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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혈액종양내과] 간암의 분자생물학적 기전

박준오

성균관의대 내과학교실 임상전임강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서 론

 

간암의 발암과정(carcinogenesis)은 다른 악성종양의 발암과정과 동일하게 다양한 유전자의 변이가 축적되어 일어나는 다단계의 복잡한 과정이다. 간암의 중요한 발암인자로는 만성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다양한 원인에 의한 간경변증, aflatoxin B1의 지속적인 노출, 원발성혈색소증(primary hemochromatosis) 등이 있으며, 간암의 발암과정에는 발암인자에 따라 각 단계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원인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만성적인 간 손상(염증, 세포사멸, 간경변 및 재생 결절), DNA 손상에 의한 유전자 변이의 축적 및 이형성(dysplasia)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되며, 궁극적으로 간암이 발생하게 된다(Fig. 1).

 

일반적으로 간암 환자의 약 60~80%는 이미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게 되며,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간암 발생의 위험도는 매년 1~5%씩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간경변증에서 관찰되는 재생 결절에는 이미 다양한 유전적 변이를 포함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 간암의 전암병소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 간경변증 및 간암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인 B 형 간염 바이러스(HBV)의 감염이 간암을 유발하는 과정에는 HBV large enveloprotein과 HBV-X protein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 기전으로는

1) 바이러스의 유전자 삽입 및 증식에 의한 호스트 유전자의 변이,

2) 만성 간염 혹은 간경변증 등 반복적인 염증에 의한 유전자 돌연변이 빈도 증가,

3) HBV-X에 의한 세포주기 조절 유전자(p53 및 p21/Waf1)의 기능소실 등이 알려져 있으며, transgenic mice 등 동물 모델들을 이용한 연구에서 이러한 기전들이 밝혀졌다(Fig. 2).

 

C 형 간염 바이러스(HCV) 역시 간암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HBV와는 달리 HCV는 RNA 바이러스로 호스트 유전자에 바이러스 유전자가 삽입되지 않는다. 다만, HCV를 구성하는 단백질 중 HCV core 및 NS4B 단백질이 NFκB와 AP-1 등 세포의 성장과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전사인자들을 활성화하여 궁극적으로 간암의 발생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분자 생물학적 기법의 발달로 간암의 발암과정에 관여하는 수많은 유전자들이 밝혀지게 되었으며(Table 1), cDNA microarray 기법의 도입으로 간암 뿐 아니라 대부분 종양의 발암과정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러나, 간암의 발암과정에 특이적으로 발견되는 유전적 혹은 epigenetic 변이는 아직 확실하게 알려진 바 없다. 본 글에서는 간암의 발암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에 대하여 알아 보고자 한다.

 

 

Cell cycle regulation

 

간암의 발암과정에는 암억제유전자의 비활성화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암억제유전자는 대부분 세포주기에 관여한다. 특히 간암의 발암기전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유전자들은 Rb, INK4a-ARF(p14-p16) 및 cyclins 등이며, 이들은 세포주기의 G1-S 전환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다. 평상시 pRb는 전사인자인 E2F와 복합체를 형성하게되고, 비활성화된 상태로 존재하나, CDKs에 의하여 pRb가 인산화되면 E2F가 복합체에서 분리되어 활성화된 상태로 DNA 합성을 촉진하게 되며,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게 된다. 따라서, 돌연변이 등 유전자의 변이 혹은 인산화 과정의 이상으로 Rb 유전자의 기능이 소실되면 G1-S기에서 세포성장을 조절할 수 없게 된다.

 

종양억제유전자인 ARF는 p53의 negative regulator인 Mdm2의 작용에 반하여 p53에 의한 전사작용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며, 세포의 G1 arrest 및 세포사멸을 증가시킨다. 비록 DNA 손상에 의한 신호에 직접적으로 ARF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ARF의 기능이 소실될 경우 DNA 손상을 신호로 자극되는 p53의 각종 전사기능이 제한을 받게 된다. 최근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간암의 발암과정에서 p16-cyclin D-CDK4-Rb 및 ARF-Mdm2-p53 pathway의 유전적 변이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Rb 유전자는 간암의 발암과정에서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유전자로 간암 환자의 약 15%에서 돌연변이가 관찰된다. 뿐만 아니라, Rb 유전자가 존재하는 13q 염색체의 LOH는 더 빈번하게 관찰되는데, 약 25~48%의 간암 환자에서 관찰된다. 간암 환자의 10~13%에서 cyclins의 과발현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중에서 cyclin D1은 세포주기의 G1-S 진행에 관여하는 중요한 유전자로 간암의 발암과정 및 간암의 악성도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간암환자의 약 60%에서 9p 염색체의 LOH 혹은 promotor methylation에 의해 p16이 비활성화되며, p14의 변이는 약 15%에서 관찰된다. 이러한 결과들로 볼 때 간암환자의 약 86%에서 INK4a-ARF/p53 pathway의 이상이 발견되어 간암 환자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유전적 변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p53

 

p53 유전자 변이는 발암과정에서 가장 빈번하게 관여하는 암억제유전자로 17p 염색체에 위치하고 있으며, Mdm2, E1B에 의해서 p53의 전사작용이 억제된다. p53의 돌연변이는 약 20 ~ 70%의 간암환자에서 발견되는데, 지역적 분포의 차이를 보인다. p53의 돌연변이가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아프리카 지역의 간암 환자에서는 대부분의 돌연변이가 codon 249에서 특이적으로 발견되는데, 이러한 p53의 돌연변이는 aflatoxin B1의 지속적인 노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만성 B형 간염바이러스의 감염이 간암의 중요한 원인인 동아시아 및 유럽 등의 지역에서는 p53 돌연변이의 빈도가 매우 낮게 보고되고 있는데,  이러한 결과로 미루어 볼 때 만성 B형 간염바이러스의 감염과 p53의 특이 돌연변이와는 상관성이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서 간암이 발생하는 기전에서 HBV-X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HBV-X 단백질은 p53과 결합하여 p53의 기능을 억제하고,  NFκB와 AP-1 등의 전사인자, c-myc과 c-jun 등의 암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킴으로 간암의 발암과정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Wnt pathway: APC, β-catenin, axin1 and E-cadherin (Fig. 3)

 

Wnt pathway는 세포의 성장, 기관 형성 및 세포-세포 상호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APC, GSK3, CBP, graucho, axin conductin 및 TCF 등의 유전자에 의하여 조절되며, c-myc과 cyclin D1이 중요한 전사목표유전자 이다.

 

 Wnt pathway가 활성화되면 β-catenin의 분해가 억제되고, 핵내에 축적되는 β-catenin의 농도가 증가하게 된다. 핵내에서 β-catenin은 TCF와 복합체를 이루게 되어 전사인사로 작용하게 되는데, c-myc과 cyclin D1의 발현을 촉진하여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게 된다. 반면에, Wnt pathway의 비활성시 β-catenin의 분해가 촉진되며, 핵내에 축적되는 β-catenin의 농도가 감소하게 되어 세포의 성장이 억제된다.

 

Wnt pathway의 활성화는 APC, β-catenin, axin 등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서 유발된다. APC 유전자는 5q21 염색체에 위치하며, 대장암 및 다양한 종양의 발암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억제유전자로 잘 알려져 있으나, 간암에서는 APC의 돌연변이가 매우 드물다. 반면에, 간암의 발암과정에는 β-catenin 혹은 axin의 돌연변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β-catenin의 돌연변이는 간암환자의 약 19~26%에서 관찰되며, 대부분은 missense mutation이며, exon 3의 결손에 기인한다. 또한, axin은 β-catenin의 중요한 조절자로 간암 환자의 약 10%에서 돌연변이가 관찰되며, 암억제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E-cadherin은 주로 LOH 혹은 methylation에 의해 기능이 소실되는데, 약 30%의 간암에서 관찰되며, 돌연변이는 드물다.

 

 

Alternation of the TGF-β/IGF-axis

 

TGF-β는 간세포의 성장억제와 세포사멸에 관여하는 유전자이며, TGF-βRI 및 TGF-βRII에 의해서 신호가 전달되며, 여기에 다양한 Smad가 관여한다. 간암 환자의 약 10%에서 Smad2와 Smad4의 돌연변이가 관찰된다. 또한, M6P/ IGFR2은 TGF-β의 강력한 활성물질로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간암환자에서 변이가 관찰된다.

 

 

Loss of heterozygosity and Microsatellite instability

 

간암의 발암과정에 관여하는 대부분의 유전자는 암억제유전자로 loss of heterozygosity(LOH)가 유전자 변이의 중요한 한 원인이다. Comparative genomic hybridization(CGH)를 이용한 genome-wide allelotyping 연구에서 1p, 4q, 6p, 8p, 13q, 16q 및 17p 등에서 LOH가 지속적으로 관찰되며(Table 2), p53, Rb, p16, IGF2R 등 유전자의 기능소실과 관련이 있다. 또한, 50~80%의 이형성결절(dysplastic nodule)에서도 LOH가 관찰된다. 그러나, 간암에서는 DNA mismatch repair 유전자의 결함과 동반된 microsatellite instability와의 연관성에 대하여는 아직 보고가 없는 실정 이다.

 

결 론

 

간암의 발암과정은 다양한 유전자 변이의 축적에 의해 발생하는 다단계의 복잡한 과정이며, 특히 종양억제유전자의 돌연변이 및 LOH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cDNA microarray 기법을 이용하여 간암의 발암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원인에 따라 (HBV vs. HCV) 혹은 간경변 유무에 따라서 동시에 검색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져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러한 분자생물학적 기법의 발달은 간암의 발암과정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향후 새로운 진단방법 및 치료방법의 개발하는데 기초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출처 :  CDMC Vol.2 No.4]]