이용한 진단보다 더 심혈관 질환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는 보고를 한 바 있다. 

 

예후 및 임상적 의미

 

Framingham 연구를 통해 심장초음파로 진단된 고혈압에 의한 좌심실 비대환자의 예후적 가치를 알 수 있다.

 

첫째, 심장초음파를 통해 좌심실비대로 진단된 환자들은 심혈관 질환의 높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좌심실비대를 가진 환자군은 좀 더 고령에, 더 뚱뚱하고, 높은 혈압을 가지며, 관상동맥질환이 더 많고 좌심실 수축기능이 감소되어 있었다.

 

둘째, 심장초음파로 진단된 좌심실비대는 다른 주요한 심혈관 예후인자들(연령, 혈압, 흡연, 당뇨, 콜레스테롤 등)을 보정하더라도 미래 심혈관 질환의 유병과 사망위험의 증가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좌심실 질량이 50 gram/m 증가함에 따라 심혈관 질환 발생의 상대적 위험도(relative risk)는 남자가 1.49, 여자가 1.57이었다.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상대적 위험도는 남자가 1.73, 여자가 2.12였다. 좌심실 질량의 증가는 또한 특히 남자에서 급사의 위험성을 높인다.  

 

임상 양상 및 치료

 

압력 과부하나 용적 과부하에 대한 보상 작용으로 형성된 좌심실비대를 가진 환자들 대다수는 증상이 없고 거의 정상적인 운동능력을 보인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이완기장애나 수축기장애로 인해 호흡곤란, 운동능력 저하 및 피로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심부전으로 진행한다.  

 

1. 좌심실 비대와 이완기능 장애

 

1) 기전

 

좌심실 비대를 가진 환자들은 심근 이완(myocardial relaxation) 장애와 수동 충만(passive filling)의 장애를 모두 가지고 있다. 심근의 이완이 발생하는 초기에 심근세포 내 칼슘 농도의 급격한 감소가 중요한데 이에 관여하는 것이 ATP-dependent sarcoplasmic reticulum pumps(SERCA -2)이다. SERCA-2는 수축작용을 위해 세포 내로 들어왔던 칼슘이온을 sarcoplasmic reticulum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며 이 역할은 ATP가 관여된 에너지 충전상태와 펌프에 억제작용을 하는 단백질인 phospholamban의 인산화(phosphorylation) 상태에 의해 조절된다. 압력 과부하에 의한 좌심실 비대의 동물실험에서 SERCA-2의 감소는 거의 모든 실험에서 동일하게 발견되었으며 이는 곧 SERCA-2 농도의 변화가 심근이완에 중요한 역할을 함의 증거라고 하겠다. 그러나 압력 과부하에 의한 좌심실 비대뿐 아니라 이완성 심근증(dilated cardiomyopathy)에서도 SERCA-2의 농도가 감소되어 있어 SERCA-2의 농도 감소가 다양한 정도의 심근 이완 장애에 관련되어 있지만 이완기 장애의 유일한 기전이 아님을 나타낸다.

 

그 외 다른 분자생물학적 기전으로는 심근세포막의 Na/Ca exchanger의 기능이상, β-myosin ATPase 기능의 증가, troponin subunit의 형태변화와 인산화, phospholamban의 인산화 감소 등이다. 능동적인 심근 이완에 대해 수동적인 심실충만의 과정은 심근의 수동적 변형 성질(passive deformation property) 즉 심근 벽의 두께와 심근 내 콜라겐 침착의 정도와 구조에 달려있다. 반대로 비후된 심근세포만으로는 심실의 딱딱함(stiffness)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심근 이완의 장애 즉 심근 이완속도의 감소 및 시간의 증가는 심근비대의 정도와 비례하며 수동적 충만 정도 즉 심근의 딱딱함은 참착된 콜라겐 섬유의 양과 구조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

 

2) 심장초음파검사

 

심실의 이완기능이 다양한 심질환에서 증상의 발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점차 많이 인지되고 있다. 전형적인 예로 심부전을 가진 환자 중 상당수는 정상 수축기능에 이완기능의 장애만을 가지고 있다. 고혈압의 경우처럼 이완기 장애는 임상적인 혹은 심초음파로 발견되는 현저한 수축기 장애에 앞서는 심 질환의 조기 징후일 수도 있다. 또한 이완기 장애의 정도는 비슷한 정도의 수축기 장애를 가진 환자에서 임상증상이 서로 다른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완기능을 평가하는 gold standard는 심도자술로 알려져 있으나 침습적이라 임상적 사용에는 제한이 있다. 1982년 Kitabatake등이 도플러 심초음파로 측정한 승모판 유입혈류속도가 좌심실의 이완기능의 평가에 활용될 수 있음을 보고한 이후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심초음파적인 기술과 경험들은 심도자술을 없이도 우심실과 좌심실, 우심방과 좌심방의 이완기 충만의 유형, 충만압, 그리고 이완기 장애의 정도 등을 비침습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는 2차원 심장초음파를 이용하여 승모판 혈류 도플러 곡선, 승모판륜 조직 도플러 곡선, 폐정맥 혈류 도플러 곡선을 이용한 이완기능 장애의 단계별 분류와 이에 따른 이완기말 충만압의 관계를 표현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이완기능 장애는 장애의 심각성이 가장 덜 한 abnormal relaxation 부터 pseudonormalization, 그리고 restrictive pattern의 3단계로 크게 나눌 수 있으며 특히 pseudonormalization과 restrictive pattern의 경우 심근의 딱딱함이 심해져 심실의 순응도가 감소되어 있으며 좌심실 충만압이 증가되어 있다.

 

3) 좌심실비대와 이완기 심부전

 

오래되고 심한 좌심실비대 환자로써 이완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으나 심실 구혈율이 정상인 경우에도 심한 심부전 증세를 경험하고 입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환자를 이완기 심부전이라고 진단하는데, Framingham 연구에 의하면 약 51%의 심부전 환자가 정상적인 심실 구혈율을 가지고 있었으며 나이 많은 여자 좌심실 비대 환자에서 많았음을 보고한 바 있다. 이완기 심부전 환자는 수축기능이 감소된 수축기 심부전에 비해 사망률이 낮았으나, 정상인과 6년을 비교한 결과는 1년 사망률이 18.9% 대 4.1%로 약 4배가 높았다. 좌심실 비대와 이완기 장애가 있는 환자는 딱딱한 심근에다가 심방의 수축에 의존한 충만을 하던 차에 심방 세동(atrial fibrillation)이 발생할 경우 환자의 증상(심부전)은 상당히 심각해진다. 특히 고혈압은 심방 세동의 주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4) 치료

 

아직까지 이완기 장애로 인해 생긴 심부전과 좌심실비대의 치료에 대해 무작위 임상연구를 통한 확실한 증거나 치료법은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실험적 연구와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치료를 행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첫째 동율동을 유지하고 빈맥의 발생을 억제할 것,

 

둘째 전부하나 일회박출량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좌심방압 혹은 좌심실이완기말압의 증가를 억제할 것,

 

셋째 관상동맥 질환에 의한 심근허혈을 방지하거나 치료할 것 등이다. 이런 치료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베타차단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저 용량의 이뇨제, 장시간 형 칼슘 길항제와 질산염제제의 적절한 병합요법이 필요하다.

 

비록 verapamil 이나 diltiazem과 같은 nonhydropyridine계열 칼슘 길항제는 빈맥을 억제하고 혈관의 이완을 통해 충만압을 낮추는 효과는 있으나 세포 내 칼슘의 이동을 억제하여 얻어지는 이득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디곡신은 심방세동이 동반되어 있을 경우 심실의 박동수를 느리게 조절해주는 효과 외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 임상연구에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 치료는 억제된 심근이완을 향상시킨다는 보고가 있으며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는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다.

 

결론적으로 이완기장애를 가진 고혈압 성 심장질환 치료의 핵심은 심근에 가해지는 부하를 계속적으로, 그리고 완전히 감소시켜 심근질량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데 있다.   

 

2. 좌심실 비대와 수축기능 장애

 

1) 기전

 

좌심실 비대에서 심근의 수축력 장애(contractile dysfunction)가 발생, 진전되는 단계에 관여하는 세포 생물학적 변화는 대단히 복잡하며 아직 확실히 모르고 있다. 하지만 만성적인 압력 과부하나 용적 과부하 때 관상동맥 혈류 예비력(coronary flow reserve)의 감소로 의해 심내막하 심근에 발생하는 허혈(subendocardial ischemia)이 운동 능력의 감소와 심근의 섬유화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벽 긴장도를 정상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정상적인 좌심실 비대와 후부하의 증가는 심근 자체의 수축력(contractility)과는 독립적으로 수축기 박출기능(ejection function)을 감소시킨다. 이러한 개념하에 임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심실 구혈율(ejection fraction)과 같은 박출 지표만으로는 혈류역동학적 부하가 걸려있는 좌심실 비대 환자에서 증상의 원인이 과도한 후부하 때문인지 아니면 심근의 수축기능 장애 때문인지를 구분하기 어렵다. 임상에서 이러한 구분은 2차원 혹은 3차원 심장초음파를 이용하여 심실 벽의 긴장(wall stress)을 함께 고려한 심실 중벽 기능(midwall function, midwall fractional shortening)을 면밀히 분석하면 심근자체의 수축기능의 감소여부를 알 수 있다. 와 공식은 중벽의 위치와 중벽 기능을 평가하는 공식이다.

 

심근세포 자체의 수축력 감소에 대한 세포 생물학적인 기전들로는 칼슘 항상성의 장애, β-myosin heavy chain과 같은 세포 내 운동단위의 상대적 증가, 세포 내 미세관(microtubule)의 밀도증가, 자가괴사 (apoptosis)의 증가 등이 있다. 

 

2)좌심실 비대와 수축기 장애로 인한 심부전의 치료

 

여러 임상연구들을 통해 얻어진 증거들을 통해 이런 환자들에게는 ACE 억제제, β 차단제, 이뇨제가 이득이 될 수 있으며 디곡신은 증상의 개선에 효과가 있으며 알닥톤은 진행된 심부전에서 고려될 수 있다.   

 

좌심실 비대의 회복 (정상화)

 

여러 임상연구들을 종합해볼 때 좌심실 비대의 억제 및 회복(정상화)은 심부전 증세가 없다 하더라도 가장 이상적인 치료목표이다. 좌심실 비대를 가진 고혈압 환자에서 사용된 항 고혈압제에 따른 좌심실 비대의 회복 효과를 약제간에 비교한 meta-analysis에서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14%)가 가장 좌심실 질량을 많이 줄였으며 ACE 억제제(11%)와 칼슘 길항제(11%), 이뇨제(8%) 그리고 베타차단제 (6%)의 순이었다.    

 

결 론

 

좌심실 비대에 대한 여러 연구들을 통해 좌심실 질량이 증가하면 이에 비례하여 심혈관 질환으로 의한 사망 등 임상적 사건의 빈도가 증가함이 밝혀져 있다. 또한 당뇨, 고혈압, 흡연, 고 콜레스테롤 혈증 등과 함께 심혈관 질환의 유병과 사망을 결정하는 주요한 위험인자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좌심실 비대는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고 간단한 심전도는 진단적 정확도가 떨어져 심장초음파 검사를 받기 전까지 진단이 쉽지 않다. 좌심실 비대의 기전은 모두 다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일차적으로 심실에 가해지는 혈류역동학적인 부하와 이에 대한 심근세포에서의 복잡한 생물학적 신호에 의해 심근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즉 biomechanical signal response로 알려져 있다. 좌심실 비대가 진단되면 반드시 고혈압, 대동맥판 협착 등 비대의 원인을 찾아 그 원인을 확실히 교정해 주어야 하며 그럴 경우 비대의 회복을 관찰할 수 있으며 이완기능, 수축기능 그리고 임상적 예후도 점진적으로 향상된다.

 

<출저 : Dia Treat VOL.6, N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